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6:36 (화)
완벽한 준비 류현진, 그래서 더 아쉬운 '코로나 시즌'
상태바
완벽한 준비 류현진, 그래서 더 아쉬운 '코로나 시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15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새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연일 류현진(33)에 대해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청백전에 등판해서도 10타자 연속 범타 등으로 호투하며 기대에 보답했다. 문제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구단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무사사구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단 59구만 던졌고 스트라이크가 40개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던졌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걱정도 많았지만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를 차지했던 기세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상황이 도와주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미국은 15일 기준 미국은 342만여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 하루만 해도 7만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MLB는 오는 24일부터 팀당 60경기 체제로 시즌을 개막하기로 했는데, 18개 구단에서 50명 가까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라이언 짐머맨(워싱턴 내셔널스), 데이비드 프라이스(LA 다저스) 등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이미 시즌 보이콧을 선언했고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또한 임신한 아내의 건강 문제가 걱정돼 시즌 포기를 고심 중이다.

캐나다는 확진자 10만 명, 하루 300명 가량 증가로 미국보단 상황이 훨씬 낫지만 그로 인해 더욱 까다롭게 방역 지침을 세우고 있다. 토론토는 MLB 유일한 캐나다 팀인데,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이후 플로리다주 더니든 인근에서 체류하고 있던 류현진은 캐나다 정부 특별 조치로 안방에 입성했지만 가족과는 생이별 중이다. 구단이 선수와 구단 관계자만 캐나다 입국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외로운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것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홈구장 로저스센터는 MLB 유일한 캐나다 지역 구장으로 홈경기 일정 소화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캐나다와 미국 국경간 입국금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그는 함께 치르지만 엄연히 다른 국가이기 때문에 현재 상태대로라면 토론토 원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가 격리 기간을 지키면서는 정상적 리그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토론토는 아직까지 홈구장 문제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플로리다나 뉴욕 인근에 홈구장을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곳은 미국에서도 가장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지역이라 이 또한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961억 원) 대형 계약에 토론토로 리그 자체를 옮겼는데. 지난해 ERA 전체 1위 투수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더 강력한 타자를 상대해야 하고 지난해가 류현진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와 함께 내구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을 축소해 치르기로 했고 이게 류현진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MLB닷컴은 류현진에 대해 “팀당 60경기를 치르는 단축 시즌에 맞는 최적의 투수”라고 평가했다. 장기 레이스에 비해 단기간엔 압도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팀 1선발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이지만 올 시즌 홈 팬들을 만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지난 시즌 빅리그 입성 후 최고의 시기를 보냈기에 팬들로선 아메리칸리그에서도 얼마나 잘 통할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시즌이 축소되는 것 자체도 류현진으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청백전에서 보인 몸 상태만 보더라도 그렇다.

또 새 팀 명실상부 1선발로서 홈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했다. 어쩌면 올 시즌 내내 무관중 경기가 진행돼 팬들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류현진에 대해 의심 섞인 시선을 보냈던 건 적지 않은 나이.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하며 한 시즌이 훌쩍 지나간다는 건 류현진에게 무엇보다 퍽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홈구장을 확정짓지 못한 토론토지만 갬가 후 5경기는 원정에서 치러져 일단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개막전은 25일 오전 7시 40분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예정인 류현진은 최지만과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옛 동료이자 절친했던 야시엘 푸이그가 류현진과 같은 지구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하며 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리그는 다르지만 같은 동부지구 소속이고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동규모를 최소화해 치르기로 함에 따라 더 많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첫 맞대결은 오는 8월 5일부터 열릴 3연전. 류현진과 푸이그가 적으로 만나는 장면도 퍽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