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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워라 손흥민, 더 이상 '손날두' 아닌 이유 [토트넘 브렌트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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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워라 손흥민, 더 이상 '손날두' 아닌 이유 [토트넘 브렌트포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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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때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와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은 당당히 ‘NO’라고 외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2부)와 2020~2021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15분 추가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010년 독일 무대에서 데뷔한 손흥민의 프로 통산 150번째 골. 순도로만 따졌을 때는 어떤 유럽 대표 골잡이들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6일 브렌트포드와 카라바오컵 준결승전에서 커리어 150호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캡처]

 

10대에 해외 무대 도전장을 던진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20골,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29골을 넣고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매 시즌 20골 가까이 기록하던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 진출 이후 100호골을 달성하더니 이날 커리어 419경기 만에 유럽 통산 150골 금자탑을 쌓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탕귀 은돔벨레가 패스를 찔러넣었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이 빠르게 치고 들어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만 16골 8도움. 더 놀라운 건 페널티킥 골이 없다는 점이다. 골 순도에선 유럽 전체로 따져도 최정상급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12골을 넣어 득점 2위로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3골)와는 1골 차. 그러나 손흥민은 54.5%(12/22)의 적중률을 보인 반면 살라는 31.7%(13/41)로 격차가 컸다.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는 42.3%(11/26),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7.9%(11/29),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튼, 이상 11골)은 36.7%(11/30)로 손흥민보다 성공률이 한참 낮았다.

페널티킥까지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손흥민은 올 시즌 단 하나의 페널티킥 골도 없다. 그러나 살라는 5골, 바디는 6골, 페르난데스는 무려 9골을 페널티킥으로 기록했다.

상대 골키퍼를 완벽히 속이며 쐐기골을 넣고 있는 손흥민(왼쪽). [사진=EPA/연합뉴스]

 

EPL 진출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손흥민은 리그서 페널티킥 골이 전무하다.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선 가레스 베일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하기도 할 만큼 이타심이 강한 동시에 결정적인 골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도 이런 손흥민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지난 3일 손흥민이 토트넘 100호골을 터뜨리자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사람들이 알게 돼 기쁘다”며 “어떤 선수는 한 시즌에 10골을 오직 PK로만 넣더라”고 경쟁자들에 빗대 제자를 치켜세웠다.

손흥민과 영혼의 파트너를 이루고 있는 해리 케인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올 시즌 10골 중 3골이 페널티킥. 불현 듯 케인이 떠오른 듯 무리뉴는 “케인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며 당황하기도 했다. 

한때 손흥민이 꼽은 롤모델이자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호날두와 비교돼 더욱 눈길을 끈다. 호날두는 세계 축구사에 손꼽힐 만큼 많은 골을 넣었지만 페널티킥 골 비중이 매우 높은 선수다. 특히 과거 만큼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최근엔 더욱 그렇다.

6일 유럽축구 이적 관련 내용을 주로 다루는 트랜스퍼마크트는 2020년 유럽 5대리그 페널티킥 득점 랭킹을 공개했는데, 호날두는 무려 17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록한 33골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올 시즌도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4골로 득점 선두인데, 그 중 4골이 페널티킥이다. 손흥민은 당연히 0골.

지난해 페널티킥으로만 17골을 넣은 유벤투스 호날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여전히 호날두가 축구계에서 위대한 인물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플레이 스타일, 골 유형 등을 볼 때 점점 손흥민과 비교는 무의미해지고 있다.

호날두만의 문제가 아니다. 페르난데스(15골), 임모빌레(라치오·14골), 루카쿠(인터밀란·10골)을 비롯해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와 메시(이상 9골)까지도 전체 골에서 페널티킥 의존도가 높았다.

손흥민의 가치가 꾸준히 솟아오르는 이유다. 손흥민은 호날두의 친정팀이기도 한 레알 마드리드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부진에 빠져 있는 에당 아자르를 팔고 손흥민을 영입하려 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올 시즌 또 한 단계 발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이기에 더 이상 허황된 얘기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

레알이 아니라도 손흥민을 원하는 팀은 많다. 너무도 높아진 가치에 부담스러워 하는 수준이 됐다. 현재 페이스로 올 시즌을 마친다면 그를 향한 관심은 더욱 폭발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팀 성적에 집중하겠다는 손흥민이다. 이날 승리로 이제 커리어 첫 트로피 사냥에 바짝 다가선 손흥민이다. 7일 맨유-맨체스터 시티 더비 승자와 오는 4월 25일 우승컵을 두고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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