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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비현실적 ERA, 파란만장 2020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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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비현실적 ERA, 파란만장 2020 마무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9.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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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1.62.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해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ERA)이다. 아무리 KBO리그 최고 에이스였다지만 최고의 무대에서 이토록 잘해낼 줄 예상한 이가 얼마나 될까.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0 MLB 홈경기를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마쳤다. 투구수는 99개였다.

2020시즌 ERA(방어율) 1.62를 기록한 김광현. [사진=AP/연합뉴스]

 

3-1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온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4-2로 승리, 첫 시즌을 3승으로 마감했다. 앞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5승(2패)을 거둔 1년 선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동반 승리다. 코리안 빅리거가 동반승을 따낸 경우는 2005년 8월 25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서재응(당시 뉴욕 메츠) 이후 15년 만이다. 

그야말로 놀라운 퍼포먼스였다. 7경기(선발 6경기) 34이닝 평균자책점이 1.62다. 비정상적 시즌이라 표본이 적고, 김광현이 규정이닝을 채운 것도 아니지만 세계의 야구 고수들이 집결한 MLB에서 1점대 방어율을 찍었다는 사실은 믿기가 어렵다. 30이닝 이상 소화한 전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다. 

그 덕에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제이크 크로넨워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알렉스 봄(필라델피아 필리스) 등과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MLB닷컴이 ‘포스트시즌에서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는 신인’으로 꼽을 만큼 김광현의 위상은 커졌다.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의 배려 속에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김광현의 표정은 밝았다. “한국인 선배 류현진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며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뛰어난 피칭으로 선발 진입이 유력해 보였다.

 

5이닝 1실점으로 2020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감한 김광현.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목을 잡았다. 재입국에 문제가 발생할 걸 우려,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훈련장에서 외롭게 훈련했다. 개막마저 미뤄져 루틴이 깨진 데다 일정마저 불투명하자 김광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건, 또 예상치 못한 일들에 부딪히는 건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데뷔전을 치렀으나 보직이 마무리였다. 세이브는 올렸으나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진땀을 뺐다.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이 코로나19 집단 양성반응을 보이면서 김광현이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전 3⅔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똘똘한 선발임을 입증했다. 제일 부진했던 게 지난 2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5⅓이닝 4실점일 정도로 안정감이 뛰어났다.

시즌 막판에는 신장 경색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 치료와 재활까지 거쳤던 김광현이다. 파란만장했던 2020년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NL 중부지구 2위 세인트루이스는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높다. CBS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김광현의 다음 등판일정을 와일드카드 결정전 3차전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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