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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메오네' 김남일, 될 성부른 감독이었다?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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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메오네' 김남일, 될 성부른 감독이었다?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05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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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라리가(스페인 1부리그)에 디에고 시메오네(50·아르헨티나)가 있다면 K리그(프로축구)에는 ‘남메오네’ 김남일(43)이 있다. 김남일 성남FC 감독이 ‘초보’ 딱지가 무색하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김남일 감독을 2020 하나원큐 K리그1(1부) 5월의 감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사령탑 데뷔 한 달 만에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강등 후보 중 하나로 꼽힌 성남은 개막 뒤 4경기 동안 2승 2무로 패배를 잊고 달렸다. 4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자랑하며 현재 3위에 올라있다. 지난달 31일에는 FC서울이라는 대어도 낚았다.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는 군단이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성남에 신임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경험이 적다며 많은 팬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는 말에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라는 특유의 시니컬한 화법으로 받아쳤다.

김남일 감독이 K리그1 5월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역 시절 미남 축구선수로 통했던 김남일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에 ‘올 블랙’ 패션을 더해 시메오네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감독을 연상시켜 ‘남메오네’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시즌 K리그1에 승격한 성남은 남기일 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휘하에서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9위를 차지, 여유있게 잔류했다. 하지만 올해 ‘승격 청부사’로 불리는 남 감독이 제주로 떠났고, 김남일 감독이 부임하면서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초짜 사령탑을 향한 걱정은 기우였다.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과 19세 신예 ‘홍시포드’ 홍시후는 K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고, 기존 장점이던 수비 조직력에 노련한 골키퍼 김영광을 얹어 공수 균형에 안정을 꾀했다.

광주FC와 개막전을 2-0 완승으로 장식하더니 지난 4라운드에선 K리그에서도 명장으로 꼽히는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상대로 원정승을 따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빠른 선수 교체 등 과감한 결단으로 결국 ‘극장골’을 연출했다.

김남일 감독은 ‘남메오네’라는 별명에 대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 그렇게 불릴 정도는 아니다. 선배 감독님들께 배울 게 많다"며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돼 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남일 감독의 성남FC가 우려를 딛고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서울전 전반 상대 위세에 눌렸던 성남은 후반전 경기력에서 반전을 보였다. 김 감독은 “특별히 강조한 건 없고, ‘초등학생 축구 보는 것 같다’고 한마디 했다. 경기 전 우리가 예상한 장면들이 몇 가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분명 찬스가 올 거라고 일깨워줬다”고 돌아봤다.

새 시즌을 준비하며 골키퍼 김영광, 공격수 양동현을 영입해 선발로 기용하며 스쿼드에 경험을 더했다. 또 K리그 유스 출신이 아니라 상문고를 졸업한 홍시후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등 김 감독의 선수 보는 안목 역시 좋은 평가가 따른다.

김남일 감독은 “당연히 김영광이 이 정도 경기력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김영광의 500경기 출전(현재 499경기)이 전혀 놀랍지 않다. 무엇보다 후배들한테 귀감이 되는 선수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면에서 팀에 크게 플러스가 되는 존재”라며 과거 전남 드래곤즈,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 김영광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홍시후에 대해선 “동계 훈련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충분히 팀에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해 기회를 줬는데, 본인이 기회를 잘 살렸다”면서 “언론에서 관심을 많이 갖다 보니 상대도 이제는 홍시후를 많이 경계할 거다. 스스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며 대견해했다.

선수 시절 숱한 어록을 남긴 김남일(왼쪽)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남일 감독은 방황하던 때 나이트클럽에서 일한 적도 있고,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뭘 했을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폭”이라고 답할 만큼 깡과 패기로 대변되는 현역 시절을 보냈다. 2002 한일 월드컵 전후로 프랑스와 평가전,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 이탈리아와 16강전 등에서 남긴 어록은 아직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또 2017년 대표팀에 코치로 부임할 당시 “(현 대표팀이) 뭔가 좀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마음 같았으면 ‘빠따’라도 치고 싶지만...”이라는 말로 그 캐릭터를 표출했다.

2018시즌까지 전북 현대를 이끌며 총 6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긴 최강희 상화이 선화 감독은 예전에 “(김)남일이는 리더로 태어난 애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천부적 매력이 있어 좋은 감독이 될 것”이라 평가했는데, 다시금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터프한 수비로 명성을 떨쳤던 김남일 감독은 성남에서 공격축구를 천명해 흥미롭기도 하다. ‘김남일호’ 성남은 오는 7일 오후 7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대구FC를 불러들인다. 김 감독과 성남의 무패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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