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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슛 실종, 무리뉴 감독 '손' 쓰는 법 잊었나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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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슛 실종, 무리뉴 감독 '손' 쓰는 법 잊었나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03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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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시즌 11번째 도움을 달성했다. 하지만 팀이 패하면서 빛이 바랬다. 토트넘이 최근 컨디션 좋은 그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슛에 강점이 있는 손흥민은 최근 공을 운반하고 배급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타적 플레이로 박수 받고 있지만 부쩍 슛 시도가 줄어 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보낸 마지막 시즌을 연상시킨다. 또 AS모나코 시절 박주영(35·FC서울)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졌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0-3으로 뒤진 후반 45분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우며 리그 9번째(9골)이자 시즌 11번째(16골) 어시시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도움이다.

손흥민이 리그 9번째(시즌 11번째) 도움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더불어 손흥민은 EPL 통산 154번째 경기에 나섬으로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활약한 박지성과 EPL 통산 출전 경기수가 같아졌다. 박지성을 넘고 스완지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뛴 기성용(187경기)을 추격한다.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지만 토트넘의 5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도전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리그 재개 뒤 1승 1무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UCL 경쟁 팀 셰필드에 승점 3을 헌납했다.

12승 9무 11패(승점 45) 9위로 내려앉았다. 6경기를 남겨놓고 4위 첼시(승점 54)와 격차는 승점 9. 사실상 UCL 출전이 좌절됐다. 이대로면 UEFA 유로파리그(UEL) 티켓도 장담할 수 없다.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왼쪽 윙어로 나섰지만 슛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 차례 드리블을 성공하고, 85%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지만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골문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동료의 움직임을 살려주는 데 집중했다.

팀의 유일한 골 역시 손흥민이 만들어냈다. 후반 45분 에릭 라멜라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투입한 공을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논스톱으로 케인에 내줬다. 리그 10-10 달성까지 1골 1도움만 남겨뒀다.

손흥민의 히트맵을 살펴보면 측면에서 종으로 폭넓게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캡처]

영국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6.8을 줬다. 경기를 중계하던 장지현 스포티비(SPOTV) 축구 해설위원은 “최근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컨디션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했지만 손흥민이 마무리보다 플레이메이킹에 관여하는 모양새라 우려를 자아낸다.

손흥민의 볼 터치 히트맵을 살펴보면 상대진영 페널티박스 밖 왼쪽 부근에 가장 자주 머물렀고, 종으로 넓게 피치를 오갔다는 걸 알 수 있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부임 직후 포백의 왼쪽에 공격보다 수비가 좋은 센터백을 기용하고 손흥민을 측면 미드필더 내지 윙백처럼 활용했던 바 있는데 최근 손흥민이 그 못잖게 많은 롤을 부여받고 있는 듯하다.

손흥민은 지난 2월 팔 부상으로 결장하기 전 케인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속에서도 5경기 연속골(6골)을 작렬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최근 그런 흐름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맨유전에서는 델레 알리의 징계 결장 탓에 2선에 머무는 일이 많았다. 웨스트햄, 셰필드와 맞대결에서는 2경기 연속 슛 하나 남기지 못했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관여하고, 공격에서 직접 결정하기보다 공을 운반하고 배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측면에서 2014~2015시즌 레버쿠젠에서 뛰던 손흥민이 오버랩된다. 또 팀에서 가장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선 AS모나코 시절 동료들보다 한 차원 위 플레이로 ‘박선생’ 별명을 얻었던 박주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셰필드전 직후 “손흥민은 몇 차례 돌파로 시선을 끌고 케인의 만회골을 도왔다. 하지만 경기 내내 왼쪽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역할을 모두 준수하게 소화한다는 건 손흥민의 장점 중 하나지만 무리뉴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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