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8:54 (금)
'김기동 감독표' 포항스틸러스, 그 매력을 공인받다 [SQ포커스]
상태바
'김기동 감독표' 포항스틸러스, 그 매력을 공인받다 [SQ포커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05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은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 상에 김기동이란 이름이 적혔지만 (포항 스틸러스가) 최고 매력적인 팀, 좋은 팀이라고 평가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김기동(49)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5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포항에서 선수로 활약한 김 감독은 2016년 9월 포항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지난해 4월 감독으로 내부 승진했다. 포항은 지난 시즌 김 감독과 함께 꾸준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4위로 마쳤지만 아쉽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당당히 3위를 차지한 덕에 내년 ACL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포항은 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로 구성된 화려한 공격진 이른바 ‘1588’ 라인업에 송민규를 더한 공격축구로 각광받았다. 팬들은 ‘스틸타카’라는 애칭도 만들어냈다. 27경기에서 56골로 최다득점 구단에 등극했다. 경기당 2골 이상 넣으며 K리그 최고 공격적인 팀으로 공인받았다.

김기동 감독은 올해 이룬 성과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감독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한 결과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최다득점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한 해이기도 하다. 멋진 선수들과  코칭 및 지원스태프, 프런트, 팬들이 있어 좋은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이 상에 내 이름이 적혔지만 최고 매력적인 팀, 좋은 팀이라고 평가받은 결과라고 생각해 팀에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 시즌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스틸러스 퍼포먼스 센터’ 건립에 힘 써주신 최정우 포스코 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포항은 이날 시상식에서 김 감독 포함 수상자를 6명이나 배출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시상식 우승팀은 포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측면에서 공수를 모두 소화하는 도움왕(12도움) 강상우,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득점 2위(19골) 일류첸코가 베스트일레븐에 들었다. 골키퍼 강현무는 전 시간/전 경기 출전상을 받았고, 10골 6도움을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송민규는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 영예를 안았다.

강상우와 송민규 모두 김기동 감독에 고마운 마음을 전해 사제간 의미를 더했다.   

생애 처음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린 강상우는 “이 순간을 늘 바래왔다. 축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김기동 감독님, 제2 전성기를 열 수 있도록 도와주신 김태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감격에 젖었다. 송민규와 강현무 역시 김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수상소감 운을 뗐다.

강상우(오른쪽 첫 번째) 등 선수 5명이 김기동 감독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우승을 다툰 1, 2위 팀이 아닌 3위 팀에서 감독상이 나온 건 이례적이다. 

김기동 감독도 “시상식 오면서 ‘설마 내가 받겠어’라는 생각을 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라며 “포항만의 확실한 팀 컬러가 있었던 것 같다. 득점도 많이 했고, 지인들이 ‘역시 포항 축구는 빠르고 재밌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기자회견에선 포항이 올 시즌 보여준 상승세와 좋았던 경기력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나는 벽 없이 지낸다. 선수들이 좀 더 편하게 다가오고, 내가 주문하는 부분도 잘 받아들였기 때문에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희들 감독이기보다 가야될 길을 먼저 간 선배’라는 말로 소통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송민규에 대해선 “내심 베스트일레븐에도 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서운한 감이 있다. 지난해엔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부족했고, 올해는 파워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파워에 신경 써야 외국인선수와 몸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조언을 해줬다”면서 “성장요인이 크다고 본다. K리그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올해 급부상한 신예 송민규 성장의 배경에 김기동 감독의 코칭이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송민규는 “비록 우리가 우승하진 못했지만 시상식에 와보니 우승한 것 같은 분위기가 됐다. 선수들이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다 감독님 덕이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것도 감독님께서 부족한 부분을 향상시켜주고, 장점을 잘 살려줬기 때문”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포항이 최근 두 시즌 보여준 성적에 따라 내년에는 전북현대-울산현대 양강 구도를 깰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조성된다.

김 감독은 “지금은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스쿼드는 아니다. 재정상태도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간다면 그 또한 흥행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도 우승에 대한 욕심은 분명히 있다.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거고, 기회가 오면 도전해보도록 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송민규도 “올 시즌 후반기 전까진 영플레이어상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름이 거론됐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팀 성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팀으로 이뤄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항상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첫 번째”라는 말로 김 감독과 맥락을 같이 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