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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더비 '클라쓰', 단순해진 ACL '경우의수' [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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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더비 '클라쓰', 단순해진 ACL '경우의수' [FA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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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 명가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간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동해안더비’. 지난 시즌 K리그1(1부) 우승 레이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동해안더비가 올해는 대한축구협회(FA)컵을 명승부로 수놓았다.

울산은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포항과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2017년 처음 FA컵을 제패했던 울산은 2018년 준우승 아픔을 뒤로 하고 3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공교롭게 결승 상대는 현재 리그에서 승점 2 차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가(家) 라이벌 전북 현대다. 두 팀은 11월 4일 문수축구경기장,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결승전을 벌인다. 울산은 리그 포함 전북과 남은 2차례 맞대결 결과에 따라 더블도 무관도 모두 가능하다. 전북 역시 마찬가지.

조현우(오른쪽 세 번째)의 선방쇼에 힘입어 울산 현대가 리그와 FA컵 더블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수원 삼성(5회)에 이어 FA컵 통산 우승횟수 2위(4회)인 포항은 승부처마다 울산을 잡아왔지만 이날은 승부차기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넘지 못했다. 

울산은 올해 K리그1 정규라운드에서 포항을 두 번 모두 격침시켰다. 하지만 이날은 전반 12분 어이없는 자책골로 수세에 몰렸다. 김태환의 백패스가 다소 강했고, 붕 뜬 공은 조현우가 받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조현우가 뒤늦게 발을 뻗었지만 공은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울산은 공세를 높였고, 포항이 잘 막아냈다. 김인성의 슛이 포항 골키퍼 강현무에게 막혔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비욘 존슨의 헤더가 골대에 맞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주니오, 윤빛가람을 교체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결국 후반 8분 홍철의 왼발 프리킥에서 나온 세컨드 볼을 김인성이 재차 슛으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로 양 팀 골키퍼의 ‘선방쇼’가 이어졌다.

후반 20분 주니오의 절묘한 힐킥을 강현무가 쳐냈고, 후반 37분 일류첸코의 헤더를 조현우가 기가 막히게 저지했다. 팽팽한 균형은 추가로 주어진 연장 30분 동안에도 깨지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포항 강현무도 엄청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현우가 먼저 포항 첫 키커 일류첸코의 슛을 방어하자, 강현무가 울산 3번 키커 김인성의 슛을 선방하며 응수했다. 김인성의 파넨카 킥을 막아냈지만 강현무가 킥 전 골라인을 벗어나 반칙이 선언됐다. 김인성이 한 번 더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엔 오른쪽 구석으로 향하는 공을 강현무가 또 다시 걷어냈다.

그 뒤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승부차기 3-3에서 양 팀 5번째 키커 주니오와 팔로세비치 모두 공을 허공에 날렸다. 6번째 키커 정승현과 강현무의 슛은 다시 골키퍼들이 막아냈다. 7번 키커 이동경과 최영준도 나란히 실축하며 중계진을 거듭 놀라게 했다.

승부는 8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홍철이 골망을 가른 반면 송민규는 조현우에게 막혔다. 조현우는 이날 승부차기 포항의 킥 8개 중 3개나 막아내며 울산을 결승에 올렸다. 그야말로 3년 연속 K리그1 베스트일레븐 골키퍼로 선정된 ‘빛현우’다운 활약이었다. 

전북 역시 15년 만의 FA컵 탈환을 노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편 전북은 구스타보의 결승골을 앞세워 성남FC를 1-0으로 눌렀다. 올 시즌 리그에서 성남에 1무 1패 열세였지만 FA컵에서 이를 만회했다. 15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성남은 2014년 시민구단 전환 직후 이뤄낸 우승 영광을 되찾고자 했지만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이로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경우의 수가 다소 단순해졌다. K리그1 1, 2위를 차지할 게 거의 확실한 울산과 전북이 결승에서 만난다. 파이널B(하위스플릿)로 처진 9위 성남의 ACL 진출 꿈은 좌절됐다. 리그 1, 2위 팀 중 FA컵 우승팀이 나오면 ACL 티켓은 리그 4위에게 돌아간다.

헌데 현재 4위 안에 연고 이전으로 자동 강등이 확정된 상주 상무(승점 38)가 자리하고 있어 차순위인 5위까지 ACL행을 바라볼 수 있다. 파이널A(상위스플릿) 3위 포항(승점 38)은 6위 광주FC(승점 25)와 승점 차가 13이라 ACL 자력진출이 유력하다. 사실상 마지막 한 장을 두고 5위 대구FC(승점 31)와 광주가 다투는 양상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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