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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흔들린 5회와 조기강판, 어떻게 봐야 하나 [SQ모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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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흔들린 5회와 조기강판, 어떻게 봐야 하나 [SQ모먼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25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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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단 한 개. 그러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단 한 타자를 잡아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0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했다.

4회까지 많은 위기를 넘기고 1선발의 자존심을 지키던 류현진이지만 5회 급격히 흔들리더니 토론토 벤치에선 교체 사인을 냈다. 1선발의 첫 등판에 빠른 강판. 어떻게 봐야 할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 2020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2.32, MLB 전체 ERA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은 시즌을 마친 뒤 4년 8000만 달러(963억 원)에 대형 FA 계약을 맺었다.

당연히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1선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영예를 얻었다. 내친김에 2연속 개막전 승리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시작은 깔끔했다. 1회 첫 타자 얀디 디아스와 풀카운트 대결에서 날카로운 컷터(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2회도 세 타자만 상대한 류현진은 3회 위기를 맞았다. 윌리 아다메스에게 2루타를 내준 류현진은 1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마이크 주니노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고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주고도 헌터 렌프로를 바깥으로 절묘하게 빠져나가는 체인지업을 통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불을 껐다.

4회말 쓰쓰고 요시모토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4번타자 호세 마르티네스를 3구 삼진(컷터)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매뉴얼 마르고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케번 비지오의 아쉬운 수비로 병살타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수비의 아쉬움 속 마이클 브로소에게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그러나 2사 1,2루에서 케빈 키어마이어를 절묘한 커브로 잡아내고 또 한 번 위기를 넘겼다.

5회가 아쉬웠다. 5회초 넉넉한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5회말 주니노와 디아스를 연달아 잡아내고 승리 요건까지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만 남겨두게 됐다. 그러나 렌프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쓰쓰고에게 던진 시속 143㎞ 속구를 통타,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쓰쓰고(오른쪽)가 류현진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홈에서 렌프로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탬파베이 레이스 페이스북 캡처]

 

올 시즌 MLB에 진출한 쓰쓰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강타자. 빅리그 첫 시즌에도 단 번에 3번 타자 역할을 부여받으며 큰 기대를 받았다. 빠른공 대처가 늦다는 약점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150㎞도 되지 않는 류현진의 속구는 노련하게 밀어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에도 마르티네스에게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결국 강판됐다.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1선발에게 다소 가혹해 보이는 교체. 그러나 놀랄 일은 아니었다.

전날 시작된 개막전부터 1선발들의 빠른 강판이 이어졌다. 뉴욕 양키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선 게릿 콜이 5이닝(1실점), 맥스 슈어저가 5⅓이닝(4실점)하고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LA 다저스 경기에선 쟈니 쿠에토가 4이닝(1실점), 더스틴 메이가 4⅓이닝(1실점)만을 소화했다.

류현진과 상대한 찰리 모튼도 6실점한 뒤 4이닝만 소화했다. 문제는 투구수였다. 단순히 시즌 초반이라는 점 때문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했고 이는 1선발들의 특별 관리로 이어졌다.

류현진도 4⅔이닝 동안 97구를 던졌다.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어찌보면 쓰쓰고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도 바로 내리지 않은 게 1선발을 위한 예우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에게도 2루타를 맞자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경기 전 케빈 케시 탬파베이 감독은 류현진을 상대로 한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탬파베이 타선은 류현진의 하이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쉽게 속지 않으며 끈질기게 버텼고 결국 조기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강력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타선을 첫 경험한 류현진. 탬파베이 못지않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자주 상대해야 할 류현진은 첫 등판부터 숙제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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