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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복귀, 울산서 풀어야 할 숙제는?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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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복귀, 울산서 풀어야 할 숙제는? [K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2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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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다시는 지휘봉을 잡지 않을 것 같던 홍명보(51)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현장에 복귀했다. 최근 아시아 호랑이로 자존심을 회복한 울산 현대다.

울산 현대는 지난 24일 홍명보 감독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2017년 항저우 뤼청 감독을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3년만의 현장 복귀.

한국 축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며 잃은 신뢰를 되찾을 기회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24일 울산 현대 사령탑에 올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감독의 선수 커리어는 흠잡을 게 업다. K리그는 물론이고 일본프로축구(J리그)에서도 맹활약했고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도 뛰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136경기에 출전했고 1990년부터 2002년까지 4회 연속 월드컵에 나섰다. 2002년엔 주장을 맡아 월드컵 4강 신화 중심에 섰고 브론즈볼(최우수선수 3위)까지 수상했다.

은퇴 후 2005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그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거쳤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 연합팀 등을 제압하며 동메달을 따내며 주가가 상승했다. 기성용, 구자철, 김보경, 남태희, 정우영 등 황금세대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러시아 안지 마하치칼라 코치 등을 경험한 뒤 2013년 국가대표팀을 맡았는데 이때 논란이 일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박주영 등 경기 출전이 적은 선수들을 발탁해 의리로 선수를 선발한다는 비판을 샀다. 심지어 결과도 좋지 않았는데 대회를 마치고 한 발언이 더 논란을 키웠다.

K리그 A급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면 대부분 B급이고 K리그 선수들은 그보다도 못하다는 것. 즉, 경기 감각이 없는 해외파 선수들을 활용한 것에 대한 합리화였다. 더불어 국가대표 감독이 K리그를 비하한다며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이후 항저우에서 감독 생활을 한 뒤 돌아온 그는 2017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가의 길을 걷는 듯 했다. 감독 욕심도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전 보여준 커리어나 카리스마 등을 봤을 때 이대로 묻히긴 아쉽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번 현장 복귀에 반가워하는 축구 팬들이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대표와 달리 프로팀에선 성과를 내지 못했던 홍명보 감독이 울산 현대의 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스스로 해결하고 증명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K리그 감독을 맡아본 적 없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 혹은 최소한 해명이다. K리그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상처를 줬던 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K리그 사령탑으로 현장에 돌아오는 건 팬들을 설득시키기 어렵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은 울산의 리그 우승이다. 이는 울산이 그를 선임한 배경이기도 하다. 2년 연속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려왔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웠다. 뒷심이 부족했다. 역대로 따져도 9차례 준우승에 머무르는 동안 우승은 2차례에 불과했다. 2005년 이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만 2차례 정상에 올랐는데 K리그 우승은 없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홍 감독은 프로팀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K리그 감독은 처음이다. 

홍 감독 또한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 취임 소감 영상에서 “행정을 하면서 현장을 다니다 보니 뭔가 숙제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게 바로 K리그 감독 도전이었다”며 “울산이라는 아주 훌륭한 팀의 감독으로 선임이 된 것에 대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K리그에 이바지할 기회를 준 울산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에선 상무를 제외하면 울산의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에서만 뛰었던 홍 감독은 “울산은 명실상부 아시아 챔피언”이라며 “울산 팬들이 내년에도 우리 팀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성장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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