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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8강 진격, 놀라운 뒷심 비결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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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8강 진격, 놀라운 뒷심 비결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0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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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프로축구)의 자존심' 울산 현대가 8년 만의 아시아 제패를 향해 쾌속 전진하고 있다. 토너먼트 첫 판부터 멀티득점을 달성하며 조별리그 5연승 기세를 이었다. 우승까지 3경기를 남겨뒀다.

울산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에서 비욘 존슨의 멀티골을 앞세워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3-0으로 제압했다.

최근 2년 연속 16강 탈락했던 울산이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2012년 이후 처음으로 8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6연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중단된 뒤 재개된 일정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 현대가 비욘 존슨의 멀티골을 앞세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조별리그 2차전부터 6경기 연속 2골 이상 넣었다. ACL에서 나온 최다연속 멀티득점 경기 기록이다. 2013년 챔피언에 등극한 광저우 헝다(중국) 이후 처음이다.

5차전에서 일찌감치 1위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울산은 6차전 주축들에게 휴식을 부여함과 동시에 4-1 대승까지 챙겼다. 더불어 국가대표팀에서 11월 A매치 스케줄을 마친 뒤 카타르에 입국해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던 풀백 김태환,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 센터백 정승현도 처음 선발 출전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은 올 시즌 K리그1(1부) 득점왕(26골) 주니오를 비롯해 2선 이청용, 윤빛가람, 김인성 등 주전이 모두 선발로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그랬듯 전반에는 힘을 쓰지 못했지만 후반에는 달랐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한 존슨과 후반 27분 넣은 미드필더 원두재가 연속골로 믿음에 답했다. 조별리그 맹활약한 윤빛가람은 이날도 존슨의 결승골을 간접적으로 돕고, 원두재의 추가골을 직접 어시스트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K리그 최고의 신인 중 하나로 꼽히는 원두재(가운데)가 후반 교체 투입돼 헤더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이번 대회 17골로 최다득점 1위다. 서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14골을 넣은 알 사드(카타르)보다 3골이 많다. 서아시아에선 이미 4강전까지 모두 마쳤다는 걸 감안하면 2경기를 덜 치르고도 가장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 존슨과 윤빛가람은 4골로 나란히 득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김도훈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무실점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간 게 크다.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90분 내내 우리 경기를 한 것도 잘한 점”이라면서도 “기회가 나면 골을 더 넣어주면 좋겠다. 아직 골에 배고픔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스쿼드가 안정되고 있다. 자가격리 3인방은 물론 레프트백 홍철까지 최근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레프트백 박주호, 전천후 공격수 이근호 등 베테랑들이 적시에 투입돼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날 박주호는 선발 출격했고, 이근호는 후반 들어와 존슨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이번 ACL에선 경기 당 교체카드 5장을 사용할 수 있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울산은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조커들을 활용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3일 간격으로 경기하고 있는 만큼 대회가 진행될수록 지칠 수밖에 없는데, 적절한 로테이션과 체력 안배가 가능하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번 대회 두터운 스쿼드를 활용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도훈 감독은 “좋은 스쿼드를 갖고 있어 행복하다. 선수들도 잘 준비했고, 다 같이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가 나가도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동경이 부상,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코로나19 확진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음에도 공백을 느낄 틈이 없다.

적극적인 투자로 화려한 선수단을 꾸렸음에도 또 다시 전북 현대에 밀려 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모두 준우승에 머문 울산이 아시아 무대에선 맹위를 떨쳐 기대를 자아낸다. 내려앉은 상대 수비를 결국에는 뚫어내고 있고, 선제 실점하더라도 따라잡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대회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승부처 결정력이 눈에 띈다.

울산이 8년 만에 다시 ACL 트로피를 탈환하면 2년 연속 전북에 역전우승을 허용한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김민재의 소속팀 베이징 궈안(중국)도 FC도쿄(일본)를 1-0으로 잡고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2-0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합류한 또 다른 K리그 팀 수원 삼성은 7일 오후 11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격돌한다. 8강 대진 추첨은 그 이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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