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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골프 도전, 의미와 가능성은?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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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골프 도전, 의미와 가능성은?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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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국가대표 투수 출신 윤석민(34)의 초라한 은퇴, 그리고 새로운 시작.

윤석민의 인생 2막은 골프다. 정푸드코리아는 22일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에 도전하는 윤석민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현역 시절부터 골프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은퇴 후 골프 관련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던 그다. 마운드 위에서 보여줬던 천재성을 골프 선수로서도 뽐낼 수 있을까.

야구 국가대표 출신 투수 윤석민(왼쪽)이 골프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2일 정보현 정푸드코리아 대표와 만나 후원 계약도 맺었다. [사진=정푸드코리아 제공]

 

윤석민은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함께 국가대표에서 ‘류윤김’ 트리오를 이뤘던 투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완투수 윤석민(은퇴)이 골프선수로 새 출발한다. 구리초-구리인창중-야탑고를 거친 구리 출신 윤석민은 2005년 연고가 없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KIA와 광주는 윤석민에겐 운명 같은 단어가 됐다. 첫해 3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29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듬해 19세이브 9홀드(5승 6패) ERA 2.28로 팀의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2007년엔 선발로 변신해 평균자책점(ERA) 3.78로 잘 던졌다. 최하위 팀에서 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며 최다패(18패) 투수의 멍에를 쓴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2008년은 윤석민 커리어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기세를 보였음에도 베이징 올림픽 참가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부진했던 임태훈을 대신해 기회를 잡았다. 본선 무대에서 ‘윤노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필요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금메달 사냥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KIA 타이거즈 출신 윤석민은 MVP와 리그 우승 등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후 탄탄대로였다. 그해 14승 5패 ERA 2.33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중국과 멕시코, 일본,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역투를 펼쳤다. KBO리그에선 2009년 생애 첫 우승, 2011년 17승 5패 ERA 2.45로 MVP까지 수상했다.

부상이 문제였다. 어깨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도 2013년 WBC에 나선 그는 이후 2군에서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는데 때 마침 얻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메이저리그 도전에 활용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었는데, 워낙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진출한 탓인지 마이너리그에서만 전전하다 결국 국내로 유턴했다.

KIA와 4년 90억 원 대형 계약을 맺고 재기를 꿈꿨고 2015년 30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부상이 발생했고 이후 제대로 던져보지 못한 채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택했다.

은퇴 후 윤석민은 취미로 즐기던 골프 훈련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팬들은 시즌 중, 부상 중에도 골프를 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갖기도 했다. 윤석민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했으나 그만큼 윤석민은 골프 훈련에 야구선수 시절만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어깨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택한 윤석민(왼쪽에서 2번째)이기에 팬들은 더욱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윤석민의 골프 실력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2개월 전 골프존 유튜브 채널 ‘국대클라쓰’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윤석민은 체조선수 출신 신수지와 함께 스크린골프 대회인 GA투어 도전을 준비하며 프로들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고 무럭무럭 성장했다.

강력한 힘과 프로들이 보기에도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스윙은 박수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첫 대회 결과는 예상대로 최하위였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돋보이는 파워와 발전 속도는 기대감을 키웠다.

이달 초에 마무리된 대회 이후 윤석민은 “골프를 좋아하지만 사실 용기가 없었다”며 “방송 매체에 나와서 비춰지는 게 안 좋게 보이진 않을까, 혹시 야구 선후배나 팬들이 선입견을 갖고 보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도 “하고 나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푸드코리아 측은 “윤석민이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윤석민이 골프선수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KIA 팬들에게 윤석민은 아픈 손가락이다. 누구보다 화려한 투구로 행복감을 안겨줬지만 커리어 막판 부상을 떨쳐내지 못하고 결국 유니폼을 벗었기 때문. 아프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건 박수를 보내게 만든다. 야구장에선 마지막을 밝게 마무리짓지 못했으나 골프선수로는 새로운 길을 힘차게 걸을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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