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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비 붕괴 수원, 쉽지 않은 우승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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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비 붕괴 수원, 쉽지 않은 우승 도전기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10.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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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축구계에선 ‘공격이 좋으면 경기를 이기고, 수비가 좋으면 우승한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통용돼왔다. 1위 탈환을 노린 수원FC(이하 수원)에 단단한 수비가 필요했지만 그 한계를 노출했고, 선두 싸움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원은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4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 전에서 3-4로 패했다. 전반에만 양 팀이 3골씩 몰아치는 난타전이 펼쳐졌고, 수원은 역전을 위해 분전했으나 후반 43분 박찬용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무너졌다. 이날 결과로 수원(승점 48)은 제주(승점 51)에 이은 2위에 자리했다.

수원은 전남 전 패배로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은 전남 전 패배로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은 선두 경쟁을 펼치는 제주가 전날 경남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경기서 반드시 승리해야 선두 경쟁에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공·수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사실 수원은 시즌 초부터 화려한 공격진에 초점이 맞춰있던 팀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안병준과 셰도우 스트라이커 마사가 각각 17골, 10골로 팀 득점(45골) 절반을 책임졌다. 그리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에 합류한 라스까지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다. 장신 라스 제공권을 활용해 공격 루트를 다변화했고, 라스도 7경기 3골로 그 기대에 부응하며 팀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지난 5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민규-장준영-조유민-이지훈으로 이어지는 포백이 단단함을 자랑했고, 유현 골키퍼 부상으로 16라운드부터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는 박배종도 그 공백을 잘 메워주는 중이다. 여기에 중앙 미드필더 말로니, 김건웅이 1차 저지선 역할을 소화해 완벽한 수비 라인이 구축돼 있다. 상대는 그만큼 공격을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고, 수원 최대 강점인 공격력이 원활히 구현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수원은 전반 1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선제골을 터뜨렸는데, 이 역시도 수비부터 시작됐다. 킥 오프 이후 안정적이지만 빠른 빌드업이 시작됐고, 오른쪽 수비 이지훈이 전진 패스로 한 번에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이를 받은 안병준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전남 박찬용 자책골을 유도해냈다.

그러나 수원 수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흔들렸다. 측면 수비가 무너져 빠르게 경기 균형이 맞춰졌다. 전반 10분 후방에서 라스에게 연결되는 공이 끊겼고, 전남 간결한 패스에 왼쪽 수비가 완전히 뚫리며 이지훈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물론 전남 공격이 날카로웠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전남이 승점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라인업을 꾸린 듯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수비 시에는 파이브백으로 한껏 내려섰고, 공격 전환 과정에선 빠르게 스리백으로 전환해 공격 숫자를 늘렸다. 수원도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들고 나왔기에 상대가 역동적인 공격을 이어가자 수비 라인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안정감이 부족했던 수원 수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체적인 안정감이 부족했던 수원 수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 수비는 지난 5경기 무실점 경기를 펼쳤을 때와 너무나 달랐다. 특히 전남 양측 윙백인 이유현과 최효진을 필두로 몰아치는 측면 공격에 뒷공간 노출이 심했다. 수원 선수들은 미리 끊어내는 수비를 하려 했지만, 상대가 경합을 피하고 수비 빈 공간을 노리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측면 균형이 무너지니 센터백 커버 플레이가 필요했고, 조유민과 장준영에게 하중이 가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센터백들은 반복되는 라인 후퇴와 측면 이동에 애를 먹었다. 장준영은 선수 마킹에서 헤매며 후방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 이후권과 추정호, 이종호가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 전개를 하자 상황에 휘둘리는 수비를 할 뿐이었다. 조유민도 마찬가지였다. 후반으로 접어들자 그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빌드업 과정에서 앞으로 나가는 패스가 자주 끊겼고, 안일한 클리어링으로 아찔한 장면을 만들었다.

K리그2에서 가장 단단했던 3선 라인과 최근 좋은 선방을 보여주던 박배종 골키퍼도 의문을 남겼다. 이날 전남은 이후권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데 수원 중원 미드필더들이 그를 너무 자유롭게 놔뒀다. 이후권이 중앙에서 활개 치니 그만큼 전남 공격은 원활하게 전진할 수 있었고, 수원은 수비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말로니는 중원 수비에 있어 다소 아쉬운 활동량으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장성재와 교체됐다. 

심지어 박배종 골키퍼는 두 번째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판단 착오로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점을 내줬다. 경기 중간 몇 차례 팀을 구해내는 선방도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 최후방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실수가 나왔고, 이는 팀에 치명타를 입힌 셈이 됐다.

결국 수원은 경기 내내 흔들린 수비를 수습하지 못했고, 후반 43분 결승골을 허용하며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이 장면에서도 프리킥에서 중앙 집중된 수비를 피해 앞으로 끊어오는 박찬용을 아무도 막지 않았다. 

이날도 수원 특유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3-1로 스코어가 벌어진 위기에서도 공격진은 집요하게 상대 수비를 노려 동점을 만드는 데까진 성공했다. 하지만 불안한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수비만 잘 버텨줬더라면 3골로 승점 3을 기록하는데 충분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 평가다.
김도균 감독도 “전반전 수비 실수로 실점이 늘어났다. 선두 경쟁에 있어 이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아쉬움을 꼬집었을 만큼 우승 경쟁을 위해선 반드시 수비 문제를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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