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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석현준, 애석한 리우 올림픽 온두라스전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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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석현준, 애석한 리우 올림픽 온두라스전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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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권창훈(26·SC프라이부르크)과 석현준(29·트루아)에겐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결과가 애석하게 다가올 법하다. 함께 대회에 나섰던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24·RB라이프치히)이 훗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입은 반면 둘은 리우 올림픽 메달 획득 좌절 이후 군대 문제와 직결했기 때문이다.

권창훈은 K리그(프로축구) 리턴이 임박한 듯 보이고, 석현준은 병역 기피 혐의로 형사 고발되고 말았다.

국내 축구전문지 베스트일레븐은 29일 권창훈의 에이전트 말을 빌려 “권창훈이 내년 여름 수원 삼성으로 복귀해 김천 상무 입대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정우영(21)과 ‘정권듀오’를 이뤄 활약하고 있는 권창훈이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병역 의무를 다해야 한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석현준(왼쪽)과 권창훈(가운데)의 유럽 생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예정된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유력한 와일드카드(나이 제한과 상관없이 뛸 수 있는 선수) 후보로 거론되긴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개최 여부는 물론 권창훈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한다는 보장도,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리더라도 메달을 딴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K리그로 복귀해 상무 유니폼을 입는 것. 상무에 입대하려면 만 27세까지는 입영을 신청해야 한다. 1994년생 권창훈은 내년 연령 상한선에 걸린다.

상무에서 뛰기 위해선 앞서 K리그에 소속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청시기에 맞춰 K리그로 복귀할 전망이다. 전부터 유력한 행선지로 친정팀 수원이 꼽혀왔다. 프라이부르크에서 2020~2021시즌까지 마친 뒤 다시 수원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권창훈은 수원 유스 매탄고를 거친 이른바 ‘성골’ 출신이다. 2013년 프로 계약한 뒤 4시즌 동안 K리그 90경기에서 18골 7도움을 올렸다. K리그 최고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한 뒤 2017년 프랑스 리그앙 디종을 거쳐 2019년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그는 프라이부르크와 2+2년 계약돼 있다.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여름 자연스레 계약기간이 종료된다.

대표팀에선 불운이 따랐다. 201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예선 및 준비과정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지만 2017~2018시즌 리그앙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는 바람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출전이 좌절됐다.

2016 리우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은 통한으로 남는다. [사진=연합뉴스]
권창훈에게는 내년 도쿄 올림픽 정상 개최 및 남자축구 와일드카드 발탁이 마지막 기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앞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주축으로 나섰지만 8강에서 온두라스에 0-1 석패하면서 입상하는 데 실패했다. 만약 내년 여름 올림픽에서 마지막 병역 면제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예정대로 수원을 거쳐 상무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리우 올림픽 결과가 아쉽긴 석현준도 마찬가지. 역시 당시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승선해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때 함께했던 손흥민, 황희찬을 비롯해 장현수(알 힐랄) 등 동료들이 병역을 해결한 것과 대조적이다.

190㎝ 큰 키를 바탕으로 힘과 속도를 갖춘 석현준은 유소년 때부터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신갈고 3학년이던 2009년 18세 나이에 네덜란드로 명문 아약스와 프로계약을 체결, 기대를 한껏 모았다. 

이후 흐로닝언(네덜란드),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나시오날, 비토리아, FC포르투(이상 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헝가리), 트루아, 스타드 드 랭스(프랑스)를 거쳐 다시 트루아에 몸 담기까지 수차례 이적과 임대를 전전하면서도 유럽에서 설 곳을 찾았다는 점에서 많은 축구 팬들 박수를 받았다.

25세였던 2016년 신태용 감독 부름을 받고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전격 발탁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함께 와일드카드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결국 황의조가 선택됐다.

석현준은 병무청으로부터 병역 기피자로 고발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상무 지원 상한 연령은 27세이기 때문에 1991년생 석현준이 상무 입대를 고려했다면 지난 2018년에는 국내 무대를 밟아야 했지만 그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은 채 여전히 프랑스에서 뛰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소집됐던 2018년 10월 석현준은 “병역을 연기할 방법을 찾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인 과정이기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으면 공개하겠다. 절대 병역을 회피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그 이후 2년이 더 지나면서 의혹이 깊어졌다.

당시 축구계에선 석현준이 부모와 함께 유럽 국가에서 영주권을 얻어 37세까지 국외여행허가를 받아 병역을 사실상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병무청은 지난 17일 “석현준이 만 28세였던 지난해 4월 1일 전에 귀국했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병역법 위반 혐의로 그를 형사 고발하고,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에 올렸다. 결국 그는 병역을 합법적으로 연기할 방법을 찾는 데 실패한 듯 보인다.

석현준은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투병했고, 8월에는 아들이 태어났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19일 프랑스 리그두(2부) 2호골을 작렬하는 등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낸 그가 이제 '병역 기피자'로 몰리는 위기를 맞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향후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공정위원회를 거쳐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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