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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봤던 세밀한 축구통계, K리그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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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봤던 세밀한 축구통계, K리그서 구현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14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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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K리그 클래식·챌린지 모든 경기 비디오분석자료 제공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유럽리그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보면 어떤 선수가 얼마나 많은 거리를 달렸는지 활동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해 보여준다. 이제 K리그에서도 이런 자료를 마음껏 볼 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4일 서울 센터마크호텔에서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23개 구단 관계자, 미디어를 대상으로 K리그 경기 비디오 분석 시스템 설명회를 열었다.

연맹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받은 체육진흥투표권 주최단체 지원금을 받아 선수와 경기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 방송에서 볼 수 있었던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맹은 입찰을 통해 경기분석 솔루션으로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의 풋볼 애널라이저를 선정했고 트래킹 시스템으로는 유럽에서 흔히 사용하는 트래캅을 도입했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박정선 팀 트웰브 대표가 14일 서울 센터마크 호텔에서 열린 K리그 경기 비디오 분석 시스템 설명회에서 풋볼 애널라이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연맹은 각 구단에 임대로 지급한 노트북에 설치된 풋볼 애널라이저를 통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의 452경기 모든 경기를 데이터로 만든 뒤 이를 분석해 경기 분석 보고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연맹은 K리그 클래식 최소 10경기를 대상으로 트래킹 시스템인 트래캅을 이용해 특수카메라로 촬영한 실시간 트래킹 데이터를 중계방송용으로 제공한다.

◆ 풋볼 애널라이저, 경기당 2000여개 플레이 상황 분석

이날 초점은 구단에서 사용할 수 있는 풋볼 애널라이저 설명에 모아졌다. 풋볼 애널라이저는 2012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일본 업체인 데이터 스타디움이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일본제이지만 국내회사인 팀 트웰브가 연맹과 파트너십을 맺고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대한 원천 기술을 전수받았다. 향후 모든 경기 데이터의 분석은 팀 트웰브가 맡는다.

풋볼 애널라이저를 이용하면 득점과 슛, 패스 등에 대한 시간대별, 경기장 지역별, 방식별, 방향별 기록이 상세하게 나오며 더블 클릭을 하면 해당 영상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구단은 경기력 개선에 활용할 수 있고 상대팀과 경기에서 어떤 것이 잘 됐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각 구단에 임대된 컴퓨터에서는 해당 구단의 경기 영상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원 삼성에 지급된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서는 수원과 상대팀의 영상만 확인이 가능하다. 다른 팀끼리 경기는 데이터는 나오지만 영상은 확인할 수 없다.

또 풋볼 애널라이저는 오직 구단용으로만 배포됐다. 향후 언론이 이를 활용하려면 넷 스트라이커라는 인터넷용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 넷 스트라이커는 개발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팀 트웰브가 제공하는 분석 가공된 데이터와 콘텐츠만 활용이 가능하다.

▲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를 분석한 풋볼 애널라이저 프로그램. 선수들과 팀의 각종 데이터가 화면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사진=풋볼 애널라이저 캡처]

◆ "분석 시간 너무 오래 걸린다" 구단들의 문제 제기도

연맹은 13일 언론을 대상으로 데이터 활용 스토리텔링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연맹은 매주 한 차례씩 K리그 클래식 핫이슈에 대한 데이터 리뷰와 전경기 데이터 분석 자료를 언론에 제공할 계획이다.

바로 이 데이터 리뷰와 전경기 데이터 분석 자료가 풋볼 애널라이저를 통한 분석 자료에서 나왔다.

연맹은 13일 첫 자료에서 이동국이 37세의 나이로 체력 안배와 부상 관리 차원에서 교체 출전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광주 FC와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2-0으로 이긴 수원의 무실점 원동력을 부상에서 복귀한 오범석과 3개의 유효슛을 막아내 골문의 안정감을 높인 정성룡 등이 수비 안정에 기여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풋볼 애널라이저의 각종 데이터를 활용하면 구단에서는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고 언론에서는 이를 토대로 다양한 기사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풋볼 애널라이저를 사용하면 기초 데이터와 경기 기본 데이터부터 특수 데이터, 기본 트래킹 데이터, 고급 트래킹 데이터까지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일본 데이터 스타디움 관계자는 "J리그에서는 감독이 직접 풋볼 애널라이저를 활용해 분석하기도 한다. 구단에서 따로 채용한 분석 전문가가 프로그램을 통해 감독에게 분석 자료를 정리해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충주 험멜 구단 관계자가 14일 서울 센터마크 호텔에서 열린 K리그 경기 비디오 분석 시스템 설명회에서 직접 풋볼 애널라이저를 사용해보고 있다.

팀 트웰브 측은 풋볼 애널라이저를 통해 제공하는 각종 분석 데이터를 경기 끝난 뒤 48시간 이내에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는 이틀이나 걸린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요즘처럼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가 계속되는 빡빡한 일정에서 이틀 후에 경기 분석자료를 받는다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언론 역시 경기 분석 자료를 48시간 후에 받아 이를 콘텐츠로 활용하기가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팀 트웰브 측은 "아직 시스템을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경험을 축적해 48시간을 더욱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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