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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DB 극과극 행보, 시즌 전망은?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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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DB 극과극 행보, 시즌 전망은?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10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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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시즌 공동 1위팀 원주 DB가 날개를 잃고 추락하고 있다. 반면 인천 전자랜드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유도훈과 아이들’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프로농구 초반 순위 판도가 퍽 흥미롭다. 2라운드에 접어들어서도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DB는 좀처럼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9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DB를 77-72로 꺾었다.

이대헌(왼쪽에서 3번째)을 필두로 한 인천 전자랜드가 마지막 시즌 절박한 자세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KBL 제공]

 

전자랜드는 2연패 뒤 다시 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9승 3패로 2위 서울 SK(8승 4패)와 1경기 차. 승률은 무려 0.750에 달한다. 창단 첫 준우승을 달성했던 2018~2019시즌(0.648)보다도 뛰어난 페이스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유도훈 감독의 스타일과 국내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팀 컬러로 자리잡은 전자랜드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더욱 열심히 뛰고 있다.

모기업 전자랜드가 올 시즌을 끝으로 농구단 운영을 접기로 했기 때문. 시즌 전 유도훈 감독이 내세운 캐치프라이즈는 비장하기까지한 ‘인생을 걸고’였다.

새로운 운영 주체를 찾아 구단이 존속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지만 현재 감독과 선수단이 그대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연고 이전 가능성도 있고 예측 가능한 것이 없다. 그렇기에 전자랜드 선수단은 더욱 사력을 다해 뛰고 있다. 

9일 경기에서도 김낙현(17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이대헌(16점 6리바운드)을 필두로 에릭 탐슨(11점 14리바운드 4블록슛), 헨리 심스(11점 6리바운드), 차바위(10점 7리바운드), 홍경기(10점)까지 무려 6명이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팀 전체가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결정적인 순간 리바운드도 전자랜드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종료까지 1분도 남지 않은 상황. 탐슨이 자유투를 성공시킨 뒤 공격에 나선 DB의 공을 김낙현이 스틸했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올 시즌 급성장한 이대헌과 김낙현의 활약이 돋보인다. 베테랑 정영삼과 차바위, 전현우 등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어 쉽게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경민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보이고 있지만 원주 DB의 연패는 10경기까지 늘어났다. 김종규의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진=KBL 제공]

 

반면 DB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10연패. 팀 2번째 최장 연패다. 이토록 DB가 부진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상범 감독은 9일 경기 후 “연패가 길어지다보니 선수들이 급했다. 잡아줬어야 했는데 부족했다”며 “선수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욕이나 비난은 제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상 여파가 크다. 김현호가 시즌 시작 전부터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탈했고 ‘연봉킹’ 김종규는 발목을, 윤호영은 허리를 다쳤다. 저스틴 녹스와 타이릭 존스의 활약은 기대를 밑돈다. 두경민은 열악한 팀 상황 속 손목 부상을 안고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를 구하는 게 쉽지 않지만 이상범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했던 디온테 버튼의 복귀설이 퍼져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귀 후 다시 다친 김종규의 복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 경기에 다시 합류하는데, 부상 전 활약을 보일 수만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2018~2019시즌 고양 오리온은은 10연패를 하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기적을 써냈다. DB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부상 선수들이 회복해 지난 시즌 1위팀의 위엄을 되찾는다면 DB 또한 내년 봄엔 웃을 수 있다. DB에도 전자랜드 선수들 같은 사생결단의 의지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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