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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결산②] 달라진 대중문화, 비대면의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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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결산②] 달라진 대중문화, 비대면의 돌파구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12.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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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꿨다. 우리들의 일상과 맞닿아있는 '대중문화'도 피할 수 없었다. 대중들의 삶에 위로와 즐거움을 주던 TV, 영화, 가요 등 분야들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재난에 맞서 제작 환경부터 기획, 포맷까지 거침없는 변혁을 통해 대안을 찾아낸 2020년 대중문화를 살펴봤다.

 

[사진=tvN '유 퀴즈 온더 블럭' 제공]
[사진=tvN '유 퀴즈 온더 블럭' 제공]

 

◆ 실내 촬영·국내 여행… 변화 꾀한 '예능 프로그램'

코로나19 확산은 방송가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대면 접촉이 불가능하고, 대규모 관객이 한 공간에 모일 수 없게 되면서 이에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비대면 예능'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큰 자기 유재석, 아기자기 조세호가 거리로 나가 시민들과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실내 촬영을 택했다. 당시 제작진은 "최소 인력의 제작진과 촬영 시간을 축소해 녹화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유퀴즈'만의 방식으로 소통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퀴즈'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거리에서 다양한 연령, 직업의 시민을 우연히 만나 폭넓은 이야기를 나눴다면 스튜디오 촬영에서는 회마다 다른 주제로 연예인, 학자, 명사 등을 사전 초청해 한정된 범위로 좀 더 깊은 대화를 이끌어냈다.  

대표적인 해외 원정 예능인 SBS '정글의 법칙', tvN '신서유기', '더 짠내투어' 등도 국내로 방향을 틀었다. 정글의 법칙은 국내 외딴 섬을 배경으로 한 '재난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새롭게 제시했으며, 신서유기도 멤버들의 게임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명소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주며 위기를 극복했다. tvN '더 짠내투어'는 3개월여 휴방 이후 더 짠내투어는 6월 제주도 투어로 방영을 재개했다.

중국에서 짜장면을 판매하는 모습 등을 관찰카메라로 담아왔던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스핀오프로 국내 배달 문화를 콘셉트로 삼은 '배달해서 먹힐까'를 론칭, 큰 호응을 얻었다. JTBC '비긴어게인'은 해외 버스킹 대신 드라이브 인 공연, 테라스 공연 같은 신개념 '거리 두기 공연'을 선보이며 공연 공간의 지평을 넓혔다.

이외에도 백종원과 함께 하는 비대면 요리 클래스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마', 드라이브스루 노래쇼 MBN '전국민 드루와', 비대면 음악 추리 예능 SBS 추석특집 '방콕떼창단' 등 아예 비대면 방송을 콘셉트로 채용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사진=사냥의 시간, 콜 포스터]
[사진=사냥의 시간, 콜 포스터]

 

◆ 극장 대신 OTT로… 관객 곁으로 다가간 '영화'

지난 2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큰 성과를 이뤘지만, 올해 영화계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1월만 해도 1천684만명에 달했던 극장 관객 수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737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4월에는 97만명까지 추락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 영화 산업 전체 매출은 9132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2조5093억 원 대비 63.6%가 줄어든 수치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진위는 “마지막 12월 전망도 밝지 않다”며 “거리 두기 강화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총 극장 매출은 전년 대비 73.3% 감소한 5103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국 영화 기대작들은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모두 개봉을 연기했다.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모두 내년으로 개봉을 미루거나 OTT 플랫폼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영화도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를 택했다. 첫 주자는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주연의 '사냥의 시간'으로 2월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을 잠정 연기한 후 4월 넷플릭스 공개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세일즈사 콘텐츠판다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11월 27일 공개된 박신혜·전종서 주연의 '콜', 내년 1월1일 공개 예정인 차인표 주연의 코미디영화 '차인표',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주연의 SF우주영화 <승리호> 또한 극장 개봉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했다.

6월 극장 개봉 뒤 9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좀비물 '#살아있다'는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미국,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등 전세계 35개국 넷플릭스 영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영화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 IT 기술로 더 실감난 '온택트(On+Untact)' 공연… 가요가 선택한 돌파구

올해 8월 공개된 'KOCCA 포커스' 128권 '코로나 19와 콘텐츠 이용: 변화와 전망-콘텐츠 이용자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전 상영장·공연장 콘텐츠 이용 비중은 11.71%였으나 조사 시점 5월에는 3.6%로 대폭 감소했다. 지난 10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올해 총 754건의 공연이 취소돼 손해액이 약 1381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요계 오프라인 공연은 전부 '멈춤' 상태가 됐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은 4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BTS 맵 오브 더 솔 투어 - 서울'을 취소했다. 서울부터 이어질 월드 투어 역시 취소를 결정했다. 미스터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의 경우 코로나19로 네 차례나 연기됐다가 지난 8월 개막했으나 멈추지 않는 확산세에 무기한 연기됐다.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 수 없는 상황이 되자 K팝 아티스트들은 '온라인 비대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 손잡고 올해 4월 '비욘드 라이브'를 론칭해 슈퍼엠, 웨이션브이, NCT 드림, NCT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 6팀이 온라인 공연을 마쳤다. JYP와의 협업 이후에는 트와이스도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6월 실시간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를 개최해 191개국 99만 3천여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CJ ENM은 매해 해외에서 진행했던 한류축제 케이콘(KCON)을 온라인 플랫폼 개최 '케이콘택트(KCONTACT)'로 확대해,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 다양한 신기술을 이용해 공간을 초월한 팬과 아티스트의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이즈원, 더보이즈, 러블리즈, 김성규, 스트레이 키즈, 펜타곤, B1A4 등 많은 가수가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등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SBS MTV '더 쇼', MBC M '쇼 챔피언', 엠넷 '엠카운트다운',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매주 관객을 초청해 생방송을 진행하던 음악방송은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무관중으로 진행을 시작했다. 카카오 MMA(멜론 뮤직 어워드), 엠넷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등 연말 시상식 역시 전면 사전녹화, 무관중 진행 등 비대면 개최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방탄소년단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날씨를 잃어버렸어', 슈퍼엠 '투게더 앳 홈(Together At Home)' 등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가사에 담은 곡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 무력감을 느끼는 이때,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이겨내야 한다'라는 복잡한 감정을 담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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