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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스트레이키즈 사과, 21세기 K팝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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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스트레이키즈 사과, 21세기 K팝의 자질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2.03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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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이어 사과문을 게재했다. 여자친구 소원, 스트레이 키즈 한의 이번 논란은 특히 해외 팬들의 비판 여론이 거셌다.

걸그룹 여자친구 소원은 나치 장교 군복과 비슷한 차림의 마네킹을 포옹한 사진으로 논란이 일자 지난 1일 소속사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소원은 전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군복을 입은 남자 마네킹의 허리를 감싼 채 이를 바라보는 사진을 올렸다. 이를 본 해외 누리꾼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전쟁범죄를 언급하며 소원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고, 소원은 사진을 곧바로 삭제했다.

 

[사진=여자친구 소원 인스타그램]
[사진=여자친구 소원 인스타그램]

 

미국 CNN과 영국 BBC등 주요 외신들도 이날 "K팝 스타가 나치 옷을 입은 마네킹과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후 사과했다"며 이 논란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은 1일 공식 입장문을 게재하며 해당 사진이 작년 11월 여자친구의 컴백쇼 VCR 비하인드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대여한 경기 파주의 한 카페에서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 부적절한 소품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고, 콘텐츠를 촬영·업로드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수하지 못했다"며 "역사적 사실과 사회 문제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점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특히 관련 영상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을 모두 수정했다고 덧붙이며 "아티스트 본인도 사진 내용의 의미를 인지하고 매우 놀라 즉시 사진을 삭제했으며, 이러한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한 깊은 책임을 느끼고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스트레이키즈 인스타그램]
[사진=스트레이키즈 인스타그램]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멤버 한은 2일 그룹 공식 SNS에 자필로 쓴 사과문을 올렸다. 과거 인종 차별적인 내용의 가사를 썼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는 내용이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한이 중학생 시절 유튜브에 올린 랩 영상에 인종 차별적인 가사가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상 속 랩 가사에는 "넌 깜XX 외국인 노동자", "니가 입은 나이키 그건 니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사과 요구가 빗발쳤다.

한은 사과문을 통해 "제가 13살이던 2013년 무렵 작성한 가사가 현재 논란이 되면서 팬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잘못"이라며 사죄했다.

이어 "철없던 어린 시절 랩을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잘못된 가사를 썼다. 충분한 고민 없이 쓴 가사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나이가 어렸다는 이유만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더욱더 반성하고 뉘우치겠다. 국내외에서 많은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사랑과 응원의 소중함을 항상 깊이 새기고, 바르게 책임감을 지니고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해외 팬들의 거센 비판과 사과 요구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부 국내 팬들은 소원의 경우 문제되는 부분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 한의 경우 약 7년 전, 만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썼던 가사라는 점을 들었다. 물론 두 가지 사건 모두 외국 팬들에게 큰 무례와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었음을 소속사 및 본인이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발간한 '2020 지구촌 한류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98개국 한류 팬 숫자가 조사 이래 처음으로 1억 명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약 545만명 증가한 1억477만78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K팝을 주시하는 눈이 전 세계 곳곳,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소원, 한의 사과는 K팝이 '한국의 대중가요'라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선지는 이미 오래고,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하나의 거대한 문화산업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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