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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라이프치히, 베르너-황희찬 없이도 [챔피언스리그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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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라이프치히, 베르너-황희찬 없이도 [챔피언스리그 대진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8.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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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라이프치히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구단의 역사입니다.” (한준희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4)의 새 소속팀 RB 라이프치히(독일)가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스페인)를 꺾고 구단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올랐다. 창단 11년 만에 이룬 쾌거다. 특히 대회 선수 등록이 불가한 황희찬과 첼시로 이적한 ‘주포’ 티모 베르너 없이 거둔 성과라 더 놀랍다.

라이프치히는 14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조제 알 발라드에서 열린 2019~2020 UCL 8강전 중립 단판경기에서 AT 마드리드를 2-1로 눌렀다.

2009년 창단해 독일 5부리그에서 시작한 라이프치히가 11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프치히는 일정상 전날 아탈란타(이탈리아)를 2-1로 꺾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오는 19일 오전 4시 결승 진출을 다툰다.

라이프치히가 창단 11년 만에 UCL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09~2010시즌 독일 5부였던 라이프치히는 모기업 스포츠음료 회사 레드불의 막강한 자금력과 공격적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분데스리가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2016~2017시즌 1부로 승격했고, 최근 두 시즌 연속 3위를 차지했다.

1987년생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지휘 아래 UCL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었건만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에 이어 AT 마드리드까지 잡아내며 역사를 새로 썼다.

전반전 팽팽했던 균형은 후반 5분 깨졌다.

라이프치히가 짧은 패스로 페널티박스 밖 오른쪽에서 공간을 만들었고 마르첼 자비처의 크로스에 다니 올모가 머리를 대 선제골을 만들었다.

AT 마드리드는 후반 13분 엑토르 에레라 대신 주앙 펠릭스를 투입한 뒤 공격에 활기를 띠었고, 펠릭스가 후반 26분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라이프치히도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교체로 피치를 밟은 타일러 아담스가 승부를 갈랐다. 후반 43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파고든 앙헬리뇨의 낮은 크로스를 받은 아담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오른발로 슛한 게 굴절돼 골키퍼 얀 오블락이 손쓸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실점 뒤 AT 마드리드가 분주하게 재차 동점골을 노렸지만 라이프치히가 끝까지 잘 버텨냈다.

라이프치히는 창단 이후 가장 짧은 시간만에 UCL 4강에 오른 팀이 됐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캡처] 

UCL 우승은 없지만 3차례 준우승한 데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라리가 ‘3강’으로 꼽히는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경기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결과까지 잡아냈다. 만 33세 나겔스만 감독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지략 대결에서 승리한 셈이기도 해 라이프치히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선이 집중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PSG전 역시 단판 승부로 치러지기 때문에 결과를 쉽사리 분석하고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올 시즌 리그에서 28골 7도움을 올리며 득점 2위에 오르고, UCL에서도 4골을 기록한 베르너가 첼시로 떠난 뒤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란 평가가 따랐는데, 우려를 지워냈다. 이날 슛 개수 10-9, 점유율 57-43으로 앞섰다. 리그에서 2골 이상 실점한 게 단 2경기에 그치는 AT 마드리드의 막강한 수비진을 상대로 공격력을 뽐냈다.

RB 잘츠부르크에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이적 선수 등록 기간이 지난 뒤라 이날 뛸 수 없었다. 황희찬 역시 올 시즌 UCL에서 3골 3도움을 남겼던 바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기존 자원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뽐냈다.

라이프치히가 UCL 입성 3년 만에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만날 PSG가 ‘유럽 4강’에 돌아오기까지 25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1992년 유러피언컵이 챔피언스리그로 재편된 뒤 창단에서 4강까지 걸린 최단시간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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