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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G2에 통쾌한 설욕, 쑤닝 잡으면 100억? [2020 롤드컵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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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G2에 통쾌한 설욕, 쑤닝 잡으면 100억? [2020 롤드컵 결승]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26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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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화끈한 전투 대승으로 시작한 발단부터 한 차례 위기, 다시 우위를 잡은 뒤 완벽한 한타로 순식간에 이끌어낸 결말까지. 담원 게이밍은 한 편의 손색 없는 복수극을 완성했다.

담원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미디어 테크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리그 오브 레전드(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에서 유럽 챔피언 G2 e스포츠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 롤드컵 8강에서 자신들을 울렸던 G2에 스코어마저 똑같은 3-1로 설욕을 했다. 이젠 롤드컵 정상에 LCK 깃발을 꽂을 일만 남았다.

담원 게이밍이 24일 2020 롤드컵 4강에서 G2 e스포츠를 3-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사진=LOL e스포츠 페이스북 캡처]

 

2017년 창단한 담원은 빠르게 성장하며 1부 리그에 승격했고 지난해 롤드컵 무대까지 밟았다. 플레이 인 그룹 스테이지부터 시작한 담원은 4전 전승을 거뒀고 플레이 인 녹아웃 토너먼트에서도 3-1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LPL(중국리그) 인빅터스 게이밍 등을 잡아내며 8강에 진출하며 기대감을 키웠는데 G2를 넘어서지 못했다.

LCK 팀들은 2013년부터 5연속 우승 달성하며 한국 롤의 위대함을 알렸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은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엔 G2에 덜미를 잡혔다. 8강에서 담원은 ‘너구리’ 장하권의 공격성을 역이용한 G2의 수싸움에 밀렸다. 올 시즌에도 젠지 e스포츠가 8강에서 G2에 셧아웃당했다.

G2에 LCK 팀들은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G2는 도발을 일삼았다. 젠지를 3-0으로 꺾고는 약올리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고 ‘담원은 큰 장매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탑 e스포츠(TES)-쑤닝 게이밍의 결과에만 집중하겠다며 벌써 결승에 진출한 것처럼 행세했다. ‘LCK’는 결승에 없을 것이라며 3-0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담원은 승리 후 헹가래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앞서 G2가 젠지를 꺾고 했던 걸 그대로 따라한 것이었다. [사진=G2 e스포츠 트위터 캡처]

 

담원으로선 동기부여가 확실했다. LCK 서머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던 담원은 우승후보 징동 게이밍(LPL) 등을 물리치고 손쉽게 8강에 오르더니 드래곤X(DRX)에 3-0 승리하며 팀 창단 첫 롤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 운명의 상대 G2. 담원은 1세트 초반부터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며 차이를 벌렸다. 특히 ‘너구리’ 장하권은 상대 정글의 갱킹으로 1대2로 싸웠음에도 죽지 않고 잘 버텨냈고 그 사이 미드와 바텀에서 잘 성장하며 승리를 따냈다. 2세트는 초반부터 손해를 보며 드래곤 싸움에서 밀렸고 승부는 원점이 됐다. 

그러나 우려할 건 없었다. 선취점을 뺏기고도 담원은 바텀 조합 ‘고스트’ 장용준과 ‘베릴’ 조건희가 라인 주도권을 꽉 쥐며 승리를 향한 스노볼을 굴려나갔다. 장용준이 킬을 쌓아갔고 승리 또한 자연스럽게 담원이 챙겼다.

4세트는 ‘쇼메이커’ 허수가 솔로킬을 따내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바텀에서도 또다시 우위를 점했다. 탑까지 합류한 허수의 도움 속 장하권도 상대를 잡아내 전 라인에서 이득을 취했다. 이미 패배를 의식한 것일까. G2는 무너져내리기 시작했고 담원은 부로가 19분3초 만에 승리를 챙겼다. 이는 롤드컵 10년 역사상 최단 시간 경기. 이전 기록은 20분48초(2017년 롱주 게이밍-프나틱).

담원 '쇼메이커' 허수는 승기를 잡은 뒤 '인장'을 띄우며 복수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LOL e스포츠 페이스북 캡처]

 

담원은 승리의 기쁨을 극대화했다. 복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던 ‘쇼메이커’ 허수는 승기를 잡은 뒤 2018년 인빅터스 게이밍(IG), 2019년 펀플러스 피닉스(FPX) 이모티콘을 띄우고 상대 넥서스 앞에서 춤을 췄다. IG와 FPX는 지난 2년간 G2를 울렸던 팀으로, 이번엔 자신들 앞에 굴복해야 한 G2를 놀리는 듯한 표현이었다.

‘인장’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동은 때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먼저 도발을 해온 G2였기에 오히려 설욕의 기쁨을 배가시켜주는 것이었다.

더불어 승리 후 무대 중앙에 도열해 인사를 한 담원은 장용준을 헹가래 치려는 듯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G2가 젠지를 잡아낸 뒤 했던 행동. G2로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던 짜릿한 복수극이었다.

25일 열린 준결승 2경기에선 예상을 뒤엎고 쑤닝이 TES를 3-1로 잡아냈다. LPL 1위 TES나 2위 징동 게이밍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던 쑤닝이지만 대회를 거듭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8강에선 JD, 4강에선 TES를 상대로 도장깨기를 하며 무서운 저력을 보였다.

강력한 전투가 강점인 담원과 쑤닝은 오는 31일 7시 시작된다. 우승 팀은 총상금의 25%를 가져가고 우승팀 기념 스킨 출시로 인한 부가 수익을 누리게 된다. 우승상금은 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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