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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단단한 수비에 공격까지 잘 푼 서울, 결정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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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단단한 수비에 공격까지 잘 푼 서울, 결정력이 아쉽다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8.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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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가 공·수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지만 골 결정력 부재로 승리를 놓쳤다.

서울은 지난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6라운드 수원FC(이하 수원) 전에서 0-2로 패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몰아쳤으나, 후반 17분과 추가 시간 안병준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치열한 중원 싸움을 펼친 서울 미드필더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치열한 중원 싸움을 펼친 서울 미드필더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은 8월 들어 치른 3경기에서 2승 1무 호성적을 올리며 거칠 것 없는 흐름을 타고 있었다. 12라운드 아산 전 패배로 주춤하나 했지만, 부천과 전남을 잡아내고 선두권 대전과 비기며 다시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상승세 바탕에는 수비 조직력 안정화가 한몫하고 있다. 앞선 3경기에서 서울이 주도권을 갖고 풀어간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모든 경기에서 4-6 정도의 점유율 열세와 많은 슈팅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1실점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 수비가 단단했다는 방증이었다.

사실 서울 수비는 시즌 초반부터 리그 상위권에 꼽힐 만큼 평가가 좋았다. U-23 대표팀 이상민과 김태현이 리그 전 경기를 소화했고, 김성현과 김동권 등이 힘을 보태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더불어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진환 경험이 더해지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울 수비 라인은 안정화됐다.

이날도 김태현-이상민-김동권으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은 후반 17분 선제골을 허용하기 전까지 마치 철벽과도 같았다. 이들은 상대 최전방 공격수인 안병준을 집중 마킹했다. K리그2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그를 자유롭게 놔둔다면 그만큼 상대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는 꼴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장윤호-최재훈-곽성욱 중앙 라인도 상대 미드필더 말로니와 김건웅을 꽁꽁 묶었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해 전진을 막았고, 설령 중앙 공백이 생겼더라도 후방 스리백과 함께 빠른 커버로 상대 공간 활용을 저지했다.

그리고 서울 수비는 내려서야 할 때는 확실히 내려섰다. 수원이 안병준-마사-모재현을 필두로 빠르게 올라서 위협적인 역습을 시도한다면 순식간에 수비 라인이 무너질 위험이 있었다. 따라서 상대가 뒷공간을 노리는 위기 순간에는 스리백과 함께 박성우와 고재현 윙백들도 한껏 라인을 물려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이처럼 수비는 안정적이었으나, 문제는 공격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관건이었다. 정정용 감독도 경기 전 방송사 인터뷰에서 “수비만 할 수 없으니 공격으로 전환됐을 때 빠른 템포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훈련을 통해서 발전됐다고 보는데, 경기 중에 그런 모습들이 나타나야 한다”며 공격에 있어 많은 고심을 하는 듯했다.

또한 서울은 지난 맞대결에서 정교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으며 완패를 당한 바 있었다. 최전방 공격수를 보고 때려 넣는 롱볼을 주 공격 루트로 삼았지만, 서울이 추구하는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를 구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최근 탄탄한 수비를 이끄는 김진환-이상민-김태현 [사진=서울이랜드FC]
최근 탄탄한 수비를 이끄는 김진환-이상민-김태현 [사진=서울이랜드FC]

하지만 정정용 감독 걱정이 기우로 느껴질 만큼 서울 공격은 여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팀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공격이 효과적이었다. 수비 성공 후, 수비수들과 3선 미드필더들이 공을 주고받는 동안 공격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키 패스가 가능한 장윤호와 곽성욱이 최전방을 보고 찔러주자 레안드로와 김민균이 쉽게 슈팅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상대 압박을 피하는 빠른 패스와 공을 받지 않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도 뛰어났다. 수원도 수비 시, 마사-김건웅-말로니로 이어지는 중앙 라인이 빠르게 수비로 전환했는데 서울 미드필더들은 짜임새 있는 패턴 플레이로 탈 압박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공을 가진 장윤호가 압박당하면 그는 공을 끌지 않고 최소한의 터치로 패스 길을 열었고, 최재훈과 곽성욱 등 주변 동료 선수들도 쉽게 전방으로 나갈 수 있도록 빈 공간에서 패스 받을 준비를 마쳤기에 서울 특유의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가 그라운드에 잘 묻어 나왔다.

후반 초반까지 서울이 주도하는 경기가 펼쳐졌고,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금방이라도 서울이 선제골을 터뜨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서울은 끝내 수원 골문을 뚫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선 레안드로 짝으로 김민균이 최전방에 배치됐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될 때 원활한 연계를 위한 투입이라고 보였으나, 결정력 부분에선 아쉬움이 짙었다. 주전 공격수 수쿠타 파수가 컨디션 난조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후반전 교체 투입된 원기종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을 미뤄보아 원론적으로 최전방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가 극히 적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골 기회가 전무 했던 것은 아니었다. 전반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쳤기에 그만큼 득점 찬스는 많았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장윤호가 밀집 수비를 떨치고 시도한 프리 헤딩과 후반 37분 최재훈의 강력한 슈팅 등 득점과 가까운 슛이 나왔지만, 그 때마다 상대 골키퍼 선방과 골대 불운에 울었다.

계속된 기회 속에서도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니 수원이 점차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17분 안병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단단했던 수비도 무너졌다. 후반전 공격적인 교체 투입과 선제 실점 이후 경기를 다시 주도적으로 끌고 갔으나 여전히 마무리가 미약했다. 전반 36분 공격 과정에서 공을 밟고 경미한 무릎 부상을 입은 레안드로가 끝까지 투혼을 불살랐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고, 후반 종료 직전 안병준에게 다시 실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이날 승패는 골 결정력 차이에 있었다. 정정용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술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득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감독이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결국 골은 문전에서 마무리하는 선수 능력에 달려있다. 시간을 따로내서 공격적으로 심도 있게 훈련을 계속하겠다”며 전방 결정력 부재를 인정하고, 이후 보완을 다짐했다.

서울은 다시 6위(승점 22)로 순위가 떨어졌다. 올 시즌 상위권으로 치고 나갈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그 때마다 아쉬운 결정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만족할만한 경기력을 펼치는 노하우를 얻었다면 확실한 결과를 잡기 위해 방점을 찍는 방법도 체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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