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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연속골' 고무열, 현대적 10번을 제대로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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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연속골' 고무열, 현대적 10번을 제대로 보여주다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6.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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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강원FC는 아쉽게 비겼지만 고무열은 이번에도 빛났다.

고무열이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지난 3라운드 성남 FC와의 경기부터 이어진 기록이다. 경기 MVP에도 선정된 고무열 기세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5경기동안 MVP 3회 선정과 4경기 연속골이란 기록들을 떼어놓고 봐도 고무열이 보여주는 활약상은 주목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현대축구에서 원하는 10번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줬기 때문이다.

고무열은 김병수 감독 밑에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까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무열은 김병수 감독 밑에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수 있을까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0번이라고 칭해지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은 2010년중반부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두줄 수비가 본격화됐기 때문인데, 두줄 수비는 수비와 미드필더 간격이 좁은 수비 형태를 말한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주로 활동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자신들의 영역이 좁아지면서 활약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원하는 플레이도 많아졌다. 원래 10번선수들은 공격수한테 보내주는 마무리 패스와 보조 득점원 기능만 잘 수행하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현대축구에서 압박이 중요해 지면서 김독들은 10번선수에게도 폭넓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수비를 요구했다.

대부분 10번 선수들은 수비적인 플레이에 어색한 나머지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실제로 메수트외질(아스널), 하메스로드리게스(레알마드리드) 같은 10번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도 두줄 수비가 퍼지고 10번에게 다양한 플레이를 원하는 시점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점점 중앙에서 활약할 여지가 줄어들자, 10번 선수들은 맨체스터 시티 케빈 데 브라위너처럼 좌우 중앙 미드필더로 나와 측면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은 선수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고무열은 다르다. 고무열은 선발 라인업만 보면 4-3-3에서 좌측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지만 측면으로 빠지지 않고 중앙에서 주로 머문다. 활동 반경을 보면 종적으로 많이 움직인다. 김승대와 투톱을 이루기도 하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일 때도 있다. 빌드업이 막히면 중원까지 내려와 패스를 받아주기도 한다.

고무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김병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고무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김병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의 패스가 끊어지면 고무열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수비로 전환하며, 압박의 선봉장이 된다. 고무열을 비롯한 강원 공격진이 상대를 압박하기 때문에 강원 수비 선수들은 라인을 정돈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것 말고도, 현대축구에서 10번 선수들에게 원하는 수비와 압박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포항 스틸러스부터 전북현대까지 거친 고무열이 측면에서 주로 뛰었던 걸 감안하면 현재 보여주는 역할에 대한 이해도나 활약상은 놀라올 정도다. '병수볼'에 완전히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수원과의 경기 후 김병수 강원 감독은 “고무열은 지금 꾸준히 득점을 해주고 있다. 강원으로선 현재 고무열이 가장 믿음직한 득점원이다. 이기세를 몰아 앞으로 한국 최고의 공격수가 되길 바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고무열이 계속 득점포를 올려주자 강원은 ‘우승 0순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를 바짝 추격하고있다. 고무열과 강원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는 이번 시즌 K리그의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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