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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인터뷰②]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HOW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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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인터뷰②]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HOW가 없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2.1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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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강신욱 교수가 도전하는 대한체육회장은 선거인단의 투표로 결정된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17개 시도체육회, 228개 시군구체육회 선거인 후보자로 구성된다. 기본 배정표 903표(체육회 대의원 121표, 회원종목 단체 258표, 시도‧시군구체육회 524표)에다 회원종목 단체 및 시도‧시군구에서 추천한 인원을 합친 2000여명이 권리를 갖는다.

체육회는 선거인단 확정과 더불어 오는 24일 선거인명부를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선거인명부 열람을 28일까지 마친다. 이어 이틀간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선거 운동기간은 30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다. 새 체육회장은 내년 2월 19일부터 600만 체육인을 위해 헌신한다. 임기는 4년이다. 

강신욱 교수 인터뷰 2편. 

강신욱 교수는 '운동하기 좋은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사진=본인 제공]

- 선거다. 이겨야 하는 승부인데, 세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들 한다. 

(이기흥 회장은 레미콘 제조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자산가다. 현역 프리미엄도 있다. 유준상 회장, 장영달 전 회장은 국회의원 4선 출신이다. 윤강로 원장은 ‘외교통’으로 풍부한 네트워크가 장점으로 꼽힌다.)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나라도 걱정한다. '바람몰이가 어렵다, 경제적·정치적 백그라운드가 약하지 않느냐'는 워낙 익숙한 지적이다. 후보 중 어떤 분은 경제력이 자본이고, 어떤 분은 정치력이 자본이지만 나와 나를 돕는 지지자들은 신념이 자본이다. 신념이 같은 이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민주·시민사회에서 정치경제만큼이나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다. 많은 분들이 동조하고 있다. 민선 체육회장 시대에 대한체육회를 누가 이끌어야 하는가."

- 이기흥 반대 세력 후보 간 단일화는 없는 건가. 

"이기흥 회장에게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현재 선거 구도를 '이기흥 VS 반 이기흥'으로 본다면 '야권이 하나로 뭉쳐도 될까말까'라 보는 여론은 틀리지 않다고 본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겠다 나도 생각한다. 목표는 일치한다. 

그러나 풀어나가는 방법이 잘못됐다. 답을 만들고 접근하면 곤란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나이를 더 먹어서', '나는 높은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식의 방식이 체육계 혁신과 무슨 관계가 있나. "강신욱은 곧 포기하니 나를 도와라" 이야기 한다던데 단일화가 되겠나. 일방적 종속이나 양보를 강요하면 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 내 나이도 적지 않다. 60대 중반으로 체육계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다.

보편적인 잣대로 선을 긋고 박스에 들어오기 기다리는 어프로치는 틀렸다 본다. 시대가 요구하는 체육계 리더십은 대한체육회의 변화다. 이기흥 회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그걸 이룰 사람이 누구인가를 냉정하게 고민하자. 오픈하고 생각을 교환하자. 체육계 미래 100년을 위해 서로가 협조하자."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 이기흥(왼쪽부터), 장영달, 강신욱, 윤강로, 유준상. [사진=연합뉴스]

-  228개 시군구 체육회장이 투표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민선 회장님들이 착해서 그런다. 뽑아놓고 참정권을 부여하지 않는 건 일종의 코미디다. 회원종목 단체장,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대의원 자격을 부여한다. 그런데 적게는 5만, 많게는 100만 이상 인구의 지역에서 뽑힌 시군구 체육회장에게 참정권을 아예 부여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나.

선거를 치르는 대한체육회가 고쳐야 할 규정을 안 고친다.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선거인단 2000명이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 대표성을 갖는다면 228개 시군구 회장님들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상식적인 명제 아닌가. 혜택이나 배려 차원이 아니라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일반 국민들이 들어도 웃을 이야기다."

- 낙선한다면 계획은?

"그런 생각을 솔직히 해본 적이 없다... (뜸을 들이고선)

또 누군가를 돕고 있을 거다. 내가 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 많다. 체육계의 꽤 많은 분들이 1월 18일에 낙선한 뒤 자기 곁으로 오길 바라고 있다. 와서 도와달라고(웃음). '조금만 미뤄주세요' 하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다. 현재는 아주 큰일을 하고 있지만 작은 일 또한 소중하고 값지다."

대한체육회. [사진=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은. 

"현재 회장이 잘 하면 뒤에서 열심히 돕는다. '잘 한다'는 의미는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다. 제일 뜨거운 이슈인 스포츠인권, 다음으로 지도자 처우 개선, 마지막으로 민선 체육회장 배려 등 큰 문제 셋을 풀어내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묻고 싶다. 하우(HOW)에 대한 답이 없어서 답답하다. 이대로라면 스포츠인권과 지도자 처우는 악화될 거다. 정치와 분리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민선체육회도 거꾸로 갈 것이다. 젊은 체육인에게 참으로 가혹한 일이다. 이걸 바꾸는 수밖에 없다. 

민선 체육시대다. 체육은 정치와 분리돼야 한다. 체육이 정치에 종속되거나, 정치가 체육을 지배한다는 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사고다. 강신욱은 정치와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다. 색깔로 접근하지 않으며,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나다. 

또 하나 운동하기 좋은 나라, 진짜 선진형 스포츠강국을 만들고 싶다. 운동하기 편한 나라, 운동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나라, 운동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나라 말이다. 스포츠계 (성)폭력을 근절하고, 은퇴선수 진로 기회를 확장하고, 호봉제 다년 계약으로 지도자 고용에 안전을 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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