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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유니폼' 김하성, 자신감은 벌써 빅리거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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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유니폼' 김하성, 자신감은 벌써 빅리거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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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자회견 도중 김하성(26)은 돌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금껏 입었던 자주빛 색이 아닌 흰색과 노란색이 조합된 유니폼. 어엿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가 된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풀타임을 뛴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일 출국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공식 석상. 기대감은 물론이고 걱정이 앞서기도 할 법 했지만 김하성은 자신감이 넘쳤다.

김하성이 8일 기자회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이스펙코퍼레이션 제공]

 

◆ 2루수? 장타력? “돈 워리”

한 방을 갖춘 유격수로서 KBO리그를 평정했다. 직전 시즌엔 커리어하이인 30홈런까지 달성했고 이는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관심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초 드디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었다. 4+1년 최대 3900만 달러(426억 원).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LA 다저스 입단 초기 연봉보다도 높은 수준. 샌디에이고의 높은 기대치를 보여준다.

문제는 포지션이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유격수로 주로 뛰었다. 김하성은 3루수로도 종종 변신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의 사정은 다르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등이 빅리그서도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

2루수는 거의 출전 경험이 없다. 그러나 김하성은 “솔직히 이 부분(포지션 전환)이 걸리긴 했다. 내 포지션은 유격수고 프로에선 유격수와 3루수를 병행했다. 그런데 2루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2루수에 대해선 나름대로 자신 있다. 고등학교 때 2루수를 봤고 스무 살 때 백업을 하면서 (2루수) 스텝 등을 전부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팀을 가더라도 결국 내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선수층을 가진 팀에서 뛰고 싶었다”며 “KBO리그에서도 경쟁했고 적응기를 거쳤다. 좋은 내야진을 갖췄다면 그만큼 내가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루수에 도전하게 된 김하성. 염경엽 전 감독의 도움 하에 새 포지션 적응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타격에 대한 자신감도 넘친다. 계약 직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신인왕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노린다”고 당찬 포부를 나타냈던 그는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어서 정말 잘 한다면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목표의식이 있다 보면 스스로 채찍질 할 수 있다”며 “일단 부딪혀 봐야 할 것 같다. 나도 내 성적을 가늠할 수 없다. 풀타임을 뛴다면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하성에게 경쟁은 숙명과도 같다. “항상 프로에 있으면서 경쟁을 해왔고 그런 적응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있었다”며 “경쟁이 불안하고 저를 못 믿었다면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 도전도 안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예비 빅리거다.

◆ 고마움 그리고 책임감

꿈의 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었다. 김하성은 “꿈은 꾸고 있었지만 아마추어 때는 프로에 가기 급급했던 선수였다”며 “좋은 구단과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만났고 (강)정호 형과 (박)병호 형이 진출을 하는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님이 ‘너도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야구를 하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그런 목표 의식이 있어 매년 발전하려는 선수가 된 건 같다”며 “‘한국에서만 잘해야지, 올해만 잘해야지’ 생각했다면 계속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목표의식을 심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은사를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염 전 감독은 넥센을 떠나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았는데 건강 악화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인으로 머물고 있는 그는 제자의 꿈을 위해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였다.

김하성은 KBO팬들을 향해 "내가 잘하면 어린 팬, 야구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잘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사진=스포츠Q DB]

 

김하성은 “사실은 지금도 저를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수비 훈련도 도와주고 계시는데 저에게 최고의 스승님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빅리그 대선배인 박찬호와 류현진도 한 몫을 했다. 샌디에이고 고문인 박찬호는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입단을 설득했고 류현진은 후배의 도전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하성은 “박찬호 선배는 개척자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신 덕에 후배들도 꿈을 꿀 수 있었다”라며 “‘샌디에이고는 좋은 도시고 좋은 팀이다. 야구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출신으로 현재 팀의 고문을 맡고 있다. 김하성의 첫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지켜보며 김하성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빅리거로서 책임감도 크다. 한국 팬들과 어린 꿈나무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보였다. 그는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스포츠 선수에게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더 깊이 느꼈다”며 “내가 잘하면 어린 팬, 야구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잘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출국을 앞둔 김하성은 본격적인 빅리거로서 행보를 이어간다. 스프링캠프에서 2루 수비와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할 시간을 갖고 본격적인 개막을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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