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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추신수 미래, MLB에 있나 없나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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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추신수 미래, MLB에 있나 없나 [SQ전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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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추신수(38)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텍사스 지역매체 댈러스모닝뉴스는 18일(한국시간) “FA가 된 추신수가 적은 금액에 텍사스로 복귀할 수도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고 전했다.

2013시즌을 마치고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1446억 원)에 계약한 추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됐다. 올해 33경기에서 타율 0.236 5홈런 15타점을 남겼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연봉이 삭감되지 않았다면 2100만 달러(233억 원)을 수령했을 팀 내 최고연봉자치고는 아쉬운 활약이었다.

현재 추신수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다. 현지에서도 그가 30대 후반에 접어든 만큼 주전은 힘들더라도 지명타자와 대타, 클럽하우스 리더 등 역할이 가능해 충분히 영입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추신수의 거취가 오리무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추신수가 텍사스에 더 몸 담기는 힘들 거란 게 중론이다. 매체는 “추신수는 100타석 이상 소화한 텍사스 타자 가운데 OPS(출루율+장타율)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 시즌 OPS는 0.723으로 지난 시즌(0.826)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또 올 시즌 지명타자로 뛰었을 때 OPS는 0.60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신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플래툰 선수가 되고 있다. 추신수는 최근 3년 동안 경기력 저하 탓에 왼손 투수를 상대로 단 28타석만 소화했다”며 “2018년 이후 3년 동안 추신수는 좌완 투수 상대 타율 0.225, 출루율 0.318, 장타율 0.334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MLB닷컴도 지난 17일 FA로 풀린 선수들을 티어로 분류하면서 추신수를 4티어로 선정했다. “2020시즌 손목 부상으로 33경기 나서는 데 그쳤다. 2021시즌에도 뛰고 싶다고 하는데, 작은 역할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앞서 “텍사스는 젊은 선수들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는 말로 추신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앞서 댈러스모닝뉴스도 “38세 추신수가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선발 출전한 좌익수라는 사실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고 봤다.

추신수는 정규리그 마지막경기를 마치며 동료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추신수는 부산고를 거쳐 2001년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뒤로 하고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에야 1군에 데뷔한 뒤 차츰 기회를 늘렸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에서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한 뒤 2014년 FA 자격을 얻고 텍사스와 대형계약을 맺었다. 이따금씩 트레이드 등 이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계약기간을 모두 채웠다.

올해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텍사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정규리그 최종전에 추신수를 선발로 내보내며 예우했다. 이날 내야안타를 친 뒤 교체된 추신수는 더그아웃에서 마지막이라는 듯 동료들을 한 명 한 명 안으며 애틋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당시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7년 동안 텍사스에서 뛴 건 큰 행운이었다. 좋은 동료와 코칭스태프를 만났고, 후회 없이 뛰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건 맞다.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불안감도 있다”면서도 “2년 정도 더 뛰고 싶다.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그 정도는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시즌에 생각이 바뀔 수는 있지만 일단 평소처럼 (훈련하며) 비시즌을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추신수의 향후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러차례 현역생활 연장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무대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KBO리그(프로야구)에서 뛰는 건 꿈이라고 말한 바 있는 그다. 추신수가 국내로 올 경우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 때 그의 이름을 호명한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뛰게 된다.

추신수 배팅 케이지.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유스 아카데미 공식 트위터 캡처]

한편 텍사스와 계약이 만료된 추신수가 여전히 지역사회를 위한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추신수는 텍사스 구단 산하 유스 아카데미 훈련 시설에 조명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도록 기부했다. 새로 설치된 조명 덕에 선수 50여 명이 매일 밤 추가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MLB닷컴에 따르면 후안 레오넬 가르시아 아카데미 원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훈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했다”며 “조명이 추가로 설치돼 훈련환경이 개선됐다”고 고마워했다.

추신수는 지난 2011년 아내 하원미 씨와 87만5000달러(9억7400만 원)를 출자해 자신의 이름을 딴 ‘추신수 재단’을 세운 뒤 크고 작은 기부활동을 벌여왔다. 텍사스 야구재단엔 7년간 75만 달러(8억3500만 원)를 기부했다.

올해 코로나19 탓에 운영난에 빠져 마이너리그가 문을 닫자 텍사스 구단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에게 1인당 1000달러(111만 원)씩 나눠주기도 했다. 지난 9월 경기장 안팎에서 선행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후보로 뽑힌 배경이다.

추신수는 기부금 수령단체로 텍사스 유스 아카데미를 지명했는데, 이에 아카데미는 추신수 이름을 딴 ‘추신수 배팅 게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추신수는 “내 이름을 딴 배팅 게이지가 생겨 영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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