UPDATED. 2024-03-29 17:59 (금)
유상철 근황, 뭉쳐야찬다 X 2002 월드컵 레전드
상태바
유상철 근황, 뭉쳐야찬다 X 2002 월드컵 레전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01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49)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어쩌다FC의 수장 안정환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 그리고 그 동료들이 함께한 이번 에피소드는 축구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5월 31일 전파를 탄 JTBC 뭉쳐야 찬다에는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축구팀 ‘군대스리가’가 출연했다. 이운재,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 최진철, 현영민 등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쓴 인물들은 물론 박재홍, 김용대, 김정우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지난해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유상철 감독이 6개월 만에 처음 공식 석상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그는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도 많이 호전됐다. 많은 분이 걱정해주고 응원해줘 의지를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뭉쳐야 찬다'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사진=JTBC '뭉쳐야 찬다' 캡처]

K리그1(프로축구 1부) 만년 하위권 인천은 지난 시즌 내내 고전하다 유 감독 투병 소식이 알려진 뒤 ‘원팀’ 정신을 발휘하며 극적으로 강등을 면했다. 당시 경남FC와 최종전에서 비기며 강등을 면한 뒤 유 감독은 “생존하겠다”던 약속을 지켜냈다.

또 “어떤 결과가 나오고, 어떤 기적이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저 또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갖고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겠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겠다”며 ‘건강 회복’이라는 또 하나의 약속을 다짐한 바 있다.

이날 유 감독은 웃는 얼굴로 나타났고, 지난 6개월 동안 그 약속을 잘 지켜내고 있었음을 보여준 셈이니 K리그 팬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날 2002 월드컵 비하인드 스토리가 쏟아져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탈리아와 16강전 전반 초반 안정환 감독이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최진철 전 17세 이하(U-17) 국가대표팀 감독은 “평소보다 코스가 안 좋았다. 볼의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골키퍼가 잘했다기보다 정환이의 실축에 가까웠다”는 말로 안 감독을 당황시켰다.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은 이탈리아 수비의 핵이던 말디니의 뒤통수를 찼던 때를 돌아봤다. “한국 선수들을 얕보는 게 보였다. 형들이 다쳐서 짜증이 난 상태에서 그런 상황이 왔던 것 뿐이다. 말다니는 우리나라로 치면 홍명보 형이었다. 그 상황에서 말디니를 차게 된 거지. (꼭) 말디니를 차려고 했던 건 아니다”라는 특유의 캐릭터가 깃든 해명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천수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JTBC '뭉쳐야 찬다' 캡처]

이천수 실장은 또 안정환 감독을 처음 만났던 때도 회상했다. “얼굴을 보고 축구할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향수 냄새도 꼭 났는데 너무 어려워 어떤 향수를 쓰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얼굴 때문에 자연스레 거리가 멀어졌다”고 덧붙여 장내를 폭소케 했다.

송종국 전 MBC 축구 해설위원 역시 안 감독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현지에서 중계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김성주는 “안 감독이 아침에 밥을 해서 깨웠는데, 송종국 방문을 차며 깨웠다.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며 먹으라고 했다”고 했고, 송종국은 “사실 그때 (안정환) 선배가 해준 밥을 먹을 거라 생각도 못했다. 것도 매일 했다. 말이나 행동은 거친데 진짜 존경하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유상철 감독의 군대스리가는 어쩌다FC를 상대로 초반부터 강력한 슛을 시도하는 등 진지한 태도로 경기에 나섰다. 전력 차를 감안해 어쩌다FC의 골은 한 골 당 5점으로 인정하기로 했고, 유 감독은 “골은 못 넣어도 먹히면 안 된다. 계속 골을 돌리라”고 주문했다.

어쩌다FC는 0-2로 졌지만 기대 이상의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 속에 최근 달라진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청률 조사업체 TNMS에 따르면 이날 뭉쳐야 찬다 방영분은 시청률 5.7%로 31일 방영된 종편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상철 감독의 건강이 호전됐다는 소식은 물론 2002 월드컵 멤버들이 보여준 돈독함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