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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광현' 성공적 선발 데뷔, 류현진과 비교하면? [2020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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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광현' 성공적 선발 데뷔, 류현진과 비교하면? [2020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18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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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BO리그 톱 레벨 선수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한다’는 속설은 역시나 믿을 만한 이야기인걸까.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함께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손꼽히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성공적인 빅리거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0 MLB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3⅔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했다.

지난달 25일 마무리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우여곡절 끝에 가진 선발 첫 경기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18일 시카고 컵스와 2020 MLB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삼진을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첫 시즌 제 자리를 찾기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큰 뜻을 품고 빅리거 도전에 나선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호평을 받으며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듯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선발로서 무실점 호투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사정 없이 흔들렸다. 리그가 무기한 연기되며 갈 곳을 잃었다. 외로움에 힘겨워하기도 했다. 4개월 만에 리그가 개막했지만 예상치 못한 마무리로 시작해야 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개막전 마무리로 데뷔해 진땀을 흘렸지만 결국 세이브를 올리며 자신감을 얻는 듯 했지만 팀 내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며 경기 출전은 또다시 미뤄졌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팀 내 부상자가 발생하며 다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일정 취소로 등판일이 미뤄지긴 했지만 김광현은 잘 참고 기다렸다.

 

김광현은 선발 데뷔전에서 만족스러운 피칭을 펼쳤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과감히 공을 뿌렸다. 첫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과감한 승부와 날카로운 제구에도 운이 따르지 않으며 볼넷과 2루타로 실점 위기에 몰렸다. 윌슨 콘트레라스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1사 주자는 만루.

하지만 김광현은 시속 146.8㎞ 속구로 이안 햅을 돌려세우더니 이날 가장 빠른 147.4㎞ 빠른공으로 데이비드 보트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하고 위기를 지워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김광현은 3회 브라이언트에게 안타, 앤서니 리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하비에르 바에즈와 승부에서 잘 활용하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통해 병살타를 이끌어 내는 등 또다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첫 타석에서 삼진을 잡아냈던 햅에게 맞은 홈런이 뼈아팠다. 4구 속구가 몸쪽 실투가 됐고 햅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좌중월로 멀리 날아갔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보트와 조시 페글리를 연속으로 땅볼 아웃 처리했다. 아쉬운 건 이날 임무가 여기까지였다는 것. 57구만을 던졌지만 20여일 만에 실전 등판했다는 점에서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내려보냈다.

 

김광현(가운데)이 57구를 던진 뒤 4회 2사 후 마운드에서 물러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KBO리그에서 150㎞를 우습게 던졌던 김광현이지만 이날은 최고 시속도 150㎞를 넘지 못했다. 더 많은 투구수를 던질 수 있도록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첫 선발 등판이라는 걸 고려해야 한다. 류현진은 첫 선발등판 경기에서 6⅓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지만 안타를 10개나 맞으며 빅리그의 높은 벽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박찬호 또한 3이닝 1실점했고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등도 첫 경기엔 고전했다.

마무리로 나섰을 때와 달리 김광현은 특유의 미소도 보이며 여유로워 보였다.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위기관리 능력도 훌륭했다. 평균자책점(ERA)을 9.00에서 3.86으로 크게 떨어트렸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관건으로 여겨졌던 커브도 준수했다. 체인지업을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빠른 인터벌을 바탕으로 펼치는 공격적인 투구가 눈에 띄었다. 구속이 오른다면 더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던 첫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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