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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케인 엇갈린 행보, 토트넘은 행복 마무리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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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케인 엇갈린 행보, 토트넘은 행복 마무리 [EPL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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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최상의 시나리오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손흥민(28)으로선 다소 아쉬운 마지막이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1-1로 비겼다.

마지막까지 7위에 머물던 토트넘은 승점 59를 기록했고 같은 시간 울버햄튼이 첼시에 0-2로 패하며 골득실에서 앞서 6위로 도약,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을 얻었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오른쪽)이 27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EPL 최종전을 마치고 조세 무리뉴 감독의 위로를 받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순위 경쟁이었다. 지난 시즌 유럽 2위팀이지만 초반부터 부진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물러나기까지 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빈자리를 메웠지만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물거품이 됐고 마지막 희망은 유로파리그 진출이었다. 유로파리그에도 나서지 못한다면 수익 감소는 물론이고 이적시장에서도 영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이 보장된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날 토트넘은 최전방에 해리 케인, 양 측면에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 공격형 미드필더로 지오바니 로 셀소가 나섰다. 그 뒤로는 해리 윙크스와 무사 시소코. 전반 13분 만에 케인의 골이 터져 나왔다. 이날만큼은 확실한 승점 확보가 필요했기에 이후 토트넘은 수비적으로 나섰다.

손흥민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큰 기여를 보였다. 이 때문일까. 공격에선 큰 기여가 없었다. 하나 날린 슛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고 속 시원한 드리블도 거의 보기 힘들었다. 지친 기색이 완연하던 후반 34분 결국 델레 알리와 교체됐다.

 

해리 케인(오른쪽)은 마지막 3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사진=AP/연합뉴스]

 

반면 케인은 달랐다. 시즌 내내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실망감을 자아냈고 손흥민에 2시즌 연속 팀 내 올해의 선수상을 넘겨줘야 했지만 시즌 막판 무섭게 살아났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과 레스터 시티전 2골씩을 터뜨리더니 이날도 팀의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짓는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다.

유럽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으로 봐도 케인은 3경기 평균 8.18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최근 3경기 1골에 그치며 평균 7.03점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평가절하할 건 없다. 손흥민은 올 시즌 뛰어난 골 감각에 이타심을 장착해 수비는 물론이고 도움 능력도 끌어올렸다. 리그 11골 10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는 손흥민과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13골 20도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9골 10도움) 단 3명만 달성한 놀라운 업적이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2명,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명만 나왔고 풀타임 시즌을 치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선 전무했다. 

또 75m 질주 원더골은 손흥민의 커리어는 물론이고 올해의 골 후보로 오를 만큼 진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장면은 EPL 올해의 순간 12장면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토트넘으로서도 만족스런 성적표는 아니지만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무리뉴 2년차’라는 표현은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팀을 빠르게 정비해 좋은 성적을 이끌어 내왔던 그다. 올 시즌은 결과는 물론이고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엔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은 이유다.

 

맨유는 최종전에서 레스터를 제압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올 시즌 EPL은 최종전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리버풀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하고 최종전에서도 뉴캐슬을 3-1로 잡고 32승 3무 3패, 승점 99로 최다승, 최다승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맨시티는 승점 81로 2위.

흥미를 자아낸 건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진출을 둔 경쟁이었다. 최종전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위, 첼시가 4위, 레스터 시티가 5위였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다 뒤집어 질 수 있었다.

맨유는 레스터 원정에서 이적생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제시 린가드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최종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맨유다. 올 시즌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페르난데스와 신성 메이슨 그린우드 등의 활약을 앞세워 14경기 무패(9승 5무)로 급격한 상승세를 그리며 결국 목표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를 보이던 레스터는 얇은 선수층으로 인한 뒷심부족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반기 6승 5무 8패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수성엔 실패했다. 그럼에도 에이스 제이미 바디는 23골을 기록,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본머스는 최종전 에버튼에 승리를 거두고도 강등되는 불운을 겪었다. [사진=AFP/연합뉴스]

 

첼시와 울버햄튼전은 토트넘으로서도 관심 대상이었다. 7위로 최종전을 시작한 토트넘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잡더라도 울버햄튼이 승리하면 6위 도약이 불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첼시가 초반부터 몰아치며 메이슨 마운트와 올리비에 지루의 연속골로 잡은 리드를 지켜내며 2-0 승리, 토트넘과 첼시가 함께 웃을 수 있었다.

7위로 시즌을 마친 울버햄튼으로서도 기회가 사라진 건 아니다. FA컵 우승팀에도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결승전에서 이미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첼시가 아스날을 잡아준다면 유로파리그 티켓은 리그 7위팀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나아가 확률은 낮지만 유로파리그 16강에 진출해 있는 울버햄튼이 기적적인 대회 우승을 거둔다면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아쉽게 1부 리그와 작별하게 된 팀도 있다. 노리치 시티는 일찌감치 강등을 확정했는데, 본머스와 왓포드엔 기회가 있었다. 본머스는 에버튼을 3-1로 제압하며 마지막 희망을 노렸다. 아스톤 빌라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지면 강등권을 탈출하는 상황. 그러나 아스톤 빌라가 1-1로 비겨 좌절하게 됐다. 왓포드도 아스날에 2-3으로 져 반전을 써내지 못했다.

다음 시즌엔 리즈 유나이티드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이 EPL에 합류한다. 특히 ‘리즈 시절’이라는 말로 유명한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4년 이후 16년 만에 1부 무대를 밟는다. 브랜트 포드와 스완지 시티, 카디프 시티와 풀럼의 대결 최종 승자가 최종 한 장의 승격 티켓을 두고 혈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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