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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련사 동백나무숲을 둘러보고 차나 한잔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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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련사 동백나무숲을 둘러보고 차나 한잔 어때?
  • 이두영 기자
  • 승인 2021.01.28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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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두영 기자] 답답한 시절이 이어지고 있지만 ‘봄’은 오기 마련이다. 겨울부터 봄까지 지역에 따라 크게 시차를 두고 피는 동백꽃은 요즘 같은 비대면 여행 시기에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기슭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백련사에는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다.

가람을 휘감듯이 풍성하게 둘러싼 백련사 동백나무 숲(천연기념물 제151호)은 면적이 5.2ha에 이른다. 약 7,000 그루가 빽빽이 자라고 있다. 전남 광양 옥룡사지에 있는 동백숲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넓은 규모다.

백련사 동백숲.[백련사 제공]
백련사 동백숲.[백련사 제공]

 

동백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3~4월이지만 날씨 상황에 따라 한겨울에도 꽃이 피기도 한다.  현재도 벌써 개화한 송이들이 보인다.

밝은 회백색 줄기와 짙푸른 잎 사이에서 노란 꽃술을 앞세워 붉게 만개하는 것이 동백꽃이다. 그것은 오랜 친구의 격의 없는 파안대소처럼 혹은 사랑하는 연인의 열정 품은 미소로 다가온다. 꿀을 얻기 위해 바삐 날아다니는 동박새라도 본다면 보는 이의 마음이 더욱 훈훈해질 터다.

동백나무 외 후박나무,비자나무,푸조나무,붉가시나무 등도 동백림과 더불어 만덕산 자락의 생태를 유지시키는 주인공들이다.

백련사 동백나무 숲은 수백 년 묵은 것으로 추정된다.

만덕산 자락 백련사 동백나무 숲. [스포츠Q DB]
만덕산 자락 백련사 동백나무 숲. [스포츠Q DB]

 

백련사는 통일신라시대 말에 무염국사가 창건한 절이며, 고려 명종 때인 1170년에 원묘국사 요세가 크게 중창했다.

고려 고종 시절인 1232년에는 원묘국사가 지역 유지들의 지원을 받아 보현도량을 세우고 불교에 대한 새로운 자세를 다짐하는 백련결사를 일으켜 화제가 됐다.

문벌체제에서 호의호식하던 유학자들의 보수적·귀족적 작태에도 경종을 울린 이 백련결사 운동은 천태종 승려들은 물론 왜구들의 노략질과 몽골 침입 등 어수선한 시국에 새 세상을 갈망하던 백성들과 의식 있는 유교계 지식인들까지 호응해 120년 동안 지속됐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세종대왕 둘째 형인 효령대군이 8년 동안 머물며 열성적으로 종교활동을 벌였다. 그의 후원으로 20여 채 건물이 세워졌고, 왜구 침략을 막을 토성도 조성됐다.

그 시기가 1430년대이니 현재 울창하게 번창한 백련사 동백나무 숲은 당시 산불이 절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심은 나무들이거나 그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백련사는 남도 답사 여행 명소인 다산초당과 이웃하고 있어, 봄날 여행자들에게 실과 바늘처럼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여겨진다. 역사적으로도 두 장소는 깊은 사연이 있다.

백련사 서쪽으로 자그마한 산 오솔길을 걸어 800m 정도만 가면 숲속에 다산초당이 자리하고 있다.

다산초당은 실학의 거두 다산 정약용이 1801년 11월 이후 18년 동안 이어진 강진 유배 기간의 대부분을 지낸 거처다.

전혀 호화스럽지 않은 가옥이 소나무, 동백나무 등에 둘러싸여 있고 정약용이 손수 조성한 작은 연못까지 있어서 피안의 세계로 느껴질 만큼 아늑한 집이다.

정약용은 초당과 백련사 사이의 부드러운 산길을 걸어 백련사의 혜장스님(1772~1811)과 교우했다.

혜장은 해남 출신으로 땅끝마을 인근 두륜산 대흥사에서 출가해 성리학에도 능통한 인물이다.

정약용이 그의 비에 남긴 “유학의 대가나 다름없었다.”는 구절은 혜장스님의 깊었던 학문을 대변해 준다. 혜장스님은 정약용보다 10년이나 나이가 어렸지만, 40세의 나이에 먼저 세상을 뜨고 말았다.

혜장스님은 국내 차 문화 중흥의 꼭짓점으로 평가받는 초의선사와 교우한 까닭에 차에 대해서도 경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봄, 백련사 동백숲과 차밭을 둘러보고 절간의 찻집 ‘만경다설’에서 전통 깊은 차의 진수를 음미하면 금상첨화다.  만덕산자락부터 강진만까지 질펀하게 깔린 봄기운이 가슴으로 밀려드는 감흥을 느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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