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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토론토서 한화 때 표정 또 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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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토론토서 한화 때 표정 또 볼 줄이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8.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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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미국에서 그 표정을 재현할 줄이야.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한국에서 겪었던 고통을 겪었다. 수비가 그를 도와주지 않는 바람에 또 시즌 3승 달성을 미뤘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토론토 임시 홈구장)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시즌 7번째 선발 등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으나 3루수 에러, 불펜 난조로 노 디시전(승패 없음)했다. 6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2020년 토론토의 류현진. [사진=엠스플뉴스 하이라이트 캡처]
2012년 한화의 류현진. [사진=SBS ESPN 하이라이트 캡처]

 

6회초 2사 만루는 마치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시절을 보는 듯 했다.

앞서 페드로 세베리노를 삼진 처리하고 기세를 올린 류현진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이닝 종료가 확실해 보였다. 한데 3루수 트레비스 쇼의 1루 송구가 원바운드가 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쇼도 쇼이지만 쇼의 원바운드 송구를 포구하지 못한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도 아쉬움이 남았다.

류현진은 고개를 젖힌 채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었다. 8년 전 문학구장(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의 장면을 떠올린 야구팬들이 많을 듯하다. 당시 한화 야수들은 한 경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숱한 에러를 저질러 류현진을 고생시킨 바 있다. 류현진이 왜 ‘소년 가장’이란 별명을 얻게 됐는지 극명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류현진은 실점 상황 때 나온 행동을 두고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쳐다봤다”고 돌이켰다.

어려운 가운데 제 몫을 다한 류현진. [사진=AFP/연합뉴스]

 

토론토도 한화와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승수 쌓기가 쉽지 않다. 지난 등판에서 국내 야구팬들은 포수 리즈 맥과이어의 미숙한 미트질, 뜬공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다. 류현진이 잘 막고 내려가면 불펜이 동점을 허용해 승리를 날린다. 이날도 3-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나 조던 로마노가 8회 동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평균자책점만 내렸다.

불운은 이 말고도 또 있다. 기록원이 마운트캐슬의 땅볼을 에러가 아닌 내야 안타로 판단한 것이다. 쇼의 실책이면 류현진의 2실점은 전부 비자책이 돼야 하지만 안타로 처리하는 바람에 자책 2점이 됐다. 본래 2.68이여 마땅한 류현진 방어율은 3.16이 됐다. 3.18에서 0.02만 내렸다.

더버팔로뉴스의 마이크 해링턴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몇 년간 본 것 중 최악의 결정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격으로 일하는 MLB 공식 기록원들이 대체 뭘 보고 이렇게 했는지 알고 싶다”고 분노했다.

자책점 정정과 관련한 질문에 류현진은 “구단이 알아서 잘해줄 거라 생각한다”며 “투수코치님과 프런트가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의 제기로 기록이 번복된 경우가 있어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 지난해 7월 류현진은 릭 허니컷 LA 다저스 투수코치의 이의제기로 보스턴 레드삭스전 2실점이 비자책으로 수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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