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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김세정의 경이로운 가능성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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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김세정의 경이로운 가능성 [인터뷰Q]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1.2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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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경이로운 소문'으로 인생 캐릭터를 '소환'한 김세정. 또 다른 '가능성의 땅'을 활짝 연 김세정은 음악과 연기 모두 자신을 다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아팠던 순간들을 마주 보고, 다시 꿈꾸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 도하나와 김세정은 닮아 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난 24일 종영한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 동명의 다음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원불멸의 삶을 위해 지구로 내려온 사후세계의 악한 영혼들과 이에 맞서 괴력, 사이코메트리, 치유 등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카운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경이로운 소문'은 OCN 자체 최고 시청률을 잇달아 경신하는 쾌거와 함께 시즌2 제작까지 확정지었다.

김세정은 뛰어난 감지 능력은 물론 몇 초 만에 타인의 기억을 엿볼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카운터 '도하나'로 분해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고난이도 액션까지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 배우들의 케미, 액션 모두 빛난 경이로운 소문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요.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니까요.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삿말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어요."

김세정은 스포츠Q(큐)와 서면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노력과 행복이 맞닿는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다"고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지난 24일 최종회에서 평균 시청률 11%(닐슨 코리아 제공)을 달성하면서 OCN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의 시청률 '기록 깨기'에 대해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정말 감사하다"며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만큼 기억에 남는 댓글도 있었다고.

"국수집에서 카운터들과 춤추는 씬이 있었는데 '춤출 땐 도하나 아니고 김세정이네' 하는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한참 춤을 추고 있는데 스태프 분들께서 '세정아 보여줘'라고 하시는 바람에 그 말에 공격당해버렸어요. 방송을 보니 그 장면만큼은 그냥 김세정이더라고요.(웃음)"

김세정에게 '경이로운 소문'은 여러모로 뜻 깊은 작품이었다. 평소 밝고 쾌활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시크하고 차가운 역할에 도전했지만,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어냈다. 뿐만 아니라 '도하나'를 통해 엘리베이터 액션, 발차기 등 고난이도 액션신에 첫 도전했던 김세정은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가장 설레는 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고요.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흥분하지 않도록 감정을 눌러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어요.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경이로운 소문은 배우들의 호흡이 빛났다는 호평이 많은 작품이었다. 촬영 현장을 함께한 동료들은 김세정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김세정은 "늘 티격태격 싸우지만 가장 잘 맞고 배울 점도 많은 쌍둥이 오빠 같았던 친구 조병규 배우, 친구처럼 함께하고 당해주시지만 늘 길을 제시하고 먼저 나서주신 아빠 같은 유준상 선배님. 그런 우리들의 정신없는 모습들을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재밌게 이끌어 주신 엄마 같은 염혜란 선배님"이라고 표현하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김세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며 '하나가 죽은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꼽았다. 동생 하영의 환영을 보며 "언니가 혼자 살아서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은 김세정의 성장한 연기력이 빛난 감정신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저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어요.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요"

이처럼 경이로운 소문은 등장인물들 각자 가진 애틋한 사연이 극에 담기면서 시청자들을 카운터들에게 더욱 '과몰입'하게 했다. 김세정은 도하나를 연기할 때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다.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국형 히어로물'을 그린 경이로운 소문은 가족 같은 카운터들의 관계성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소문, 가모탁, 추매옥까지, 하나에게 카운터 동료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김세정은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가족과는 또 다른 가족. 카운터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더 많이 알아가고, 그만큼 마음도 편해지다 보니까 장난이나 이야기도 훨씬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됐어요. 그래서 가족보다 오히려 좋은 점도 있고, 서로 좋은 방향성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점이 좋았어요."

어둡고 아픈 과거에 갇혀 있었지만, 카운터들과 함께 하며 자신의 감정을 마주보게 된 하나. 김세정은 "하나는 상처받기 싫어 기대하는 걸 멈춰버린 친구였고, 사실 자신 역시 그랬다"며 도하나의 성장이 곧 김세정의 성장이었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부터 상처받기 전까지의 기대와 꿈만 꾸고 있는 저를 봤고, 그런 나를 어떻게 다시 깨울 수 있을까, 깨어날 수 있는 걸까 고민하던 때에 하나는 수 많았던 실패와 실수가 아닌 긴 여정 중 과정이었고 그 끝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늘 그랬던 것처럼 꿈꾸고, 두려워 말라고, 앞으로도 길고 힘들지라도 언젠간 이뤄질 거라고 해줬어요. ‘경이로운 소문’은 하나도 세정이도 성장시켰어요."

김세정에게 '경이로운 소문' 속 도하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제 막 상처를 마주 보게 되어 '어떻게 이겨 나아가야 하나'라고 걱정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상처를 마주 보는 과정 속에서 많이 위로받고 상처가 아물었으니 과거를 돌아보기보단 늘 거리 두던 주변을 돌아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이제는 주변을 편하게 돌아봐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 "연기와 노래 모두 균형 맞출 것" 배우이자 가수, 김세정의 모습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 OST '재회'를 직접 작사하며 가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직접 작사에 참여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묻자 김세정은 "가사에 카운터들의 특징을 많이 그려내고자 했다. 악귀를 소환하는 방법인 가슴에 손을 맞닿는 모습이나, 영혼의 수를 세는 자 카운터라는 문구, 카운터만이 알 수 있는 땅과 같은 여러가지 드라마 요소들을 넣어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재회’라는 곡을 쓸 때가 한창 추여사님과 수호의 과거 시퀀스가 대본으로 나왔을 때였어요. 노래 안에 제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카운터 모두의 마음이 담길 수 있기를 바랐는데, 아무래도 여러 카운터들의 과거 서사를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더라고요. 카운터의 시작, 융인들에게 목숨을 맡긴 채 어둠과 싸워가는 과정, 카운터의 마지막,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최종 꿈까지. 카운터의 일대기가 그려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잘 보였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얼마 전 그룹 활동을 종료한 김세정은 "앞으로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균형을 맞출 예정"이라고 고백했다. "노래로 쌓인 스트레스가 연기로 풀리고, 연기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노래로 풀린다"는 설명도 함께였다.

김세정은 "어릴 때는 워낙 노래를 좋아해서 ‘노래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많은 걸 익힌 후에 연기를 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노래로 쌓인 스트레스가 연기로 풀리고, 연기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노래로 풀리더라. 노래를 하다 보면 연기가 하고 싶고 연기를 하다 보면 무대가 그립고. 그래서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다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요? 아마 다시 노래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연기로 달리고 노래로 쉬고, 노래로 달리고 연기로 쉬고. 일을 쉼으로 느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서 계속 달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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