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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결산③] 다시 쓰는 역사, 세계로 향하는 K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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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결산③] 다시 쓰는 역사, 세계로 향하는 K컬처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12.29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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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20년,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에서 빛났던 한 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영화 '기생충'과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형도를 바꿨다.

미국의 저명한 대중문화지 버라이어티가 최근 발표한 ‘버라이어티 500’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4년 연속, 봉준호 감독은 2년 연속, 그리고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 영화 ‘기생충’ 제작자 이미경 CJ 부회장은 올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버라이어티 500’은 버라이어티가 전 세계 미디어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500명을 추려 지난 2017년부터 매해 발표하는 리스트. 버라이어티는 “한국의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을 모른다면, 당신은 어디에서 살다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키워낸 방시혁 의장의 성과를 소개했으며,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서는 “‘기생충’ 프로듀서를 맡고,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열린 ‘케이콘’으로 K팝을 미국에 알린 인물”이라고 조명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사진=스포츠Q(큐) DB]

 

◆ '비영어권 영화 최초'… '기생충' 오스카 4관왕

한국 영화 100주년인 지난해 한국 영화 최초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던 영화 '기생충'은 올해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오스카까지 석권하며 한국 문화의 영예를 드높였다. 칸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 탄생한 건 65년 만의 일이다.

'기생충'은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으나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CNN 방송은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을 휩쓸었던 장면을 '2020년을 규정한 문화계 순간들'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았다"면서 "기생충이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한 CNN은 기생충의 수상은 비백인 감독들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비백인 배우들을 캐스팅에서 배제하던 미국 영화계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기생충'에 이어 영화 '미나리' 역시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작품이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미나리'는 최근 플로리다비평가협회에서 각본상을 받았으며,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해 2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기생충'이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오스카 4관왕에 오른 만큼, '미나리'가 오스카에서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미나리'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후보에 오를 작품으로 꼽았다. 특히 각본상 수상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관객들에게 낯선 '미나리' 윤여정 등이 영화 비평가들이 선호하는 배우들이었다면서 "(아카데미)수상을 할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최근 골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되고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영어가 아닌 언어가 50% 이상인 작품을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한다는 기준이다. 그러나 골든글로브를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에서 앞서 독일어와 프랑스어 대사가 대부분인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이탈리아어 대사가 많이 등장하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을 작품상 후보에 올린 바 있어,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 K팝의 새 역사, 세계를 위로한 방탄소년단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활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소망을 담은 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핫 100'은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을 종합해 싱글의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의 메인 차트다. 지난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의 앨범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한국 가수 최초의 기록을 세운 방탄소년단은 '핫 100' 정상 석권으로 또 다시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에 이어 발매한 새 앨범 '비(BE)'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으로 3개월 만에 빌보드 핫 100 1위에 다시 오르면서 빌보드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가사 노래로 빌보드 정상에 오른 가수가 됐다. 미국 현지 라디오 방송사들은 영어 곡이 아닌 노래를 거의 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방탄소년단의 탄탄한 팬덤이 핫 100 1위에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방탄소년단은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국악, 클래식 부문이 아닌 대중음악에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한국 가수는 방탄소년단이 처음. 그래미 어워즈는 차트 성적이나 앨범 판매량 등의 성과보다는 '음악성'에 초점을 맞춰 후보 및 수상자를 선정한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에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에서는 이미 각각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바 있어 그래미에서도 상을 받으면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서 모두 상을 받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방탄소년단이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2021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으며 또 한 번 역사를 쓸 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K팝 그룹의 글로벌 활약이 유독 돋보였던 해다. SM엔터테인먼트의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SuperM)은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1위, 정규 1집으로 2위에 올랐다. 걸그룹으로는 블랙핑크의 행보 역시 주목할 만 하다. 블랙핑크는 첫 번째 정규앨범 '디 앨범(THE ALBUM)'으로 빌보드 200 2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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