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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복귀' 심재민, 김응용 '할아버지'와 특별한 인연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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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복귀' 심재민, 김응용 '할아버지'와 특별한 인연 [프로야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2.10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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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김응용(80) 야구학교 명예감독이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 스프링캠프를 깜짝 방문했다. ‘코끼리 감독’으로 통하는 김 감독은 어릴 때부터 지켜본 투수 심재민(27)을 응원하기 위해 전지훈련지를 찾았고, 평소 보여주지 않던 온화한 미소를 띠며 훈련을 지켜봤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 차려진 KT 캠프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내 투구 훈련 중 잠시 짬을 낸 심재민이 김 감독에게 다가와 스스럼없이 뒤에서 안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심재민은 김 감독을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김응용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사장 시절부터 심재민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알려져 있다.

심재민이 복귀했다. KT에 든든한 지원군이 아닐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심재민은 연합뉴스를 통해 “김해에서 리틀야구를 하던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 전국대회를 나갔는데, 할아버지(김응용)가 저를 보셨다”며 “겨울에 삼성의 경산 훈련에 초대해주셨다. 경산에서 김해까지 기차를 타고 갈 때 용돈도 많이 챙겨주셨다”고 회상했다.

김응용 감독은 심재민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꾸준히 경산 캠프에 초대해 성장을 도왔다. 심재민은 “워낙 어릴 때부터 봐서 내게는 할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심재민은 이번 캠프에서 새 시즌 선발투수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1~5선발을 모두 우완으로 구성했던 KT 입장에선 입대 전까지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했던 핵심 좌완의 복귀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심재민은 KT가 고전하던 때 묵묵히 자리를 지킨 선수다. 중학생 때부터 이름을 날린 그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뒤를 이을 좌완 유망주로 꼽혔다. KT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 구단 특별 지명권 한 장을 주저 없이 심재민에게 썼다.

고교 시절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너무 많은 공을 던진 심재민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는 탓에 첫 시즌을 그대로 날렸다. 하지만 2015시즌부터 3시즌 동안 56⅓이닝, 54⅓이닝, 74⅔이닝을 소화하며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김응용 감독이 KT 위즈 스프링캠프지를 찾아 심재민(왼쪽)을 응원했다. [사진=연합뉴스]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44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8시즌에도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이제 군 복무를 마쳤다. 데뷔하자마자 수술을 했고, 또 복귀하자마자 쉼 없이 내달렸던 심재민에게 병역 의무를 다하는 시간은 한편으로 꼭 필요했던 휴식이기도 했다.

팀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심재민은 이를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KT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강해졌지만 여전히 좌완 투수 부족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새 시즌 앞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박시영을 영입하고,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안영명을 품는 등 불펜을 보강했다. 심재민을 선발과 불펜 중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유연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심재민을 오래 지켜본 김응용 감독은 그가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김 감독은 “내 성에 차려면 1년에 15승 이상 해야 한다”며 “예전에는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더니 이제 힘이 좀 빠진 것 같다. 군대 다녀왔으니 더 나아지겠지”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1982년부터 2014년까지 해태 타이거즈, 삼성, 한화 사령탑을 역임했다. 지난해까지 4년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으로 일한 그는 이제 야인으로 돌아가 심재민의 모교이기도 한 부산 개성고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 지내고 있는 만큼 이날은 멀지 않은 곳에 차려진 캠프장에 직접 차를 몰고 찾아와 손주뻘 심재민을 격려했다. 

레전드의 특급 격려를 등에 업은 심재민의 새 시즌 활약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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