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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연재 중단 청원까지? 시대역행하는 '복학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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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연재 중단 청원까지? 시대역행하는 '복학왕'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8.13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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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MBC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에도 고정 출연 중인 웹툰 작가 기안84가 연재 중인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재 중지'를 요청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1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수요웹툰에는 기안84의 '복학왕' 304회가 공개됐다. 기안84가 휴재 후 약 3개월 만에 연재를 재개한 회차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캡처]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캡처]

 

해당 회차에는 무능한 여성 인턴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 위에 얹은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이 담겼다. 작가 기안84는 이 장면에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학벌이나 스펙, 노력.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라는 문구를 적었다. 이후 40대 노총각 팀장은 감탄하면서 주인공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회차 마지막에서는 노총각 팀장과 봉지은이 사귀는 사이로 그려지며, 성관계를 가졌다고 언급한다.

이를 본 독자들은 봉지은이 남자와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최종 합격했음을 표현한 내용이라며 크게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웹툰에서 '조개'는 '대게'로 수정됐다.

한편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안84의 웹툰 연재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 요건에 따라 기안84의 이름과 웹툰 제목은 숨김 처리된 상태지만, 해당 청원은 13일 오전 기준 4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하며 그린 장면을 보게 됐다"며 "부디 웹툰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의식을 가지고 웹툰을 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수정 전 원고. [사진=네이버 수요웹툰 '복학왕']
논란이 된 수정 전 원고 중 일부. [사진=네이버 수요웹툰 '복학왕']

 

뿐만 아니라 기안84가 고정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의 시청자 게시판에도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기안84의 무지함에서 오는 혐오조장 공중파에서 그만보고 싶다', '기안84의 다음 혐오가 궁금하지 않다' 등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의 형식적인 사과를 비판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네이버 웹툰은 ​해당 에피소드의 '작가의 말' 란을 통해 공지를 전하며 "작품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현재 작가님이 수정해주신 원고로 수정 반영 되었다. 향후 작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님과 함께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안84의 웹툰은 지난해에도 청각장애인 희화화, 외국인 생산직 노동자 비하 등 인권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네이버 웹툰 편집부 역시 그간 논란이 됐던 기안84의 웹툰인 만큼 좀 더 꼼꼼하게 체크하고 적절한 표현방법을 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누리꾼들의 중론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문제 의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여성이 남자 상관과 성관계를 가져 대기업 입사에 성공한다는 내용을 '사회 풍자'라며 웹툰에 담은 기안84의 성인지 감수성은 충격적일 정도다.

기안84 측이 웹툰 내용 수정 이외에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거센 연재 중단과 하차 요구를 두고 네이버와 MBC가 어떤 대응을 보일지도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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