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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황희찬 부진-황인범 연착륙, 벤투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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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황희찬 부진-황인범 연착륙, 벤투 생각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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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제외한 유럽파 공격진 상당수가 시즌 초반 어려움에 빠졌다.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 주전 스리톱을 구성하는 황의조(이상 28·지롱댕 보르도), 황희찬(24·RB 라이프치히)의 활약이 미진해 축구 팬들의 우려를 산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5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의연했다.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A매치 주간 멕시코, 카타르와 2연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며 어김없이 황의조, 황희찬을 포함시켰다.

그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나타냄과 동시에 현재 부침을 겪고 있는 이유를 진단했다.

황의조는 올 시즌 아직까지 골이 없다. 최근 교체 출전하는 빈도가 늘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황의조는 올 시즌 아직까지 골이 없다. 최근 교체 출전하는 빈도가 늘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소속팀 활약을 계속해서 관찰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지난 시즌에도 황의조는 출전 기회를 적게 받을 때도, 많이 받을 때도 있었다. 소속팀에선 대표팀에서와 다른 포지션에서 뛸 때가 많다. 우리는 그가 원톱이든 투톱이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을 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올 시즌 보르도가 치른 리그 9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도움 1개에 머물고 있다. 공격수로서 아쉬운 수치다. 지난 1일 AS모나코전 앞서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특히 보르도에선 익숙한 중앙보다 측면 공격수로 나설 때가 많은데 벤투 감독은 황의조가 대표팀에서처럼 가운데 서는 게 낫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황희찬은 이제 최고 수준 무대로 옮겨 활약하고 있다. (직전 시즌) 분데스리가 3위 팀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 오른 팀인 만큼 주전경쟁에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측면에 서든 중앙에 서든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황희찬(왼쪽)이 시즌 초 주전경쟁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황희찬(왼쪽)도 시즌 초 주전경쟁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황희찬 역시 리그 6경기 중 4경기 교체로만 출격했다. 소화 시간은 도합 100분. 컵 대회에선 1차례 선발로 나와 1골을 넣었지만 리그에선 아직 공격포인트가 없다. UCL 조별리그 1차전 후반 45분을 소화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차전은 결장했다.

적잖았던 이적료와 ‘전 에이스’ 티모 베르너(첼시)의 등번호를 물려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보다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셈이다. 최전방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역시 황희찬의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11월 일정은 대표팀이 올해 처음 치르는 A매치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무려 11개월 만의 첫 실전이다. 동아시안컵에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자원들이 뛸 수 없었으니 손흥민 등 해외파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이후 딱 1년 만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 1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두 명의 다른 감독 밑에서 보여준 활약이 아주 좋았다. 대표팀에서도 늘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하지만 소속팀과 대표팀 활약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환경도 다를 뿐더러 발을 맞출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다”고 했다.

손흥민이 집중 견제를 뚫고 머리로 값진 결승골을 뽑아냈다. EPL 득점 단독 1위다.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은.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논쟁이라는 소위 ‘손흥민 월드클래스’ 논란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늘 프로다운 모습으로 모범이 된 선수다. 우리가 아는 그는 항상 겸손하고, 팀에서 자신에게 어떤 걸 원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또 더 나아가려면 어떤 점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도 하다”며 “월드클래스로 불리는지 아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당연히 엄청나게 좋은 능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능력을 잘 보여줘서 대표팀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좋은 선수로 남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 11경기에서 10골을 작렬하는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1위(8골)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에서 파격 대우를 보장하며 재계약을 노리는 이유다. 

추가로 올 시즌 앞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자마자 구단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드필더 황인범(24·루빈 카잔)을 향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황인범은 9경기 중 7경기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1골을 넣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이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더 발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 전 국내에 뛸 때부터 상당한 능력을 보여줬다. 그 시점에 이미 유럽에 진출했어도 손색없을 정도였고, 실제로 기회가 있기도 했다. 좋은 활약 보여주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며 “경기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높다. 언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벤투호’ 황태자를 향한 사랑은 여전하다.

황인범(가운데)이 17일 FC 체르모모레츠와 2020~2021 러시아컵 I조 1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돌파하고 있다. [사진=루빈 카잔 홈페이지 캡처]
황인범(가운데)은 러시아 무대에 연착륙했다. [사진=루빈 카잔 홈페이지 캡처]

이밖에 권창훈(SC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 현지에서 뛰고 있는 공격진이 총출동한다. 또 김민재(베이징 궈안), 남태희, 정우영(이상 알 사드), 김진수(알 나스르)까지 일본에서 활약 중인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을 제외한 최정예가 소집됐다. 

이승우(신트 트라위던), 백승호(다름슈타트),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정민(비토리아), 이재익(로열 앤트워프)은 ‘김학범호’ 23세 이하(U-23) 대표팀에서 이집트 3개국 대회를 누빈다.

15일 오전 5시 피파랭킹 11위 멕시코, 17일 오후 10시 57위 카타르를 연달아 상대한다. 피파랭킹 38위 한국으로선 어렵게 잡은 일정으로 모처럼 A대표팀 자원 기량을 점검하고, 내년 열릴 월드컵 2차예선에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11월 A매치 출전명단(26명)
△ GK= 조현우(울산) 구성윤(대구) 이창근(상주)
△ DF=김민재(베이징 궈안) 권경원(상주) 박지수(광저우 헝다) 정태욱(대구) 김진수(알나스르) 원두재 홍철 김태환(이상 울산) 김문환(부산) 윤종규(서울)
△ MF= 손준호(전북) 정우영(알사드) 황인범(루빈 카잔) 이재성(홀슈타인 킬) 남태희(알사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 FW=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이동준(부산) 나상호(성남) 엄원상(광주) 황의조(보르도)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11월 A매치 일정(한국시간, 중계 미정)
△ 11/15 오전 5시 vs멕시코 @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움
△ 11/17 오후 10시 vs카타르 @BSFZ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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