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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김소현·황혜영, 중국 '문화 동북공정'과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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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김소현·황혜영, 중국 '문화 동북공정'과 전쟁 중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1.02.17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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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연예인들도 나섰다. 한복, 김치, 설날까지 자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SNS 댓글에도 '망언'을 남기자 가수 송가인, 황혜영 등 연예인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평강 공주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김소현은 설 연휴 첫째 날인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분 설 연휴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과 함께 한복을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김소현이 입은 한복이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며 댓글을 달았다. 이들은 "중국 전통문화를 홍보해줘서 감사하다", "중국 전통 의상을 사랑해줘서 고맙다. 한푸는 아름답다", "한푸를 입고 중국 설을 축하해줘서 고맙다"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다", "한복은 한국의 것"이라는 답글을 달며 날선 논쟁을 벌였다.

 

[사진=김소현 인스타그램]
[사진=김소현 인스타그램]

 

그룹 투투 출신 가수 겸 사업가 황혜영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치, 한복이 자꾸 니네 꺼라고 하면, 저거 우리 집 뒷담이라고 우겨도 되겠느냐"는 글과 함께 중국 만리장성 사진을 게재했다. 한국 고유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누리꾼들에게 황혜영은 만리장성을 빗대 이들의 무논리를 비난한 것이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 역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치도 한복도 우리나라 대한민국 거다. 제발 #김치사랑 #한복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순백의 한복을 차려입은 채 화사한 미소를 띤 송가인의 모습이 담겼다.

최근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김치, 한복이 자국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방영한 중국 드라마 '성화 13년'에는 주인공이 갓과 망건을 쓰고 나왔으며, 인기 사극 '삼생삼세십리도화', '소주차만행'에는 시녀들이 한복에 가까운 옷을 입고 등장해 '한복을 중국의 하위문화로 보이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사진=송가인 인스타그램]
[사진=송가인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나온 참가자들이 '조선족의 문화'라고 소개한 아리랑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하기도 했으며, 중국인 출연자들이 한복을 입고 김장을 하는 모습도 나왔다.

중국 기업 역시 '한복 빼앗기'에 가세하고 있다. 중국의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는 최근 스마트폰 스토어에 한복을 중국 문화로 설명한 배경화면 이미지를 올려 논란이 됐으며,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회사 샤이닝니키는 게임 아이템으로 '한국 전통 의상' 한복을 출시했다가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후,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중국 온라인에서 벌어진 한국 전통문화 콘텐츠의 중국 기원설은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였던 동북공정의 일환이다.

중국이 2002년부터 공식적으로 추진한 동북공정은 고구려·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왜곡하며 중국 국경 안의 모든 역사를 편입하려는 시도로 비난을 받았다. 동북공정은 2007년 공식 종료됐지만, 최근 중국 내에서는 국가와 민간을 가리지 않고 김치·한복·설·판소리 등을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KBS 1TV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최근 들어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전 세계에 퍼지고 아시아권 대표 문화 움직임이 한국쪽으로 이동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위기감에서 표출하는 잘못된 애국주의의 반로"라고 지적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지난 11일 "갓, 멋있다고 다 중국의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반크 측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킹덤’에서 조선 시대 모자 ‘갓’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자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의 것’이라고 억지 주장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크는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왜곡해서 전 세계에 홍보하는 중국 '동북공정'이 이제 문화강국 한국의 연예인, 김치, 한복, 갓 등 문화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중국 문화패권주의를 방관할 경우 동북아시아 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세계 평화에도 어두운 먹구름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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