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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다만악' 이정재, 여전히 새로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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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다만악' 이정재, 여전히 새로운 배우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8.04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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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오직 분노와 악으로 움직이는 추격자. 사냥감을 쫓는 맹수. 이정재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맡게 된 킬러 '레이' 캐릭터의 설명이다. 이렇다할 사연도 없고, 사실 설득할 생각도 없는 무자비한 인물. 어쩌면 불친절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를 스크린으로 내보이는 방법을 완벽하게 통달한 배우 이정재라면 달랐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악역' 흥행 배우 이정재가 역대급 악역으로 등장한다는 소식만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으로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그를 쫓는 추격자 ‘레이’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이정재는 한번 정한 타겟은 놓치지 않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로 분한다.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캐릭터"라면서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역대급 비주얼? 집요한 캐릭터 분석의 결과

영화 속 '레이'는 등장부터 강렬하다. 영화 속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등장하는 레이는 엄숙한 장소라고는 믿을 수 없는 비주얼로 등장한다. 화려한 의상과 문신, 장신구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정도.

'부자비한 추격자', '백정'이라는 설명 외에 영화 속에서도 레이의 과거사는 비중있게 담기지 않았다. 이정재는 관객들에게 레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섬세하게 보여주기 위해 의상을 비롯한 외적인 요소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레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눈으로 봤을때 그게 왠지 맞는거 같다, 설명이 없어도 눈으로 보이는 행동과 이미지가 그럴싸해보인다는 믿음을 드리는 것이 제일 중요했던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비주얼적인 면, 액션에 신경을 더욱 썼습니다. 모두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영화 의상팀과 협업했다고 밝힌 그는 "많은 의상이나 악세사리,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그렇다면 우리 스타일리스트 분이 도움을 드리면 어떻겠냐 제안을 했고, 영화 의상 스탭분이 흔쾌히 동의를 해주셔서 같이 하게 됐다"면서 "덕분에 조금 더 과감해질 수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소품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는 이정재는 "매 순간순간 작은 부분들이 모두 연기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살려서 넣을 수 있는게 있으면 다 살려서 넣었다"고 덧붙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언급할 수 없지만, 이정재가 언급한 이 '소품'은 단연 레이의 잔혹무도함을 보여주는 최상의 장치였다.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모두 다 쏟아낸 악역 연기… "어디까지 과격해질 수 있을까?"

영화 ‘관상’, ‘암살’ 등을 통해 매력적인 악역 캐릭터를 소화해 온 이정재는 "왜 저한테 이렇게 과격한 캐릭터들이 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농담을 하면서도 "좀 더 과격해보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며 말을 이었다.

"요즘 많은 영화에서 과격한 악을 맡은 인상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조금 더 다르게, 그 캐릭터가 어디까지 과격해질 수 있을까, 어떤 표현이 과격해보일까, 이런 고민을 촬영 들어가기 전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정재는 "그 전에는 행동보다는 내면의 표현을 통해 악역의 잔혹함을 드러내는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행동으로 표현하는데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그래서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행동으로 캐릭터를 표현해내기 위해 액션에도 디테일을 더했다. "이제 힘으로 밀어부칠 수 있는 때는 지났다"며 웃음을 터뜨린 이정재는 "각도나 스텝 위주로 더 신경썼다. 레이라는 캐릭터가 사람을 제압할 때는 이렇게까지 할 것 같다, 동작을 이렇게 하면 어떻겠느냐, 더 파워풀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상의도 많이 했다. 액션팀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답했다.

레이를 연기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을 묻자 "그냥 가만히 있을때도 잔인해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이정재는 "인상을 찡그리지 않으면서 가만히 앉아있을때도 좀 섬뜩하다는 느낌을 드려야 '진짜다' 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촬영 중에 혼자 있을때는 최대한 다른 얘기를 잘 안하고 계속 작은 부분을 찾으려고 해요. 시나리오에 없는 작은 설정들을 계속 생각하다보면 그 인물에 가깝게 가게 되거든요."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정재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간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해온 만큼 차별점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정재는 "항상 안 해봤던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다른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은 열망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선택부터 저번에 했던 것들과 뭐가 다르지 보는 것 같다. 선택한 이후에 캐릭터를 더욱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 이정재는 "레이는 그냥 행동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여태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 겹치는게 있나 생각해보면 없다.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취재 후기]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 건 관객들에게 '해야할 일'을 충분히 하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한 데뷔 28년 차 배우 이정재. 치밀하고 집요한 캐릭터 연구에서 여전히 변화에 목마른 열정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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