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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유전무죄', 유명무실 FFP 로마-밀란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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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유전무죄', 유명무실 FFP 로마-밀란 무슨 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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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규정을 잘 지킨 팀만 바보가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이 유명무실해졌다.

UEFA는 유럽 구단들의 무분별한 지출을 막고 재정건전성을 구축하게끔 하기 위해 FFP를 제정했다. 구단의 지출이 수익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 버는 만큼 쓰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자 구단들은 이를 잘 지키지 않았다. 맨시티는 2012~2016년 계좌 내역과 손익분기 정보에서 스폰서십 수입을 부풀렸다. UEFA는 FFP 규정을 심각하게 어겼다고 판단해 강력한 철퇴를 가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가 UEFA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CAS에 항소해 무죄를 이끌어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맨시티는 UEFA로부터 향후 2시즌 UEFA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와 3000만 유로(410억 원)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맨시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UEFA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13일(한국시간) CAS의 판결이 나왔다. 맨시티의 UEFA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는 해제됐고 벌금 또한 3000만 유로에서 1000만 유로(136억 원)로 삭감됐다. 맨시티는 펀딩 자본을 스폰서 수익으로 위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벌금은 UEFA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과했다.

징계가 경감될 것이라는 건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앞서 좋지 못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 파리생제르맹 또한 FFP를 위반한 적이 있었는데 무죄를 받았기 때문이다. 첼시 또한 1년의 이적시장 영입 금지 처분을 받았는데, 항소 이후 1차례 영입 금지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맨시티는 FFP를 반복적으로 어긴 점, UEFA 산하 조직인 클럽재정기구(CFCB)에서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는 점,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최소 1년 이상의 UEFA 클럽대항전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만수르(가운데) 구단주의 자본력을 앞세운 맨시티는 CAS 결과로 인해 앞으로도 거침 없는 영입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충격적인 결과다. UEFA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는 구단에 큰 타격이다. 수입이 크게 달라질 뿐아니라 구단의 경쟁력 자체도 달라진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올 시즌 2위를 차지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다면 향후 이적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데려오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현재 팀을 지키고 있는 선수들을 지키는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형평성의 문제다. 대부분의 클럽은 FFP 규정을 지키기 위해 뼈와 살을 깎았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 팀들의 억울함이 클 법하다. AS 로마는 최근 몇 년 동안 FFP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미랄렘 피아니치(유벤투스) 등 팀 기둥을 헐값에 팔아야 했고 AC 밀란은 FFP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올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스카이스포츠와 BBC 등에선 FFP 규정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어떤 팀이 지키려고 하겠냐는 것.

더불어 새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행보도 주목된다. 사우디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뉴캐슬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맨시티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못지않은 갑부라고 알려져 있기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영입 러시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PSG가 그랬듯 맨시티도 당분간 경쟁 구단들과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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