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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과 크리스탈, 대체할 수 없는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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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과 크리스탈, 대체할 수 없는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11.1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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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Tip!] "재밌는 거 좋아해요." 가수이자 배우 정수정을 나타내는 한 마디다. 사기꾼 집단의 드라이버, 여군 장교 등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는 이례적인 역할을 맡아온 정수정이 첫 영화 '애비규환'에서는 5개월 차 임산부로 변신한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애비규환' 라운드 인터뷰에서 정수정은 "임산부 역할이라고 했을 때 '헉' 놀랐는데, 대본을 읽어보니 안할 이유가 없더라"고 말했다.

배우 정수정은 '애비규환'에서 스물두 살 대학생이자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을 연기한다. 임산부 연기를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는 그는 "(배 분장을)차 보니까 정말 자연스럽게 진짜 임신한 것 같이 자세가 나오더라"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자세나 걸음걸이를 많이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까 별로 다른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배를 차 보니까 확실히 불편한 자세들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자세가 나왔어요."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신 5개월 차 연기를 위해 다이어트도 포기했다. 정수정은 "작품 들어가야되니까 그 전부터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랑 처음 미팅했을 때 임산부니까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그 때부터 걱정없이 편하게 먹었다"고 밝혔다.

"운동 안 하니까 좋던데요? PT도 안하고 필라테스도 안 했으니까 엄청 편했죠. '애비규환' 이후로 다음 영화 준비하면서 단기간에 다이어트를 해야해서 그건 조금 힘들었어요. '토일'이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일거에요."

'애비규환'의 토일은 부모님에게 임신 사실을 5개월이나 숨기고,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나선다. 뻔뻔하고 당당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다. 정수정은 토일과 자신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고 강단 있고 자기 자신을 100% 믿는게 저랑 비슷하면서도 달라요. 제 성격도 뭔가에 휘둘리지는 않는 성격이에요. 무조건 시키는대로는 하지 않았어요. 근데 토일이는 일단 저질러놓고 '내가 알아서 할거야'하는 캐릭터잖아요. 이해가 안 될때도 있었죠."

캐릭터 이해를 위해 최하나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정수정은 "감독님과 또래이다보니 대화도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공통점이 많았다"면서 "좋아하는 음악, 드라마 취향도 비슷했다. 너무 좋은 친구가 생긴 거다"라고 밝혔다.

"촬영 전에 감독님이랑 일주일에 네다섯번 씩 만나서 얘기를 나눴어요. 영화에 대한 얘기가 아니더라도 수다를 떨다가 감독님이 제 어떤 포인트를 보고 토일이한테 녹여낸 부분도 있어요. 감독님은 첫 장편영화고 저는 첫 영화잖아요. 함께 작업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애비규환은 '애비' 소동을 전면에 내세운 제목과 달리 모녀 관계와 이들의 정체성 찾기에 집중한 영화. 정수정은 토일엄마 선명 역을 맡은 장혜진 배우와 "정말 가족같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토일이랑 계속 붙어있는 사람이 엄마아빠잖아요. 실제 부모님처럼 일상, 고민 얘기도 많이 했어요. 혜진 선배도 엄마 입장으로 얘기해주셔서 촬영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점이 연기에도 보였다고 생각해요. 너무 감사하죠."

정수정이 '가장 어려운 장면'으로 꼽은 배드민턴장 장면에서도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정수정은 "클라이맥스 장면이라 부담이 많이 됐다"고 전하면서도 그 상황에 놓인 토일의 감정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모든 가족이 처음 모이는 자리기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촬영할때 부담 안 주려고 멀리 가 계시기도 하고...(웃음) 그 장면은 연극적이기도 오버스럽기도 하죠. 토일이 입장에서는 남편도 없어졌었고 친아빠는 생각한 사람이 아니고 자기 컴플렉스를 보완하려고 생각했던게 와르르 무너져내린거니까 '멘탈이 털릴 수 밖에' 없죠. 그렇게 이해하고 연기했던 거 같아요."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 "음악, 연기 모두 할 수 있는건 축복… 하나에 묶여있고 싶지 않아요."

정수정은 2009년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f(x))의 크리스탈로 데뷔한 후 2010년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하며 다양한 작품으로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어느덧 연기 10년차에 접어든 정수정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재밌는 거 좋아하고 도전을 좋아해요. 캐릭터도 뭐든 제가 끌리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긴 생머리를 좋아하지만 캐릭터를 위해서 단발로도 잘라봤던 것처럼, 변신에 대한 거부감이나 고집은 없어요. 별로 가리는 것도 없고요. 다양한 걸 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저예산 독립영화인 '애비규환' 출연을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수정은 "좋은 작품이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큰 차이점을 못 느낀다"면서 "작은 영화도 좋은 작품은 좋지 않나. 그래서 다 상관 없다"고 답했다.

도전을 좋아한다는 정수정, 배우 활동은 물론 가수 활동에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정수정은 "하나에 묶여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가수라는 타이틀을 버릴 이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음악과 연기 둘 다 할 수 있는건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최선을 다해서 그 캐릭터처럼 보여야 연기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거 같아요. 최대한 열심히 노력해야죠. 저는 저 같이 음악도 하고 연기도 하시는 분들을 응원해요."

 

[사진=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테니스에 빠져있다며 "관심 있는 것에만 승부욕이 많은 편"이라고 밝힌 정수정은 연기나 음악에 대해서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내 것이 아닌건 미련 없이 뒤도 안 돌아보는 성격이고 나한테 주어진 일은 잘 해내야한다는 욕심이나 책임감이 있는 성격"이라고 전했다.

연기와 음악, 모두 '내 것'으로 쥐고 있는 정수정이자 크리스탈. 이날 인터뷰에서 정수정은 가수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줬다.

"계획은 없지만 진짜 열려 있고 뭐든 재밌는거면 하고 싶어요. 다 타이밍이라고 봐요. 작품이든 가수든 딱 맞는 타이밍과 기회가 오면 하고 싶어요."

[취재 후기] "'차가워보이는데 생각보다 안 그렇네요.'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 항상 듣는 말이에요."

정수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주 들어서 익숙하다. 그것도 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화려하고 시크한 '크리스탈'의 이미지에 가려진 26세 정수정의 무던한 쾌활함.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느끼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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