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스잡알 기고③]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일자리, 체육대학의 현주소
상태바
[스잡알 기고③]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일자리, 체육대학의 현주소
  • 스포츠잡알리오
  • 승인 2020.06.02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잡알리오 김선홍 대표이사] 4차 산업혁명의 본격 도래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자연히 스포츠산업의 발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스포츠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들이 창출되는 긍정적인 현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와 대학생들은 이런 흐름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불행히도 실정이 그렇다. 

2018년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보편화된 분석 프로그램 트랙맨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곧이어 이를 활용할 데이터분석관 채용을 진행했지만 적합한 경력직을 찾을 수 없었다. 미국에선 트랙맨 활용도가 높아 이를 다룰 인력이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국내에서는 확보가 쉽지 않았다. 

전력분석하는 야구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결국 삼성 라이온즈는 신입사원을 채용, 전문가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이후 다른 야구단들도 트랙맨을 도입했고 데이터분석관 채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데이터분석관 전망은 굉장히 밝다. 프로야구단에는 전력분석관과 데이터분석관이 있는데 현재는 전력분석관 비중이 높다. 앞으로 데이터분석관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NC 다이노스가 데이터분석관 출신을 스카우트 팀장으로 올린 데서 데이터를 다루는 인력의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직무 공급에 맞춰 구직자와 대학생들이 준비를 하고 싶지만 체육대학은 트렌드를 전혀 쫓지 못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대학들이 스포츠응용학과, 스포츠융합과학과 등 4차 산업 시대에 맞춰 학과 명칭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커리큘럼에는 극적인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학 커리큘럼을 대폭 변경하기 어렵고, 더불어 관련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축구산업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경기장에서 효과적으로 뛸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글로벌 스포츠 IT 기업 캐타펄트는 2018년부터 한국에서 공격적인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이에 국내 프로구단은 물론 아마추어 팀에서 분석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스포츠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이 창출됐는데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에서 캐타펄트 장비를 도입하고 이를 활용할 스포츠 사이언티스트 채용공고를 냈는데 결국 인력 확보에 실패했다. 준비된 인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K리그 전력분석관 세미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캐타펄트 프로그램 도입이 얼마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다. 대학생들에겐 관련 정보가 없다. 교육도 생소하다. 이 직무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교수도 상당수일 터라 감히 예상한다. 

그만큼 한국의 체육계가 4차 산업에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해외 구단이 스포츠 사이언티스트를 양성하고 장비를 십분 활용하는 동안 국내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쫓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한국의 체육대학과 스포츠산업 인재 육성의 현주소다. (그나마 최근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와 광운대 스포츠융합과학과가 스포츠사이언티스트 특강을 준비했다.)

앞으로 스포츠분석 관련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축구단 FC서울은 2018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데이터분석 관련 채용을 시도했다. 대전 하나시티즌에서도 같은 공고가 났다. 야구단 SK 와이번스는 스포츠재활에 데이터분석을 접목해 사람을 찾았다. 

스포츠IT 스타트업 비프로컴퍼니는 2015년 축구분석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현재는 K리그를 넘어 세계 곳곳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축구산업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비프로는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창업 4년여 만에 80명을 채용했고 프리랜서 100명 이상에게 소득을 안겼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의 고민은 정부의 체육 정책과 대학 커리큘럼이 새 직업 창출과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실무자들과 협업해 여러 직무기술 교육(아카데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체육대학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줘야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스포츠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인턴지원 사업에 특별지원 제도를 마련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K리그 구단의 경우 데이터분석관을 고용하고 싶어도 재정이 부족해 여력이 없다. 자금 지원책이 일자리 창출에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 기반에서 일자리가 없어진다고들 하지만 스포츠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전망이다.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는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참고해 변화에 대비하고 스포츠 일자리를 발굴해야 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