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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목표' 롯데자이언츠, 태도 변화와 '피칭랩 도입' 진짜 의미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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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목표' 롯데자이언츠, 태도 변화와 '피칭랩 도입' 진짜 의미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2.17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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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도 뒤지지 않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해 도약을 노린다. 이대호(39)를 비롯한 선수단은 우승을 목표로 이야기하고 있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 4층 피칭랩(Pitching lab)을 공개했다. 박현우 육성 총괄은 새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체질 개선을 통해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롯데의 밑그림 중 하나다. 2019시즌을 마치고 부임한 성민규(39) 단장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는데 2년차 시즌 성적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김진욱이 16일 사직구장 내 피칭랩에서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피칭랩+드라이브라인 훈련법’ 거인의 과학 야구, 핵심은 다방향 소통

롯데는 지난해 무려 2억 원을 들여 피칭랩을 도입했다. 부상 방지는 물론이고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운동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선 롯데만이 보유 중이다. 심지어 메이저리그(MLB)에도 피칭랩을 가진 팀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피칭랩 공개 첫날엔 롯데 왼손 신인 김진욱이 피칭랩에서 투구를 펼쳤다. 정확한 결과값을 위해 맨몸에 센서 수십개를 붙인 뒤 속옷 바람으로 공을 던졌는데,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그의 투구 모션을 입체적으로 담았다.

이를 통해 각 신체 부위 사이 거리, 각 관절 각도, 각가속도 등 다양한 데이터가 산출됐다. 김진욱은 머리 위 높은 타점에서 공을 던지는 좌완정통파인데 부상 위험이 있다는 우려와 달리 피칭랩은 그런 위험을 컨트롤 할 수 있을 만한 힘이 있다는 게 입증됐다. 자칫 투구폼을 수정할 뻔 했으나 피칭랩을 통해 김진욱의 장점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

이는 소통의 문제와도 밀접한 부분이다. 코칭스태프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선수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고 피칭랩을 통해 도출된 결과로 선수, R&D 팀, 스포츠 사이언스팀이 함께 논의하며 더 나은 방향을 찾는다. 다방향 소통 창구가 제대로 마련된 셈이다.

롯데는 3개월에 한 번씩 피칭랩으로 투수 데이터를 측정해 구단이 제시한 훈련 방법을 선수가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수정·보완해가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롯데는 허문회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R&D 팀, 스포츠 사이언스팀까지 머리를 모아 선수단과 함께 소통하며 발전을 모색하는 다방향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수를 위한 시스템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상동 2군 캠프에선 미국 드라이브라인 훈련 방법을 도입했다.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은 신체 역학 데이터를 수집해 선수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윤성빈, 이승헌 등 영건들을 파견하기도 했는데, 이젠 직접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이를 위해 드라이브라인에서 5년 이상 훈련을 거쳤고 드라이브라인 피치 디자인 과정을 수료한 브랜든 맨 피칭 코디네이터를 영입했다. 김진욱을 비롯한 선수들은 벌써부터 효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 목표는 우승, 언제가 될 진 몰라도

부산 사직구장에 스프링캠프지를 차린 롯데 선수들은 사뭇 다른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92년 이후 끊긴 우승 소식을 부산 팬들에게 들려주겠다는 일념 뿐이다.

이대호가 선봉에 선다.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던 이대호는 지난달 말 롯데와 2년 총액 2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주목할 점은 옵션. 우승할 시 매년 1억 원씩을 받는다는 것. 2019년 꼴찌, 지난해 7위에 머물렀고 2017년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던 롯데이기에 의지의 표현 정도라고 생각했다.

이대호의 우승 옵션은 선수단에도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이대호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을 새겨 넣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이 같은 옵션도 설정했다.

그를 따르는 선수들도 하나 같이 우승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4강을 목표라고 말했는데 선수들의 눈높이는 이보다 높다. 자발적으로 정해진 훈련 시간보다 빨리 나오고 늦게 들어가는 선수들이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허문회 감독과 프런트 사이 갈등도 있었지만 이젠 모두 수습했고 새 시즌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비온 뒤에 더 단단해진 모양새다. 

장기적 그림을 그리는 팀과 이에 확신을 갖는 선수들이 하나로 힘을 합치고 있다. 어느 팀보다 뛰어난 신인 선수들까지 영입했다. 롯데 선수단이 야구 팬들이 모두 놀랄 2021년을 장식하기 위해 여느 겨울보다 더욱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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