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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알칸타라+'199안타' 페르난데스+플렉센, 두산베어스 'AGAIN 2015'?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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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알칸타라+'199안타' 페르난데스+플렉센, 두산베어스 'AGAIN 2015'?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0.30 2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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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라울 알칸타라(28)는 웃었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2)는 땅을 쳤다. 개인기록에선 희비가 엇갈렸지만 하나의 목표는 이뤘다. 준플레이오프(PO) 직행.

두산 베어스는 30일 홈구장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 최종전에서 2-0 승리, 79승 61패 4무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LG 트윈스와 승률(0.564)이 같아진 두산은 상대전적(9승 6패 1무)에서 앞서 3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가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최종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실상 가을야구나 마찬가지인 최종전. 이기면 준PO가 가능한 3위, 지면 열세를 안고 5위로 가을야구를 맞이해야 했다. 더불어 알칸타라의 20승, 페르난데스의 200안타 도전도 걸린 경기였다.

지난해까지 KT 위즈에서 뛰던 알칸타라는 두산으로 건너오며 진일보했다. 넓은 홈구장, 탄탄한 수비를 믿고 더욱 과감하게 빠른공을 뿌렸다. 김태형 감독은 알칸타라에게 굳은 믿음을 보였고 최종전에도 그를 택했다.

알칸타라는 흔들림이 없었다. 6회 2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던 그는 허정협에 의해 퍼펙트가 깨진 뒤에도 굳건했다. 7,8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쳤다. 투구수는 98구.

9회초 시작 전 두산 응원석이 들썩였다. 알칸타라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했기 때문. 기대와 달리 선두타자 허정협에게 다시 한 번 안타를 내주며 물러났지만 이영하가 깔끔한 마무리, 알칸타라에게 20번째 승리를 안겼다.

시즌 20승을 챙긴 알칸타라(왼쪽에서 4번재)가 김태형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경기 후 알칸타라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나갈 때 늘 팀을 위해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힘쓴다”며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후 특별한 말보다 믿음과 확신을 보여줘 보답하려고 했다. 마지막 경기 책임질 기회를 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페르난데스도 2014년 키움 서건창(201안타)에 이어 KBO리그 2번째로 200안타 주인공이 되기 위해 칼을 갈았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위한 특별한 배려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자기가 쳐야한다”고 웃으며 “무조건 칠 줄 알았는데. 최근 주춤하다. 194안타에서 2경기 연속 못 쳐 멈춰있었다. 오늘은 2번 정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2번 타자로 나선 페르난데스는 1회말 첫 타석 좌전안타로 199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200안타를 향해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야구다. 2회 다시 찾아온 기회에선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이후 상대 선발 에릭 요키시가 안정을 되찾았고 타순이 빠르게 돌지 않았다. 페르난데스는 5회 다시 타석에 섰지만 1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7회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2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오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꿈의 200안타 달성은 아쉽게 실패했다.

 

바뀐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타석에 선 페르난데스는 초구에 강하게 방망이를 휘둘러봤지만 결과는 파울. 2구 눈에 들어오는 높은쪽 빠른공에 페르난데스는 욕심을 숨기지 못했다. 중심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강한 스윙을 했다. 결국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페르난데스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대기록을 달성한 알칸타라도, 아쉬움을 남긴 페르난데스도 인상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알칸타라는 198⅔이닝을 소화하며 20승 2패 평균자책점(ERA) 2.54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21번째 20승 투수에 이름을 올린 알칸타라는 다승과 승률 부문 2관왕에 올랐고 최다이닝 2위, ERA 4위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페르난데스는 타율 0.340 199안타 21홈런 105타점 104득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2년 연속 최다안타 수상자가 됐다.

두산의 가을야구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알칸타라와 페르난데스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내는 크리스 플렉센(26)까지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플렉센은 준PO 1차전 선발로 나선다. 두산의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선 알칸타라, 페르난데스와 함께 가을야구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플렉센은 부상으로 인해 2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8승 4패 ERA 3.01로 준수한 기록을 썼다. 특히 9월 이후 치른 9경기에선 4승 1패 ERA 2.05로 알칸타라와 함께 KBO리그 최강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3위를 확정한 두산은 다음달 4일 준PO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팀과 격돌한다. 선발 투수는 플렉센. 알칸타라는 “플렉센의 첫 경기 등판은 당연하다”며 “시즌 막판 투구를 이어간다면 확실히 강력한 투수다. 매우 뛰어난 기량을 갖춰 포스트시즌에서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여러 가지 부침이 있었지만 두산은 막판 놀라운 기세로 3위까지 올라섰다. 3위로 시작하지만 누구도 두산을 무시할 수는 없다. 역대 가을야구에서 언더독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줬던 ‘확률 브레이커’이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도 한국시리즈에 올라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남은 기간 동안 준PO 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팬들은 2015년의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당시에도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3위로 포스트시즌을 맞은 두산은 넥센, NC, 삼성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두산이 과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까. 역대 최고 수준의 외국인 선수 조합은 두산 팬들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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