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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뚱' 김민경의 영향력… "야, 너도 운동할 수 있어"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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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뚱' 김민경의 영향력… "야, 너도 운동할 수 있어" [기자의 눈]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6.23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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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재밌게(?) 운동하고 맛있게 먹는다. 유튜브에서 최고 조회수 340만 뷰를 돌파한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간단하고 확실한 메시지다. '뚱뚱이' 김민경이 '근수저', '민경장군'이라고 불리며 대중들을 열광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시작은 지난 1월 개최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5주년 기념 기자회견이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아령 복불복'을 통해 김준현, 유민상, 문세윤, 김민경 중 운동 첫 주자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화제가 됐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아령 중 하나를 골라 들지 못하는 사람이 당첨되는 방식이었는데, '민경장군'은 책상 위에 단단하게 고정해 둔 아령을 들어올렸다. 그것도 책상 째로!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은 이렇게 시작됐다. 김민경의 트레이닝을 맡은 양치승 트레이너는 "운동의 목표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벌크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살을 빼는게 아니라 건강해진 '맛녀석' 멤버들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첫 방송 당시 "운동은 처음"이라고 밝힌 김민경은 양치승 관장의 주문을 척척 해내면서 '로보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못하겠어요"를 외치며 온몸으로 '하기 싫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웬만한 남성들보다 높은 무게의 기구를 척척 들어올리기도 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트레이너에게 "이게 잘하는거냐"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는 김민경을 시청자들은 '근수저'(근육 금수저, 타고난 근력을 뜻하는 말)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프로그램의 폭발적인 인기로 당초 10주 도전으로 계획됐던 '운동뚱' 프로젝트는 촬영을 연장했다. PD는 촬영 연장을 건 미션에서 패배해 김민경 앞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이어 종합격투기, 필라테스에서도 뛰어난 근력과 운동 이해력은 빛을 발했다. 김민경은 "또 잘해버렸다. 자꾸 이러면 (전문가들이) 욕심낸다"고 한탄하면서도 트레이너들의 지시를 그대로 해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운동뚱'은 기존 운동 예능이 체중 감량과 완벽한 몸매 만들기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김민경이 운동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날씬한 몸'이 아닌 '건강한 몸'을 원하는 여성들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영상이 게재되는 유튜브 댓글에는 김민경을 응원하는 댓글과 함께 "나도 운동을 시작하고 싶어졌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오늘부터 운동뚱' 방송 화면 캡처]

 

한 누리꾼은 "민경장군님 운동하시는 거 보고 최근에 헬스 시작했다. 나도 장군님처럼 강한 근육을 갖고 싶다"는 글을 남겼으며, 한 누리꾼은 "민경언니 덕분에 암 수술하고 세상 다 무기력하던 제가 얼마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힘들어 죽겠어도 언니 생각하며 존경스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김민경의 영향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특히 김민경이 필라테스를 시작하며 "날씬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영상에 한 누리꾼은 "필라테스는 몸매보다 결국 자세교정과 코어근육을 기르는데 집중하는 운동이다. 그동안 편견과 시선 때문에 두려워서 필라테스에 도전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이 영상을 보고 필라테스에 도전해보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민경은 최근 노숙인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 표지 모델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보고 힘을 얻어 운동하고 건강해지는 선순환이 참 좋다. 시대가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경은 지난 2008년 데뷔 이후 줄곧 '뚱뚱한 여자' 캐릭터로 시청자들 앞에 서 왔다. 그간 조롱의 대상이었던 '플러스 사이즈' 몸매가 '운동뚱'을 통해 재밌게 운동하고 맛있게 먹는 '건강한 몸'으로 비춰지는 지금, '운동뚱' 김민경의 '성장 드라마'는 "야! 너도 운동할 수 있어!"라는 당당한 외침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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