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23:00 (화)
과감한 류현진 김광현, 주무기 빛낼 2%는? [SQ포커스]
상태바
과감한 류현진 김광현, 주무기 빛낼 2%는?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18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역시 한국 최고의 원투펀치다웠다. 먼저 출격한 아우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호투하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1선발의 품격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6구를 던지며 사사구 없이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5-1로 앞선 7회말을 앞두고 교체된 류현진은 팀이 7-2 대승을 거두며 연패를 끊어냄과 동시에 시즌 2승째를 따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역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큰 기대를 받고 토론토에 입단했지만 첫 두 경기는 실망스러웠다. 구속이 나오지 않자 더욱 세밀한 제구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볼넷과 실점이 늘어났다.

하지만 3번 실패는 없었다.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이닝 8탈삼진 무실점하며 첫 승을 따내더니 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선 6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이날은 다소 양상이 달랐다. 구속은 여전히 150㎞ 여전히 넘지 못했지만 투구 스타일에선 차이가 있었다. 까다로운 승부를 펼치며 삼진도 많이 잡아냈지만 이와 함께 볼넷도 3개, 2개 허용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적극적으로 승부를 펼쳤고 맞춰 잡으며 투구수도 아낄 수 있었다.

1회말 2번 타자 앤서니 산탄데르와 10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후속 타자들에게 커브와 체인지업을 통해 땅볼을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미 20구를 던진 류현진이지만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타선이 4점을 내며 기분 좋게 3회 마운드에 올랐다. 앤드류 벨라스케스에 이어 왼손 킬러 핸저 알베르토를 연속으로 바깥쪽, 몸쪽을 오가는 속구로 의표를 찌르며 루킹 삼진을 잡아낸 건 이날 경기의 백미

4회엔 산탄데르와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안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팻 발라이카에게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6이닝 1실점 호투한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5회도 무사히 넘긴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알베르토를 만났지만 이번엔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삼진을 빼앗아냈다. 산탄데르에겐 병살타를 유도하며 임무를 마무리했다.

탈삼진은 줄었지만 지난 경기 후 언급한 대로 볼넷을 내주지 않은 건 큰 수확이었다. 구속이 뒷받침되지 않았지만 과감히 몸쪽에도 속구를 꽂아넣었고 상대 타자들을 방망이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땅볼 아웃이 11개나 나올 수 있었던 이유였고 그로 인해 본래의 스타일을 되찾을 수 있었다.

볼티모어는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뉴욕 양키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고의 투수들인 뉴욕 양키스 게릿 콜(6⅔이닝 3실점), 워싱턴 내셔널스 듀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4⅓이닝 5실점)와 맥스 슈어저(7이닝 5실점)도 고전케 한 볼티모어였지만 류현진은 안정을 찾으며 ERA를 4.05에서 3.46까지 크게 낮췄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김광현이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지난달 25일 마무리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러 세이브까지 따냈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겼고 결국 원하던 선발로 나서 만족할 성과를 냈다.

홈런 한 방에 실점하기는 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빠른 인터벌과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탈삼진은 적었지만 효율적으로 던졌다. 57구만 던졌지만 20일 이상 실전에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내려보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도 선발 데뷔전을 훌륭히 마쳤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13년 만에 선발로 동반 출격한 이들이 나란히 호투하며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둘 모두 과감함을 앞세워 큰 위기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는 안정적인 제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3경기 연속 호투하며 안정감을 찾은 류현진과 선발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은 김광현이기는 하지만 아직 만족하기는 이르다. 분명히 더 나아질 부분이 있으니 바로 구속이다.

류현진은 안정적인 제구와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컷터) 등을 앞세워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이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땅볼 타구를 유도해내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광현도 마찬가지. 날카로운 코너워크와 예리한 슬라이더에 MLB 타자들도 꼼짝하지 못했다.

여기에 구속만 회복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류현진은 홈플레이트 앞까지 속구와 궤적이 유사한 체인지업과 컷터를 활용하는데, 속구에 힘이 더 실린다면 이 구질의 활용성은 더욱 커진다. 느린 커브도 보다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다.

류현진의 구속 증가가 다른 구종을 잘 활용하기 위한 것에 맞춰져 있다면 김광현은 빠른공 자체가 큰 무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50㎞ 중반대 공을 뿌리던 그다. ‘왼손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라’는 야구계 격언이 있다. 그만큼 큰 가치를 가진 게 김광현의 빠른공이다. 강점인 낙차 큰 슬라이더의 위력도 배가될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