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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추신수 그리고 양현종, 텍사스-한국 특별한 인연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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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추신수 그리고 양현종, 텍사스-한국 특별한 인연은 계속된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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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박찬호(48)로 인해 아픔을 겪었던 텍사스 레인저스는 추신수(39)에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8년 후 또 다른 한국인 양현종(33)과 다시 한 번 연을 맺었다.

텍사스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양현종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에 초대한다고 발표했다.

두 선배와 달리 장기간 계약도, 거액을 보장 받은 것도 아니지만 그토록 꿈꿨던 메이저리그(MLB) 진출 희망을 부풀린다는 점에서 텍사스행은 의미가 남다르다.

양현종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1년 스플릿계약을 맺었다. 시범경기 활약에 따라 빅리그 진출이 좌우될 전망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텍사스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박찬호와 추신수가 활동했던 팀이기 때문. 텍사스는 박찬호와 추신수를 자유계약(FA) 대박을 안겨주기도 했다.

LA 다저스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던 박찬호는 2001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텍사스의 선택을 받았다. 5년 6500만 달러(717억 원). 옵션까지 더하면 7100만 달러(783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당시 활약을 생각하면 오버페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문제는 박찬호의 몸 상태였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박찬호는 FA 계약 이후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많은 몸값을 받은 만큼 부상을 이유로 쉬어가지 못했고 이는 악순환의 시작이었다. 강점이었던 강속구도 잃었고 3년 동안 단 한 번도 1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2005시즌 도중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국내와 현지 모두 그를 향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국내에선 ‘먹튀’라는 오명까지 썼다. 훗날 “튄 적은 없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으나 당시 박찬호는 부정적 여론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이 꼽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FA’ 중 하나로 기억되는 박찬호. 그러나 텍사스는 다시 한 번 코리안 메이저리거와 손을 잡았다. 2013년 시즌 후 추신수와 7년 1억3000만 달러(1435억 원)에 계약을 맺은 것. 

부상과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FA 계약 시점의 기대치에 비하면 활약도가 만족스럽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7시즌 중 4차례나 20홈런 이상을 달성했고 강점인 출루본능을 앞세워 테이블세터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트레이드설에도 7시즌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박찬호(가운데)는 역대 FA 최악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텍사스에 좋은 기억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모범적인 훈련 태도는 귀감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겨웠던 지난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110만 원)씩 생계 자금을 지원하는 등 선행으로도 박수를 받았다.

한국 나이 마흔이 되며 다시 FA 자격을 얻었는데, 리빌딩을 준비 중인 텍사스와 인연은 여기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텍사스는 2018년 시즌 전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에도 관심을 보였다. 메디컬테스트에서 팔꿈치 염증이 발견돼 계약이 성사되진 않았으나 한국 선수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나타내온 텍사스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투수 데인 더닝(27)은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해 7경기 2승을 기록했다가 올해 트레이드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양현종과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박찬호, 추신수와 차이라면 대우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빅리그 새내기다. 험난한 경쟁을 이겨내고 MLB에 입성하면 보장 연봉 130만 달러(14억 원)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55만 달러까지 총액은 최고 185만 달러(2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연봉 23억 원을 수령한 양현종이기에 만족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그것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는 점에선 더 그렇다. 그러나 양현종이 원했던 건 돈이 아니었다. 꿈의 무대에 도전하고 더 높은 곳에서 경쟁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텍사스보다 좋은 선택지는 없었다. 약팀으로 분류되지만 어느 팀보다 출전 기회를 잡기엔 유리했다.

텍사스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간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텍사스는 양현종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내왔다. 2014년 시즌 후 양현종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행을 노리던 때부터 이어온 관심이다. 카일 깁슨과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까지 3명의 선발만 확정된 텍사스는 지난 시즌 부진으로 저렴하게 시장에 나온 양현종을 주목했다.

1961년 창단해 텍사스주 알링턴을 연고로 하는 텍사스는 2010년과 2011년 준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으나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베테랑 선수 대부분을 정리하며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팀이다.

텍사스는 올 시즌 선발 투수를 5명으로 고정하지 않고 6선발 체제 또는 특정일에 투수 2명을 잇달아 투입하는 ‘1+1’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양현종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현지에선 양현종이 조던 라일스, 더닝, 카일 코디 등과 4∼5선발을 다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것. 엄밀히 따지면 양현종은 텍사스 소속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스플릿 계약으로 마이너리그 소속 선수이기 때문.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고 스프링캠프에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물론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등에서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 등에게 눈도장을 찍는다면 얼마든지 빅리그 승격이 가능하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양현종은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 개막 로스터에 들었던 이대호가 걸어간 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16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2017년 황재균(KT 위즈)은 스플릿계약 체결 후 빅리그를 경험했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시범경기에서 53타수 14안타(타율 0.264) 1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둘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개막 25인 로스터에 진입했다. 많은 나이로 인해 충분한 기회를 얻지는 못했으나 시애틀 신인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고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드르고도 오랜 기다림 끝 6월 중순에서야 MLB 무대를 밟았다.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기대감을 안겼으나 큰 활약을 펼치진 못하고 KBO리그로 돌아왔다.

KIA 선배 윤석민(은퇴)도 스플릿계약으로 빅리그 입성을 꿈꿨던 케이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결국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 미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짧은 순간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양현종의 MLB 진출을 장담하긴 어렵다.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그러나 기대되는 점도 있다. 자신의 꿈을 찾아 많은 걸 포기하고 떠난 미국행이고 윤석민과 달리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다는 것,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과 함께 KBO리그 정상에 올랐던 투수라는 점 등은 양현종의 비상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또 하나. 한국인에게 호의를 나타냈던 텍사스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게 됐다는 점 또한 양현종에겐 예감 좋은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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