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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전자랜드 '인천남매' 농구판 돌풍 원동력?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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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전자랜드 '인천남매' 농구판 돌풍 원동력?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0.30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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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인천을 연고로 하는 여자프로농구(WKBL) 신한은행과 남자프로농구(KBL) 전자랜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시즌 두 팀을 상위권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지만 시즌 초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호령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 엠(Liiv M) WKBL 정규리그 부천 하나원큐와 원정경기에서 80-72로 이겼다.

4승 2패로 청주 KB스타즈와 공동 1위다. 아산 우리은행(3승 2패)을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KB스타즈가 29일 승리하기 전까지는 단독 1위였다. 신한은행이 2라운드 이후에도 1위를 달린 건 2012~2013시즌 이후 무려 8년 만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신한은행은 하위권 후보로 거론됐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리 팀이 최하위로 지목돼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수단, 미디어, 팬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신한은행을 포스트 시즌(PS) 진출권으로 예상한 이는 적었다.

김단비(오른쪽)가 이끄는 신한은행이 4승 2패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KB스타즈와 함께 ‘2강’으로로 꼽히는 디펜딩챔프 우리은행을 꺾는 등 기대 이상 경기력으로 순항 중이다.

고참 ‘언니’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에이스 김단비(30)를 중심으로 올 시즌 리그 최고령 한채진(36)을 비롯해 이경은(33), 김수연(34) 등 30대 자원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뛰어난 공격력을 갖춰 국내 최고 슬래셔(slasher)로 통하는 포워드 김단비가 경기당 20점으로 득점 3위에 올라있다. 최고참 한채진은 경기당 38분 48초씩 뛰며 출전시간 전체 1위다.

28일 하나원큐전에서 한채진, 김단비는 40분 모두 소화했다. 이경은도 코트 위에서 31분 25초를 보냈다. 김아름은 3점슛을 7개나 터뜨렸고, 한엄지 역시 18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동생'들도 좋은 활약을 보이며 승리를 합작했다.

정선민 부산 MBC 농구 해설위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신한은행은 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요소요소에 후배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신구조화가 좋다”며 “외국인선수 제도 폐지로 인해 국내 선수들의 구력과 노련미가 힘을 발휘할 여지가 커진 점도 신한은행 초반 강세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또 “수비할 때 핸드 체킹에 대한 반칙 기준이 엄격해졌다는 점에서 고참들의 경험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11월부터 3주 동안 휴식기가 있다는 것도 30대 선수가 많은 신한은행으로서는 호재”라고 전망했다.

다만 불안요소도 없지 않다. 경험이 많은 반면 체력 부담은 계속해서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장기 레이스에서 부상 발생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정 위원은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으면서 가는 경기 운영이 이어진다면 상위권 경쟁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초반 분위기가 좋다. [사진=KBL 제공]

전자랜드도 KBL 단독 1위를 내달리는 중이다. 

지난 2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 방문경기에서 84-62 대승을 챙겼다. 6승 1패로 2위 서울 SK(5승 2패)와 승차를 벌렸다. 헨리 심스가 18점, 김낙현이 16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영삼과 박찬희도 나란히 10점씩 넣었다.

지난 8월 모기업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까지만 팀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시즌 앞서 전자랜드는 약체로 분류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유도훈 감독 리더십에 선수들 투지가 더해져 예상 밖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심스(13.1), 에릭 탐슨(11.7), 김낙현(13.3), 이대헌(14.1)까지 평균 득점이 두 자릿수인 선수가 현재 4명이나 된다. 팀 야투 성공률도 47%로 지난 시즌(43.4%)보다 좋아졌다. 탁월한 체격을 바탕으로 인사이드 수비에 강점을 보이는 심스와 탐슨을 선발한 덕에 지난 시즌 문제가 됐던 수비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에도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3승 6패로 처졌고, 결국 5위로 마감했다. 현재는 해단 효과로 의기투합하고 있지만 자칫 연패에 빠질 경우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랜드, 신한은행의 농구판 약진은 최근 프로배구 남녀부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인천 연고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대한항공, 흥국생명은 올 시즌에도 남자·여자배구 강력한 우승후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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