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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황제' 쿠드롱, 눈물의 의미 [PBA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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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황제' 쿠드롱, 눈물의 의미 [PBA 챔피언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05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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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늘 밝기만 했던 프레드릭 쿠드롱(52·벨기에·웰뱅 피닉스)이었지만 우승을 확정한 뒤 흘린 눈물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한가위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는 없겠지만 쿠드롱에게도 추석은 가족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시기였다. 누구보다 기쁜 날이었기에 더욱 가족이 떠올랐고 자연스레 눈물이 흘렀다.

쿠드롱은 4일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 서울에서 2020~2021시즌 PBA 2차 투어인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7전4승제)에서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37·그리스·TS·JDX 히어로즈)를 세트스코어 4-0(15-14 15-11 15-6 1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4일 2020~2021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승리한 뒤 우승트로피를 껴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BA 제공]

 

최초의 남자로 등극한 쿠드롱이다. 화려했던 명성을 뒤로 하고 지난 시즌 PBA 투어에 진출한 쿠드롱이지만 초반엔 좋지 않았다. 서바이벌 무대에서 탈락하는 일도 있었다. 일각에선 ‘쿠드롱도 통하지 않는 무대’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하지만 진짜는 어디서도 통하는 법. 쿠드롱은 결국 적응했고 4번째 대회 만에 정상에 올랐다. 그 대회가 바로 지난해 추석에 열린 TS샴푸 PBA 챔피언십이었다. 그리고 그는 1년 만에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동일한 타이틀스폰서 대회 정상에 올랐다.

결승 최단 시간, 첫 셧아웃 승리로 PBA 최초 2회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시즌 만에 누적 상금은 2억2700만 원으로 불어났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인터뷰에선 순간 목이 멨다. 쑥스러운 듯 애써 부정했지만 이후 그 눈물의 의미에 대해 털어놨다.

쿠드롱은 “지난주에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큰 수술을 받게 됐다. 우승 순간 감정적이 돼 울컥했다”면서도 “제 아내가 임신한 건 아니”라고 이내 유쾌한 성격으로 돌아왔다.

우승을 확정짓고 감격스러워 하는 쿠드롱. 인터뷰 도중엔 편찮으신 어머니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 [사진=PBA 제공]

 

화려한 경력과 높은 기대감에 비해 지난 시즌 성과가 아쉬운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젠 가장 먼저 2승에 선착하며 명실상부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됐다. 이젠 PBA 투어에 완벽히 적응한 것일까.

“완벽히 적응했다고 하긴 어렵다. UMB(세계캐롬연맹) 대회에서도 서바이벌 경기를 많이 했었다”는 쿠드롱은 “가장 중요한 건 침착성이다. 내가 점수를 많이 내도 상대의 결과에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한다. 또 상대가 하이런을 한다거나 하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시스템적인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다음 서바이벌에서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성대하게 자축할 법도 하지만 “조용히 좋은 친구들과 식사하고 너무 시끄럽지 않게 축하파티를 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쿠드롱은 이제 쿠드롱은 보름 가량 휴식을 취한다. 

이후엔 오는 20일부터 열릴 PBA 팀리그 3라운드에 나선다. 쿠드롱은 웰뱅 피닉스의 주장을 맡고 있다. 2라운드까지 10경기에서 3승 4무 3패(승점 13), 팀은 공동 3위에 머물고 있다. 개인리그에서와 달리 쿠드롱은 7승 9패(단식 5승 5패, 복식 2승 4패)로 전체 12위로 부진한 탓이 크다.

PBA의 진정한 황제로 거듭난 쿠드롱. 개인 리그에 이어 팀리그에서도 걸출한 기량과 함께 리더십까지 뽐내며 웰뱅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지 시선이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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