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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을 향해' 울산 현대, 멕시코 호랑이를 넘어라! [2020 FIFA 클럽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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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을 향해' 울산 현대, 멕시코 호랑이를 넘어라! [2020 FIFA 클럽월드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0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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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회관=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멕시코다. 아시아 챔피언으로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K리그 팀들에 절망을 안겼던 멕시코 클럽들. 울산 현대는 한국산 호랑이의 무서움으로 사상 첫 결승 진출에 한 발 다가서겠다는 각오다.

울산 현대는 1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한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엔 대륙별 챔피언스리그 우승 6팀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까지 7팀이 참여한다. 울산은 중남미 챔피언 티그레스 UANL(멕시코)와 오는 4일 오후 11시 6강전(스포티비·온·나우 생중계)을 펼친다.

아시아 챔피언 울산 현대가 8년 만에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K리그 첫 결승행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클럽월드컵은 2000년 창설돼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한다. 당초 지난해 12월에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개월 가량 연기됐고 1일 드디어 개막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초 전승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비롯해 남미 전통의 강호 SE 파우메이라스(브라질)와 21세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아프리카 대표 알 아흘리(이집트), 북중미 대표 티그레스,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하는 알 두하일(카타르) 등이 울산의 경쟁 상대다.

K리그 팀은 2006년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5차례 클럽월드컵에 참가했다. 최고 기록은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3위. 울산도 2012년 참가했는데 첫 경기에서 패하며 세계 무대의 벽을 절감했다.

대회 참가가 결정되면 가장 관심을 받는 건 유럽 챔피언과 격돌할 수 있을지 여부다. 결과를 떠나 세계 최강팀과 격돌하는 장면은 팬들에겐 큰 볼거리가 된다. 2010년 성남FC가 4강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을 만나 0-3 완패를 당한 적이 있으나 현 체제에선 아시아 팀이 유럽 팀을 만나려면 결승에 오르거나 3,4위전에 진출해야 한다.

 

울산이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기 위해선 먼저 북중미 우승팀 티그레스 UANL을 잡아내야 한다. [사진=FIFA 클럽월드컵 공식 페이스북 캡처]

 

이를 위해선 먼저 멕시코를 넘어야 한다. 대진상 K리그 팀들은 멕시코와 자주 격돌했다. 2010년을 제외하고는 4차례 모두 멕시코와 만났는데 2009년 포항이 3·4위전에서 아틀란테를 승부차기 끝에 잡아낸 걸 제외하면 모두 졌다. 월드컵에서도 종종 맞붙게 되는 멕시코는 탄탄한 기본기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를 괴롭혀 왔다.

티그레스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해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티그레스는 멕시코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강호다. 프랑스 대표팀 출신이자 2009년 리그앙 MVP를 차지하기도 했던 앙드레-피에르 지냑과 우루과이 출신 레오나르도 페르난데스가 선봉에 선다.

공교롭게도 티그레스는 호랑이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팀명을 ‘TIGERS UANL’로 표기하기도 한다. K리그의 호랑이 울산 현대와 ‘호랑이 더비’가 성사된 것.

주전 공격수 니코 로페스가 코로나 확진으로 대회 참가가 어려워졌고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도 있어 최상의 전력을 뽐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울산은 이적 이탈과 부상 속출 등으로 악재를 만났다. K리그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울산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차지하며 8년 만에 클럽월드컵에 나서게 됐으나 전력이 불안정하다. 득점왕 주니오가 중국 무대로 떠날 예정이고 주장을 맡았던 신진호(포항), 이근호(대구FC), 박주호(수원FC)가 줄줄이 이탈했다. 이청용과 홍철, 이동경, 고명진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이 부임하며 아직 팀 파악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려도 작지 않다. 

물론 불안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동준과 김지현 등 젊고 유망한 공격자원들을 영입했고 오스트리아 출신 보훔에서 이청용과 함께 뛰었던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루카스 힌터제어도 왔다. 이적이 예상됐던 김태환과 김인성도 잔류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뮌헨을 만나기 위한 여정은 멀기만 하다. 티그레스를 꺾어도 4강에선 파우메이라스와 만난다. 뮌헨이 준결승에서 패하거나 울산이 결승에 진출해야 뮌헨을 만날 수 있다.

확실한 동기부여도 있다. 엄청난 상금 규모다. 우승팀엔 500만 달러(55억8800만 원)가 돌아가고 준우승을 해도 400만 달러(44억7000만 원)를 받는다. 3위로 마치면 250만 달러(27억 원)로 확 줄어든다.

불가능하리란 법은 없다. 이미 포항이 3위를 차지한 적이 있고 아시아에서도 2016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2018년 알 아인(아랍에미리트)가 결승전에 올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과 격돌한 사례가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끈 홍명보의 K리그 지도자 데뷔 무대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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