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체계적·장기적 국제 공조 필요
상태바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한 체계적·장기적 국제 공조 필요
  • 이두영 기자
  • 승인 2021.01.06 0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마이클오스터홈 박사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 저서에서 주장

[스포츠Q 이두영 기자] 감염병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처와 국제 공조를 강조한 서적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감염병 연구정책센터 설립자이며 역학 분야 국제적 권위자인 마이클오스터홈 교수가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을 발간했다.

‘40년 경력 역학조사관이 밝힌 바이러스 대유행의 모든 것’이라는 설명이 책 내용을 대변한다.

저자는 세균, 바이러스의 출현 및 퇴치 노력, 공중보건 역사, 백신, 생물무기, 독감, 항생제 내성 등 감염질환에 대한 모든 것을 이론과 각종 연구결과 등으로 설명하고, 반복되는 세계적 유행병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요령 및 방법을 제시했다.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
살인 미생물과의 전쟁.

 

특히 해마다 변종이 나타나는 독감을 코로나바이러스19 못지않은 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처 노력을 강조했다.

세계 공중보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은 독감 바이러스와 항미생물제(항생제) 내성이다. 에볼라바이러스, 사스·메르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라사·니파 바이러스, 뎅기열,황열,지카 등 각종 모기 매개 감염병도 주요 위협으로 꼽혔다.

독감은 운이 좋으면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지만, 전파력이 강하고 건강한 젊은 사람에서도 면역체계 과잉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독감으로 숨진 인구는 약 1억 명이다. 제1차 세계대전 사망자보다 더 많은 수다.

판도를 바꿀 획기적 독감 백신을 개발해 전 세계 인구에 접종하면 지난 50년 간 목숨을 잃은 사람 수보다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항생제 처방 남용은 의료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됐다.

통상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질병 원인이 세균 감염인지 바이러스 감염인지 알 방법이 없다. 의사는 일단 항생제를 처방하지만 완전히 이롭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장내 유익균과 같은 환자 몸의 다른 미생물에 영향을 줘서 오히려 목숨을 위태롭게 할 우려도 있다.

인류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은 지역에 따라 내성이 4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항생제는 축산업,양계업,수산업 등 동물 식재료 생산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추세라면 머잖아 심장병·암 사망자보다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게 될 것이다.

항생제 내성 속도는 개발속도보다 더 빠르다.

제약사들은 천문학적 개발 비용과 판매 수익을 놓고 주판알을 굴린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항생제 개발이 더디다. 저자는 자금력 있는 선진국들이 앞장서서 유엔 산하 IPCC(정부 간 기후변화 패널)와 같은 국제기구를 설립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근방의 한 마을. 이 지역은 말리리아,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등을 매개하는 숲모기에 물릴 우려가 있서 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 근처의 한 마을. 이 지역은 말리리아,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등을 매개하는 숲모기에 물릴 우려가 있서 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괄적 국제기구 창설은 아프리카 숲의 모기가 매개하는 각종 바이러스 감염병 억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게이츠 재단)은 1,000조 원이 넘는 거금을 기부해 말라리아 퇴치 등 빈곤과 질병 퇴치, 의료접근성 강화 및 교육에 공헌하고 있다.

숲모기 억제 종합전략 개발을 위해 전 세계 전문가 집단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국제연합 기구가 창설돼 민간단체인 게이츠 재단과 협업한다면 자금투여 및 투약 효과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저자는 아들이 라크로스 뇌염모기에 물려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례를 언급하며, 공중보건 최대 적인 모기에 물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인류를 위태롭게 하는 감염병은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 저자는 전염병과 관련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고,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의료계,정부,기업체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에 직결되는 필수의약품과 인공호흡기, 마스크, 의료종사자용 개인보호 장구 등을 국제사회가 전략물자로 비축할 것도 조언했다.

중국과 인도에 편중돼 있는 대다수 복제약이 국경폐쇄 또는 현지수요 폭증에 인한 재고부족으로 조달에 어려움이 생길 위험은 상존한다. 그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 등 생산의 분산화와 다각화가 필요하다.

저자는 도덕성을 잃은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탄저균,천연두바이러스 등이 가공할 생물무기로 둔갑할 위험이 있다며 이에 대해 각국 정부가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