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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김승대 빠진 '병수 볼' 명암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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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김승대 빠진 '병수 볼' 명암 뚜렷했다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6.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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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이번 라운드에서 리그 1위 전북현대모터스(이하 전북)를 만난 강원FC(이하 강원). 이른 시간 터진 득점과 수적 우세로 전북을 잡아내는 이변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에이스 김승대가 빠진 상황에서 전술적 아쉬움도 노출했다.  

강원은 지난달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전북 전에서 전반 37분 터진 고무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상대 수비와 경합 펼치는 강원 신광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상대 수비와 경합 펼치는 강원 신광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승대 출전 불가로 전력 누수가 있었다. 김승대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전북을 떠나 강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는 앞선 세 경기에서 최전방과 측면, 2선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김병수 감독 특유의 전술인 ‘병수 볼’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임대 신분인 그는 원 소속팀 전북과 맞대결에서는 출전이 불가능했고, 강원은 공격의 실질적 에이스가 빠진 채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강원은 김승대 공백을 고무열-조재완-김경중 카드로 메웠다. 올 시즌 주로 왼쪽 윙 포워드로 출전한 조재완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고무열과 김경중이 좌·우에서 활기를 더했다.

다만 공격 지역에서 볼 소유에 큰 전술적 목적을 둔 ‘병수 볼’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공격 횟수 최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이에 강원은 경기 초반 강한 전방 압박으로 전북을 몰아쳤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공·수 밸런스를 맞추다간 전북 ‘닥공’에 오히려 경기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조재완과 고무열, 김경중은 공을 뺏기면 라인을 유지한 채 곧바로 압박에 나섰고, 2선 미드필더들도 높은 위치까지 올라서며 상대 중원을 틀어막았다. 

결국 강원 전방 압박은 전반 15분 만에 빛을 봤다. 전북 수비 지역에서 패스가 흘러갈 때 조재완이 전방에서 상대 실수를 유도했고, 홍정호가 키핑 과정에서 조재완을 잡아채며 퇴장당했다.

이른 시간 수적 우세를 맞은 강원은 수비 걱정을 덜고 한층 더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단단한 상대 수비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한 명이 빠진 전북이 더 이상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수비에 집중했기 때문. 5-3-1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구축해 강원 공격수들이 수비 사이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했고, 수비수들은 한 발 빠른 클리어링으로 강원의 득점 찬스를 사전에 차단했다.

전북이 작정하고 수비에 나서니 강원 입장에선 답답함만이 이어졌다. 일차적으로 전방 압박까진 성공적이었지만, 이후 공격 과정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유기적인 패턴 플레이로 이어가기까지 마땅한 방책이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김승대 공백은 뚜렷했다. 최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갖고 상대 수비 라인을 휘저어줄 선수가 없으니 강원의 공격 효과는 반감됐다. 물론 조재완과 고무열 등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분전했으나 직선적인 움직임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앞서 말했듯 ‘병수 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공격 지역에서 볼 소유였는데 여기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직선적인 플레이가 필요했다. 공을 소유하면 전방에 있는 모든 선수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직선적인 공격 전개를 해야 상대 수비 배후를 노릴 수 있고, 상대 후방 라인이 무너져야 점유율 축구가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원 공격수들은 라인을 내린 전북을 상대로 카운터를 날리지 못했다. 단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만으로는 선이 굵은 공격이 나오지 못했고 상대 집중 수비에 균열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또한 결정력 부분에서도 부족함을 보였다. 후반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고무열과 김지현이 한 차례씩 득점 찬스를 잡았는데 상대 수비 방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 1라운드 서울 전에서 자신에게 온 찬스를 득점까지 연결하는 김승대와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김병수 감독의 후반 교체 카드 활용도 무의미했다. 한교원 교체 카드로 전북이 라인을 풀고 서서히 올라서자 강원 수비는 급속도로 무너졌고, 그 과정에서 공격수 김지현과 정석화를 차례로 투입했지만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이 쉽사리 연결되지 못했다. 두 선수는 쉽게 고립되며 빈공만을 이어갔고, 강원은 후반전 상대 공세에 밀려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다행히 강원은 전반 37분 터진 고무열의 결승골로 거함 전북을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김승대가 빠진 상황에서 전술적으로 약점을 노출하며 더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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