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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in ACL, '준우승 더블'로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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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in ACL, '준우승 더블'로 단단해졌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14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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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1(프로축구 1부) 울산 현대가 아시아 정상 등극까지 마지막 한 걸음만 남겨놨다. 국내에서 두 차례 준우승에 머물며 보여준 단점을 모두 극복하며 결과까지 내고 있어 박수를 받고 있다.

울산은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셀 고베(일본)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에서 연장 혈투 끝에 2-1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8년만의 ACL 우승을 위한 여정에서 무패(8승 1무)를 달리고 있다. 동아시아 결승 격이던 이날 경기에서 선제실점해 패색이 짙었지만 기어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더니 승부차기를 치르기 전 결승골을 넣고 승리를 챙겼다.

지난 2년 연속 K리그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에 무너진 울산이 맞나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대회가 지난달 카타르에서 재개된 뒤 나선 8경기에서 모두 2골 이상 넣고 이겼다. 아시아 최강의 화력으로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주니오(왼쪽)와 비욘 존슨이 울산을 결승에 올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전반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 초반 잠시 집중력이 떨어지더니 결국 7분 만에 야마구치 호타루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고베는 J1리그(일본 1부) 12위에 처진 데다 지난 8강전에서도 전반에 한 명 퇴장당한 수원 삼성과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승부차기에서 올라왔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데다 체력 우위에 선 울산이 선제골을 내주자 또 다시 승부처에서 미끄러져왔던 울산의 과거 악몽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울산은 이를 극복하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윙어 이청용 대신 장신(196㎝) 스트라이커 비욘 존슨, 라이트백 정동호 대신 공격력이 좋은 김태환을 넣었다. 레프트백 박주호 대신 크로스에 능한 홍철까지 투입하며 총공세 태세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30분 한 골 더 내줬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무효가 선언돼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고베를 몰아붙이던 울산은 경기 종료를 9분 남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6분 김인성이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아크 쪽으로 내준 공을 윤빛가람이 왼발로 슛했다. 골문을 등지고 있던 비욘 존슨이 오른발로 공 방향을 살짝 틀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오는 19일 페르세폴리스와 ACL 결승전을 끝으로 울산을 떠날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추가시간 이근호의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헤더가 골대에 맞았고, 연장 전반에도 윤빛가람, 존슨의 결정적인 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승부차기에 갈 경우 전력 우세 및 체력 우위와 상관 없이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 초조함이 더해지던 연장 후반 14분 올해 K리그1 득점왕(26골)을 차지한 주니오가 해결사로 나섰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고베 골키퍼 마에카와 다이야에 걸려 넘어지며 반칙을 유도했다. 주니오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120분간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은 오는 19일 오후 9시 서아시아에서 올라온 페르세폴리스(이란)와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패할 경우 '준우승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이란 불명예스런 수식어를 얻지만, 이기면 올해 대한축구협회(FA)컵 포함 2개 대회 연속 2위에 머문 아픔을 씻어낼 수 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국내에서의 결과가 아쉬웠기 때문에 카타르에 처음 왔을 때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격리생활까지 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선수들이 사흘에 한 번씩 경기해오면서도 즐겁게 했고, 누가 나가더라도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 덕에 결승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승리로 이어져 결승까지 진출했다”면서 “결승은 우리 선수들과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겠다”며 우승 의지를 다졌다. 김 감독은 울산과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울산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그가 아시아 제패라는 대업을 달성하고 박수 받으며 귀국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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